(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 '노무현(盧武鉉) 정권' 출범을 앞두고 시민.사회단체의 활동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노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과정에서 보여준 정책적.이념적 지향점이 시민사회단체와 유사하고 변화와 개혁에 대한 국민의 강한 열망이 당선기반이 됐다는 점에서 시민단체가 어느 정권보다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리란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측과 맥을 같이 하는 입장이 이른바 '개혁 연대론'이다. 이는 '노무현 정권'이 '김대중(金大中) 정권'처럼 원내 소수파 정권이지만 시민사회가 요구해 온 개혁추구에는 더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 당선자의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당위론을 토대로 한다.
여기에는 예전과 달리 정치공학적 연대나 정파간 결합이 아닌 국민적 공감대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는 점이 주는 '도덕적 우위론'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부 진보적 학자들을 위주로 시민단체가 노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아직 공론화된 단계는 아니며 지속적 논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노무현 당선자의 새 정부가 개혁정부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와 '개혁'을 공유하는 만큼 무조건적 '산술적 중립'에서 벗어나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생산적' 긴장관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DJ 정부의 '도덕적 해이'와 '정치적 오만'이라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새정부 초기부터 시민.사회단체가 본연의 권력 비판.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아직까진 더 강한 편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노무현 정부가 DJ 정부와는 달리 도덕성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며, 따라서 시민사회가 좀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며 "그러나 노 당선자의 개혁성향이 대선과정을 거치면서 오히려 약화된 측면도 있는 만큼 시민.사회단체의 모니터링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판과 견제 강화'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입장에는 DJ 정권 출범 초기 시민단체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해 오히려 '정권의 실패'를 가져온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내부 자성론'도 작용한다.
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DJ정부 초기 'IMF 극복'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정부의 잘못에 대해 시민사회가 비판을 회피하거나 강도를 낮췄다는 내부반성이 있다"며 "이런 태도가 각종 부패와 도덕성 해이를 가져왔을 수 있는 만큼 새정부에서는 시민단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감시자'(watchdog)의 기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의 김태균 정책실장도 "현정부 초기 많은 시민단체들이 '비판적 지지'를 표방하면서 '국난극복'이라는 현실을 너무 고려하다가 결국 다른 중요한 부분을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며 "기본적으로 '감시와 견제' 기능에 충실하고 필요할 경우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개혁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단체 뿐 아니라 정권창출의 실질적 주역인 20~30대 유권자들의 지지를 상설적으로 동원해야 한다는 이색주장도 나온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노 당선자는 국회.언론.당내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개혁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20~30대의 지지를 일상적으로 동원하고 여기에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구조적 지원을 더하는 새로운 '개혁연합'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 2002/12/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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