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Z세대에 비관론 확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중국 Z세대에 비관론 확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포스트 코로나, 시진핑 정권 난제
-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항의 시의 행동, 젊은이들이 요구했던 자유의 일단
- Z세대, 공산당의 앞잡이로서 애국주의 댓글 달거나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다는 꼬리표 부인
- Z세대, 더 이상 중국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 신뢰와 칭찬의 마음 없어
- Z세대, 미래가 없는 탕핑족(N포세대) 생활
- Z세대, 62%는 고용에 불안을 느끼고, 56%는 생활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
- 미국 Z세대, 다른 어떤 세대보다 미래 경제적 기회에 밝은 전망(단, 25~34세를 제외)
- 사회 안정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공산당, Z세대에 더 큰 정치활동 여지 제공 없을 것
- 정부가 공동부유(共同富裕) 주창해도 Z세대 격차 해소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
중국 젊은이들 Z-세대 / 사진 : 싱가포르 공영미디어 CNA 캡처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철저하게 봉쇄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Zero-covid policy)'이 해제된 후 맞이한 첫 번째 주말, 상하이의 한 작은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헤비메탈 밴드 콘서트에서 어두컴컴한 가운데 수십 명에 이르는 관객들이 북적이며 땀과 독한 술 냄새가 진동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8일 이 같이 보도하고, “이것이 2022년 11월 막판 중국 전역으로 파급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항의 시의 행동으로 젊은이들이 요구했던 자유의 일단”이라고 지적했다.

항의 시위는 순식간에 확산돼 시진핑 국가주석이 권력을 장악한 이후 10년 만에 국민들의 분노가 가장 큰 규모로 표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에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태어난 2억 8천만 명의 Z세대는 3년에 걸친 엄격한 봉쇄(Lockdown)와 검사, 경제적 곤경, 고립 같은 시련을 겪으면서, 새로운 정치적 의견 표출 방법을 발견하고, 중국 공산당의 앞잡이로서 인터넷에 애국주의적 댓글을 달거나 정치적으로 무관심이라는 기존의 꼬리표가 붙은 것을 부인하고 있다.

반면 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임기 3기에 접어든 시진핑 주석은 사상 최악에 가까운 실업률과 50여 년 만의 저성장에 직면한 ‘Z세대’를 안심시킬 필요가 절실하지만 매우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젊은이들의 생활수준을 개선하는 것과 그동안 중국을 발전시켜온 수출주도형 경제 모델을 유지하는 것은 사회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산당과 정부에 근본적인 모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중국의 어느 연령층보다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그러면서 몇몇 전문가들은 항의 시위행동을 통해 제로 코로나 해제 조기화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생활수준 개선을 실현하는 데 있어 장벽은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화대(精華大) 강사 출신으로 지금은 독립계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우창(Wu Qiang)은 “젊은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점점 좁고 험해지고 있어, 그들의 장래에 대한 희망은 사라져 버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젊은이들은 더 이상 중국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칭찬의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로이터 통신의 취재에 응한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소리가 들려온다고 전하고 있다. 지난 상하이 콘서트에 온 알렉스라고 밝힌 26세 여성은 “만약 지도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면 더 많은 인민이 항의에 나섰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궤도 수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젊은이들이 중국에서 나쁜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지하철 내의 젊은이들 / 사진 : 싱가포르 공영 미디어 CNA 캡처
중국 상하이 지하철 내의 젊은이들 / 사진 : 싱가포르 공영 미디어 CNA 캡처

* 탕핑족(躺平族 : lying flat), 이른바 ‘N포 세대’

특히 도시의 중국 젊은이들이 항의 활동에 앞장서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1989년 톈안먼 사태로 이어진 최대 민주화운동을 지도한 것은 학생들이다. 다만 복수의 전문가들은 “중국 Z세대가 시진핑에게 딜레마를 줄 만한 특징을 갖췄다”고 분석한다.

최근에는 중국의 소셜 미디어(SNS)를 이용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제로 코로나’를 포함한 중국의 정책에 비판적인 의견에 격렬하게 달라붙는 모습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들은 애국주의 웹사이트의 배경색을 따서 샤오펀훙(小粉紅, little pinks)으로 불리게 됐고, 중국 정부가 펼치는 힘을 바탕으로 한 전랑외교(Wolf-warrior diplomacy : 늑대전사 외교)나 마오쩌둥 시대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의 추진자였던 홍위병(紅衛兵, Red Guards)에 비할 만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샤오펀훙은 ‘작은 분홍색’이란 뜻으로, ‘맹목적 애국주의’를 분출하며 공격적 성향을 띤 중국의 누리꾼 집단을 말한다.

