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전쟁, 승리는 반드시 미국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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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전쟁, 승리는 반드시 미국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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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새로운 수출 통제 규정, 중국에 AI알고리즘 구동 컴퓨터 수출 금지
- 2021년도 미국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 770만 대 감소
- 미국, 중국의 2021~2026년 5개년 경제계획 첨단 기술 목표 달성 막아야
- 미국의 반도체 부족으로 전체 GDP의 1% 감소,
- 과거 10년 동안 미국의 연평균 GDP성장률 2%, 반도체 부족으로 1% 줄어
- 반도체 부족은 미국 GDP성장률의 50%를 까먹는 셈
- 미국, 결국 중국에 ‘기술적 사형 선고’ 선언하려는 셈

거대한 역사적 변곡점은 잘 계획된 문서에 의해 이뤄지는 일이 거의 없지만, 때로는 그러한 문서 형태가 변곡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지지난 10월 7일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기술 수출에 대한 수정된 정책을 발표했다. 139쪽에 달하는 ‘새로운 수출 통제 규정(a new export control regulations)'은 AI 알고리즘(AI algorithms)을 구동하는 첨단 컴퓨터 칩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첨단 컴퓨터용 칩의 95% 이상이 미국 반도체 회사에서 설계한 것으로 미국 수출통제 대상이기 때문에 미국 칩(chips)에 대한 접근 권한을 상실하면, AI 초강대국으로서의 중국의 미래 전체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21세기 들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라는 최우선 기술은 미래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대체 불가능할 정도로 중요한 분야이다. 2021년~2026년 중국 정부의 5개년 경제계획에서 미국은 중국이 최고의 기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새로운 수출 통제 규정”이 발표된 지 10일 지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주요 연설에서 “우리는 변곡점에 있다. 냉전 이후의 세계는 끝났고, 다음엔 무엇이 올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며, 그 경쟁의 중심에는 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신냉전 시대에 거의 다가왔다면서 기술 경쟁에서의 승리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냉전시대의 종식을 선언하면서 블링컨 장관은 중국과의 신(新)냉전의 시대의 입구에 이르렀다며, 군사관련 기술의 상업 거래를 제한하는 것은 냉전의 각본에 의한 것이며, 미국과 중국은 AI 기술의 리더십이 군사력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치명적인 자율무기 즉 살인 로봇과 같은 것들을 광고하는 중국의 군사용 AI시스템은 미국의 칩으로 가득 차 있다며 수출 통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군사적 AI 혁명(a military AI revolution)”을 막으려면, 미국산 칩 판매를 차단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직접 칩을 만들거나 다른 곳에서 구매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중국의 대체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관문에 대한 미국의 기술 우위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미국 기술이 중요하고 거의 대체할 수 없는 입력 영역인 미국 칩 설계 소프트웨어, 제조 장비 및 장비 부품에 대한 중국의 접근 을 막고 있다.

현재의 전략이 신(新)냉전의 일부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미국은 과거의 사례에서 얻은 핵심 교훈, 즉 다자간 수출 통제의 중요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타임지는 주문하고 나섰다.

현재 10월 수출통제는 근본적으로 일방적이다. 가장 진보된 중국 칩 제조 시설은 더 이상 새로운 첨단 미국 장비를 받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이미 구매한 고급 장비에 대해 중국 기업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예비 부품 또는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이것은 “기술적 사형선고(a technological death sentence)”와 같다.

컴퓨터 칩은 주요 지정학적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산업이다. 반도체 산업은 2022년에 6,46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수십조 달러의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대체 불가능한 원동력(an irreplaceable enabler)”이다.

오늘날 반도체는 데이터 센터, 노트북, 휴대폰뿐만 아니라 자동차, 세탁기, 전기 그리드 인프라 및 총알보다 정교한 거의 모든 유형의 군사 무기 시스템에서 발견된다. 미국에서 반도체는 GDP의 0.3%에 불과하지만 골드만 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GDP의 12%가 반도체라는 것이다. 미국의 갈 길이 아직은 멀다는 수치이다. 발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처지이다.

반도체의 중요성은 최근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급격한 경제적 결과에서 가장 잘 입증된다.

미국 상무부의 분석 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2021년 미국 GDP에서 약 2,400억 달러가 감소했다. 자동차 산업에서만 칩 부족으로 인해 2021년에 자동차 생산량이 770만 대 감소했다.” 즉, 미국 GDP는 반도체 부족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보다 1%나 주저앉았다. 비교하자면, 지난 10년간 미국의 평균 GDP 연간 성장률은 겨우 2%에 불과했다. 반도체는 미국 GDP 성장률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칩 부족으로 인해 경제 성장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면, 칩 공급에 대한 접근성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는 상황은 미국에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미국의 이러한 대중(對中) 수출통제는 미국의 모든 칩 기술에서 중국을 차단하지는 않지만, 중국이 자립하는 데 필요한 고급 첨단 칩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막는다. 미국의 중요한 기술 투입, 특히 제조 장비가 없는 중국의 첨단 칩 공장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상용 여객기를 공급하는 독점 기업인 보잉과 에어버스와 단절된 항공사와 같은 보습을 연상할 수 있다. 100개 이상의 국가에 국영 항공사가 있지만, 상업용 여객기를 만들 수 있는 국가는 매우 드물다.

