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월급 200만원 쉽게 동의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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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월급 200만원 쉽게 동의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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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윤석열 새 정부에서 '병사 월급 200만 원'을 주겠다는데 이게 방향이 맞는 건가? 당장 대통령직인수위는 본래 공약대로 하겠다는 것이고 구체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지난 주 밝혔다.

물론 월급 200만 원이 전역 후 목돈 지급 형태가 될 것인지, 아니면 월급 형태의 지급인지 방법이 달라질 수는 있어도 다음 주에 발표될 국정과제로 확정될 것이 거의 분명하다. 자 그렇게 된다면 현재 병장 기준 약 67만 원인 월급은 어떻게든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병장 기준으론 3배가 되고, 이등병을 기준으로 하면 더 큰 폭이다.

70년대, 80년대 졸병 생활했던 분들은 단 돈 1,2천원 월급을 받았는데, 요즘 병장 기준 약 67만을 받는다니 그것만해도 놀랄 판인데, 다시 3배 이상 올려준다는 얘기다. 하긴 국민들도 할 말이 없다. 어쨌거나 지난 대선 당시 주요 후보들이 모두 병사 월급 최저임금 보장을 공약했었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영국의 처칠처럼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하는 대신에 그런 달콤한 공약을 경쟁적으로 펼쳤고, 우린 거기에 동조했다.

좋다. 그게 이 나라 현실인데, 이걸 두고 지금 국민 모두가 와글와글 시끌벅적하지만, 지금이라도 군 복무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임금과 징병제 시행 국가 중에서도 최상위권인 군 복무기간을 유지하며 희생을 강요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연세가 많은 분들은 꽉찬 36개월 근무했다고 말한다. 제가 77년에 입대했는데, 그때도 30개월 근무였다. 그때 비해 지금은 그의 반토막인 18개월이다. 그렇다고 나이든 분들이 상대적 박탈감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복무기간은 반토막을 내고 동시에 월급은 9급 공무원이나 소방관 초급경찰 등보다 많이 올려주는 게 과연 옳은 것이냐?그게 문제이기 때문인데 여러분 소위 1호봉의 봉급이 얼마인줄 아시나? 월 172만 원이다. 하사 1호봉의 봉급이 월 167만 원인데, 이렇게 되면 장교와 부사관 들의 월급이 당장 병사보다 더 작아진다는 뜻이다.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또 달라진다고 해도 병사 월급 200만 원은 뭔가가 이상한 게 사실이다. 굳이 이렇게 해서 역할과 계급에 맞게 급여가 책정될 수 있도록 군 임금 체계를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게 나는 좀 거북하다.

그렇게 해서 군 전투력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배불리 나눠먹자는 게 전부라면, 이런 일 왜 하는가? 그런 근본적인 의문이다. 지금도 똥장군을 포함해서 군인들이 셀러리맨이 다 됐다고 하는데, 혹시 병사 월급 200만 원이 대한민국 군대 모두가 함께 골병드는 결과가 될까 봐 걱정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병사 월급을 인상하겠다는 것 외에 차기 정부 병역 제도의 전체적인 그림을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윤 후보의 공약집에서도 '무인·로봇 전투체계 도입으로 현역병 소요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방향 외에 구체적인 대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 "韓 군사력 6위? 北과 싸우면 러시아 꼴 난다"는 분석이 불과 얼마 전에 나오지 않았던가? 그리고 “한국이 군사력 세계 6위라는데, 그건 껍데기 분석일 뿐이고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예비역장성이나 군필자들은 아무도 없다는 냉정한 지적도 등장했다.

최근 예비역 3스타 출신인 전인범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을 인터뷰했는데, 여기에서 세계 2위 군사 강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한국군 현실을 꼬집었다. 이 내용이 대박인데, 얄짤없이 냉정한 평가다. 오늘 방송 간단하다. 병사 월급 200만 원은 잘못이다.

그렇게 해서 군 전투력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배불리 나눠먹자는 게 전부라면, 이런 일 왜 하는가? 한반도 안보위협이 더욱 심각해진 와중에 빚잔치부터하겠다? 그런 근본적인 의문이다.

※ 이 글은 3일 오전 방송된 "병사 월급 200만원 쉽게 동의 못하는 이유”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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