그런데 세계적 대유행(Pandemic, 팬데믹) 이후 각종 규제 하에 경제 감속과 동시에 그러한 맹렬한 자세의 안티테제(antithesis)적 움직임이 출현했다. 다만 그것은 서방 국가들처럼 민족주의(nationalism)의 대두에 반대하는 자유주의자들과는 다르다. 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선택하고 있는 것은 탕핑(아무것도 하지 않고 눕는 것-lying flat)으로, 회사가 시키면 어떤 힘든 일이라도 불평불만 없이 하는 회사원을 비꼬아 이르는 말인 ‘사축(社畜)’으로 악착같이 일하는 것을 부정하고 손에 쥐는 것으로 만족하는 삶의 방식이다.

사실 이런 삶의 방식으로 기울어져 있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보여주는 데이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 전 물밑에서 조성됐던 요소는 단 하나. 즉 이들이 예상하는 ‘경제적 장래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마음’이다.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이 지난해 10월 실시해 12월 발표한 중국인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어느 연령대보다 중국 경제의 앞날을 비관하고 있다. 이들의 62%는 고용에 불안을 느끼고, 56%는 생활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대해 10월 발표된 맥킨지(McKinsey) 조사를 보면, 미국 Z세대는 25~34세를 제외한 다른 어떤 세대보다 미래 경제적 기회에 밝은 전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도 시진핑 정권 출범 무렵에는 젊은이들의 전망이 보다 더 낙관적이었다.

2015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의한 조사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사람의 70%는 경제 환경에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고, 96%가 부모 세대보다 생활수준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중국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조사하고 있는 기업의 창업자 자크 디히트발트(Zak Dychtwald)는 Z세대에 대해 학습에 의한 비관론이다. “이것은 그들이 보아 온 사실이나 현실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해설했다. 제로 코로나에 대한 항의는 10년 전만 해도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윗세대가 행사하지 않은 수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디히트발트는 “조만간 또 다른 사회적 소란이 발생할 공산은 희박하다”면서도, “공산당은 올 3월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젊은이에게 ”모종의 희망과 방향(some hope and direction)“을 제시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러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장기적으로는 항의 시위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다.

중국의 거리의 젊은일들 / 사진 : 싱가포르 공영 미디어 CNA 캡처 

* 어려운 정책 대응

시진핑 주석은 연두연설(New Year speech)에서 “젊은이들의 장래를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인정하고, 젊은이들이 부유해지지 않는 한 국가는 번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구체적인 정책 대응은 언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회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공산당이 Z세대에 더 큰 정치활동의 여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신 당국은 젊은이들을 위해 높은 급여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들이 부모 세대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번영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고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실현은 어려워질 뿐이다. 게다가 정치 분석가들과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젊은이들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몇몇 정책은 지난 20년간 중국 경제를 15배로 키우는 원동력이 된 엔진을 유지한다는 또 다른 우선순위와는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Z세대에게 임금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게 하면, 중국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진다. 집값을 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낮추면, 최근 전체 경제활동의 25%를 차지해온 주택분야가 붕괴될 수 있다.

시진핑이 임기 2기에 하이테크와 다른 민간 부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것도 청년 실업과 취업 기회 감소를 초래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도시사회학자(urban sociologist) 판 슈(Fang Xu) 씨는 “중국 정부가 아무리 공동 부유(共同富裕, common prosperity)를 주창해도 Z세대 때문에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그들의 부모는 주택 시장이나 창업을 통해서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었지만, 그러한 면에서의 자산 형성은 재현될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격차를 없앤다는 것은 부동산 가격을 낮춰 젊은이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이는 윗세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시내 점포 내부 / 사진 : 싱가포르 공영 미디어 CNA 캡처 

* 국외에 희망(URGE TO LEAVE)

당국에 의해 체포될 위험성을 감안할 때, 코로나 규제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대부분 몸을 낮추고 있다. 이들의 희망과 계획이 무엇인지, 어떻게 다양한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일부 젊은이들은 다른 곳에서 야망을 추구할 의욕을 느낀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젊은이들은 중국 밖으로 꿈과 희망을 추구하고 있다. 대학생 덩(Deng, 19) 씨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중국 국내에서 풍요를 얻을 여지가 거의 없다”며, “중국에서 계속 살면 선택지는 두 가지. 상하이에서 평균적인 사무직을 얻느냐, 부모 말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가 공무원 시험을 치르고 향상심 없이 무위로 지내느냐”라고 말했다. 그 여대생은 두 길 모두 싫어 이주할 계획이라고 한다.

바이두 데이터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2500만 명의 시민이 두 달간 봉쇄당한 지난해 해외 유학 검색 수는 2021년 평균의 5배에 달했다. 2022년 11월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 소동 기간도 마찬가지로 검색 수가 뛰었다.

덩과 알렉스는 “중국 체제를 받아들이거나 싫으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당국의 힘이 워낙 세 체제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