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게 복수다 이젠 극일로 전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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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게 복수다 이젠 극일로 전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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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지난 방송에서 저는 30년 윤미향이 중심이 된 위안부 운동이라는 게 실패했다는 걸 윤석열 새 대통령이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게 섣부른 민족감정에 편승하는 짓거리이고, 북한의 조종에 따른 한미일 관계 파탄 음모라는 점 때문이다. 그걸 인지해야 새 정부가 승리할 수 있는데 차제에 보다 더 큰 의지를 품기를 바란다.

한일관계를 새롭게 풀어가는 시점이 지금이라면 90년대 초 위안부 운동이라는 게 시작되기 전까지는 반일보다는 극일이, 일본을 극복하자는 캐치프레이즈가 사람들 마음을 사로 잡았다는 것도 윤 대통령이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게 원칙만이 아니고 그런 걸 가슴에 품고 절치부심해서 승리한 나라가 있고, 그게 저 대서양 건너 아일랜드다.

상식이지만 한국과 일랜드는 닮은꼴이다. 강대국 잉글랜드 옆에 놓인 아일랜드의 지정학적 위치, 그래서 당한 수난의 역사까지 우리와 아일랜드 두 나라는 너무도 붕어빵이다. 아일랜드-잉글랜드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이듯, 한일 관계 역시 그렇다. 아일랜드는 잉글랜드로부터 무려 700여년 지배(1169~1922)를 받았던 탓이다.

그렇게 작은 나라 아일랜드를 놓고 대영제국은 마음놓고 짓뭉갰다. "게으름뱅이", "술독에 빠져 사는 하얀 깜둥이"…. 어떠냐? 일제가 조선에게 했던 모욕과 완전히 닮은꼴이다. 그 결과 아일랜드가 품고 있는 잉글랜드에 대한 열등감과 우리가 갖고 있는 대일 열등감을 어슷비슷하다. 실은 아일랜드의 경우 문인 조지 버나드 쇼, 오스카 와일드, 시인 윌리엄 예이츠에서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를 줄줄이 배출한 저력의 나라다. 

그런데도 막상 식민지배를 받는 조국의 현실은 초라했다. 그 나라가 잉글랜드로부터 독립한 게 1922년이다. 그게 일제로부터 독립한 나라 한국의 초기 모습과 어쩌면 그렇게 닮았는지 모른다. 1960년대까진 그랬는데, 직후 놀라운 대반전이 일어났다. 1985년 이후로부터 아일랜드가 변했다. 죽기 살기로 대개방 정책을 실시한 것인데, 법인세를 낮추고, 외국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민족주의 초강세를 누그러뜨리면서 낡은 이념, 따위와 굿바이했고 실용주의로 돌아섰다. 그 덕에 아일랜드는 외떨어진 나라에서 세계화된 나라로 완전 탈바꿈했다. 그거 아실 것이다. 1970~80년대 아시아의 성장을 이끌던 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을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했듯이 아일랜드를 두고 '켈트 호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던 게 그 전후다.

놀라운 역사의 대반전 속에 급기야 기적이 일어났다. 국민소득이 옛 식민종주국 잉글랜드를 앞질러버린 것이다. 지금 지난해 2021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6만5000달러로, 잉글랜드 3만9800달러(27위)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지금 잉글랜드 국민소득은 우리 대한민국과 어슷비슷하다. 어쨌거나 아일랜드가 세계 5위이고 잉글랜드가 세계 24위다. 아일랜드 인구는 500만 명을 조금 넘으니 그점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어쨌거나 반세기 전만해도 꿈도 못꿀 일 벌어진 것이다.

아일랜드는 잘 사는 게 복수하는 것이라는 걸 실천했고 반영국에서 극영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통에 아일랜드 사람들이 품고 있던 잉글랜드에 대한 원망과 악감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이 걸 다른 박지향 전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말한다. “아일랜드는 더 이상 과거에 사는 나라가 아니다. 그들은 현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미래를 설계한다.” 그걸 다룬 것이 바로 이 책 <슬픈 아일랜드>다. 국민 모두가 읽어야 한다.

해방 이후 1980년대 중반만 해도 우린 힘을 키워 일본을 따라 잡자는 극일(克日)이 모토였지 '묻지마 반일'같은 옹졸한 게 결코 아니었다. 실은 이런게 방송에서 적절한 지 모르겠는데, 상당수 일본 사람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한국인들에게 속내를 텋어놓는다. “당신들이 정 그렇게 식민지로 전락했던 과거가 가슴 아프다며 징징대지 말고 정말 압도적 국력을 가져서 일본을 식민지로 만들어봐라. 그러면 한이 풀릴텐데 왜 그런 큰꿈을 품지 못하느냐” 그 말에 담긴 깊은 뜻을 새겨보자.

※ 이 글은 10일 오전 방송된 "잘사는 게 복수다 이젠 극일로 전환할 때”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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