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재인이 퇴임한 이후 모종의 역할할 것”이라고 청와대가 슬쩍 흘린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그게 임기 말 즉 보름 전의 상황이었다. 문재인과 김정은이 친서를 주고 받았다는 것을 알린 청와대 대변인이 알리면서 그런 말을 비쭉 내밀며 국민 반응을 떠본 것이다.
물론 그 수상쩍은 친서란 것에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눈을 씻고봐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였지만, 문재인과 김정은 그 둘의 시커먼 속마음은 여러분이 짐작하시는대로다. 북한김정은과의 사이에서 뭔가 꿍꿍이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퇴임 이후 문재인이를 평양을 오가게 하는 메신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복선이었다.
그런데 정말 몰랐다. 저들이 불과 보름 전에 했던 저런 말장난에 윤석열 새 정부가 멋모른 채 놀아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북특사를 요청하는 방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건 귀가 의심스러운 일이다. 앞뒤 상황은 이렇다.
그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에 대북특사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느냐’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면서도 이같이 대꾸를 한 것이다. 물론 그런 유도발언 한 태영호가 문제다. 심한 경우 그가 결정적일 때 본색을 드러낸 위장 망명을 한 간첩이 아니냐며 수근대는 소리까지 나온다. 그건 별도로 다룰 문제이고, 어쨌거나 당시 권영세는 이런 말까지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사람이 중요한 나라인데 경험이 있는 분들이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분들이 남북관계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적극 검토해야 하지 않겠나”라 했다. 장관 취임 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특사 방문을 건의하겠느냐는 질문에 “남북관계 상황을 봐야한다”고 말했으니 그건 얼결에 흘린 말이 아닌 게 분명하다.
내 느낌은 참담하다는 것이다. 문재인을 국립호텔에 집어넣어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그를 대북특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에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 문재인 정권 5년은 대북 굴종의 시간이었고, 남쪽 대통령이라고 자임하는 못난이 문재인 때문에 대한민국이 망가진 시간이었는데, 새 정부가 아무런 생각없이 그걸 받아들인다? 소름이 쫙 끼칠 지경이다.
문재인 정권 5년은 대북 굴종의 시간이었다고 했지만 대표적인 게 판문점 회담 때 김정은에게 넘겨진 USB 의혹이 아니냐? 2018년 4월 당시 문재인은 이른바 '도보다리 회담'에서 USB를 전달했는데 두 사람의 입 모양을 분석한 결과, 그 안에는 원전 설계도나 원전 발전소 설립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 외에 군사정보가 전달됐다는 의혹도 있다. 이 의혹을 밝히고, 문재인 정권 5년은 대북 굴종의 반역질을 국민 앞에 공개하고 저들을 처단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윤석열 정부인데, 거꾸로 그를 대북특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발상을 하는 정부라면 정나미가 다 떨어진다. 인사청문회 발언이 만에 하나 윤석열 대통령과 교감 속에서 나눈 것이라면 더욱 큰일이다.
이제는 윤석열 정부 퇴진운동을 자유우파가 벌어야 하지 않겠는가? 기호2번 후보를 찍었던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도대체 왜 그런 아우성이 나오고 있을까?
※ 이 글은 16일 오후 방송된 "문재인을 대북특사로? 尹정부 정신줄 놨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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