첨단 반도체 제조 분야의 경쟁은 상업용 제트 항공기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 소수의 기업만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 반도체 제조 장비의 일부 중요한 부품의 경우 세계 단일 공급자, 종종 그 단일 공급자는 미국 회사이다.

미국 이외의 중요한 반도체 제조 장비 공급업체(특히 일본과 유럽)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회사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기술 분야를 전문으로 하며, 미국 기술을 대체하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항공기에 비유하자면 한 국가는 중국에 엔진을 판매하고, 다른 국가는 랜딩 기어를 판매하더라도 중국은 미국의 날개, 레이더, 비행 컴퓨터 및 예비 부품 없이는 실행 가능한 비행기를 만들거나 유지할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반도체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 외에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Applied Materials), LAM Research 및 KLA와 같은 미국의 주요 기술 공급업체는 미국 정부가 중국 AI 및 반도체 산업의 많은 부분을 목 졸라 죽이고 있는 관문이나 마찬가지이다.

반도체 산업을 장악하기 위한 전투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는 그만큼 높으며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오래전부터 이를 알고 있었다. 이러한 종류의 수출 통제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에 부과한 훨씬 더 광범위하고 징벌적인 패키지는 시진핑이 두려워했던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는 광범위하게 다자간이었다. 미 상부부가 10월 7일 수출 통제를 일방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한 미국은 초기 냉전 수출통제의 실패에서 알 수 있듯이 큰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1946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한 영국 제트엔진 산업은 하나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25대의 롤스로이즈(Rolls Royce Nene Jet) 엔진을 소련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라이선스(생산 면허)와 함께 소련에 판매했다. 당시 소련의 제트 엔진 산업은 영국에 크게 뒤처져 있었다.

영국 정부는 엔진이 상업용 여객기와 수송기 전용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소련의 그러한 약속을 확보했다. 그러나 소련은 즉시 Nene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하고, 미그기(MIG-15) 군용 전투기를 설계했다.

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 자신이 영국에 대해 “어떤 바보가 그들의 비밀을 우리에게 팔겠는가?"라고 말했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MIG-15는 하늘의 재앙이었다. 우월한 MIG-15에 대한 미국 항공기 손실은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MIG-15가 한국에 배치되기 전부터 알려진 소련 군용기 개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영국의 “상용 기술”의 충격은 역설적으로 미국과 동맹국이 다자간 수출 통제 체제를 구축하도록 설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새로운 다자 체제는 소련에 대한 노골적인 무기 판매를 제한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이중용도 기술 목록을 수출 금지 목록에 포함시켰다. 목록을 관리하고 업데이트하기 위해 새로운 국제기구가 만들어졌다.

영국의 Nene 사례는 반도체 기술의 일부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의 최첨단 기술보다 수십 년 뒤쳐져 있지만, 한국, 일본, 네덜란드, 독일, 대만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적절하다는 평가이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전반적인 리더이지만, 다른 국가들도 고도의 기술을 보유하고 중요한 틈새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이다. 이러한 다른 국가의 일부 회사는 미국 기술에 대한 대안을 개발하기 위한 강력한 출발점이 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기술은 중단기적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정책의 즉각적인 결과는 본질적으로 중국에 재앙이 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핵심 기술에 대한 대안을 개발하고, 제공하면서, 중국이 자국을 지원하도록 미국의 동맹국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 정책의 장기적인 결과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 경쟁력에 재앙이 될 수 있다.

중국은 “국내 시장 규모”로 외국 기업과 “강력한 협상력”을 갖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세계의 장비 공급업체는 국내 시장을 현재 수익과 미래 성장의 중요한 원천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구매 는 2016년 15.6%인 64억 6000만 달러에서 2021년 세계 시장의 29%인 296억 달러로 증가했다.

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상무부 차관 앨런 에스테베즈(lan Estevez)는 최근 중국에 대해 유사한 수출 통제를 가진 동맹국을 합류시킬 전망에 대해 질문을 받고는 “우리는 기업이 아닌 국가와 계약을 맺고 있다. (…) 가까운 시일 내에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우리 동맹국들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미국이 바라는 바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타임은 “이와 관련 미국에 두 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면서 첫째, 반도체에 대한 중국 정부의 투자는 ‘부패한 중국 관리들’에 의해 낭비된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 중국 정부 투자 의 지도자 중 다수가 최근 체포 됐다.

둘째, 글로벌 AI 및 반도체 산업을 지배하려는 중국은 외국기업을 ‘파트너’가 아니라 ‘국내 자립을 위한 수단’으로 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보 요원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주요 동맹국들로부터 핵심 반도체 기술 정보를 훔치려 시도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사이버 공격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미국 동맹국의 주요 관심사이다. 가장 최근의 수출 통제 패키지는 중국을 더욱 공격적으로 만들 것이 거의 확실하며, 이는 미국 동맹국들에게 이러한 유형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된다.

많은 미국 정치인들은 “우리가 냉전에서 승리했다”는 말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는 “우리”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의 동맹국도 마찬가지였다. 역사가 궁극적으로 이 새로운 시대를 제 2의 냉전으로 선언할지 여부는 미국만이 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미국 동맹국들에게 이 새로운 수출 통제 접근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에스테베즈 차관은 “국가안보보좌관, 상무장관. 우리는 모두 통화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은 이 중요한 역사적 시점에서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국가 안보의 미래를 내걸고 지금 통화 중”에 있다. 통화가 끝난 후, 동맹국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 속에서 미국이 과연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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