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못 들을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 귀를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文재인이 퇴임한 이후 모종의 역할할 것”이라고 청와대가 슬쩍 흘린 것이다. 문재인과 김정은이 친서를 주고 받았다는 것을 알린 청와대 대변인이 그걸 알리면서 동시에 그런 말을 비쭉 내밀며 국민 반응을 떠본 것이다.
친서 교환이야 뭐 본래 한 편을 먹고 있는 사이인 문재인과 김정은이 임기 막판에 장난을 치는 것으로 보인다. 즉 향후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다 떠넘기려는 얄팍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다 짐작을 했지만 그 친서에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눈을 씻고봐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인데, 문재인과 김정은 그 둘의 시커먼 속마음을 짐작케 해준다. 김정은은 이른바 회답 친서에서 4.27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을 ‘통일의 밑거름’이라고 언급했고, 그게 ‘온 민족에게 앞날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선언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말장난을 통해 또 한 번 사기를 치겠다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없는데, 그런데 궁금한 것은 청와대 관계자가 했던 브리핑에서 “文 퇴임후 역할을 할 것”이란 대목이 있는데, 거기에서 바짝 신경이 쓰인다. 그거 이상하지 않는가? 본래 문재인은 퇴임 이후 잊혀지고 싶다는 말을 한 바 있다. 그게 2년 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퇴임 후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
물론 그것 자체도 웃기는 말이 맞다. 막중한 책임을 지는 게 그 자리인데, 역사 앞에 무한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해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그 무슨 무책임한 발언인가? 그랬더니 한 달도 채 안된 지난 3월 30일에도 “자연으로 돌아가 잊힌 삶을 살겠다”고 말했었는데, 그가 생각이 바뀐 것일까? 그렇게 더듬수를 쓰면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농사나 짓고 살다가 결정적일 때 남과 북을 잊는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슬쩍 흘린 뜻은 대체 뭘까? 궁금증은 계속 이어진다. 혹시 채 한 달이 안된 그 사이이 북한 김정은과의 사이에서 뭔가 꿍꿍이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남북관계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흘리는 것일까? 거참 개운치 않다. 그렇다. 문재인이가 저렇게 순순히 물러갈 위인이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 북한의 도발로 인해 긴장이 고조될 수 밖에없는 남북관계 정세 악화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떠넘기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 그래도 계속 찜찜한 것은 “文재인이 퇴임한 이후 모종의 역할할 것”이라는 대목인데, 그렇게 남북관계 정세가 악화되거나 하는 국면에서 무슨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오가겠다는 복선으로 이해된다.
이번에 국회에서 사실상 검수완박이 완성되고 때문에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나 수사의 칼날에서 자유롭게 되자, 기지개를 켜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윤석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생각보다 물컹하니까 우습게 보는 측면도 있다. 그 틈을 타서 문재인은 퇴임 이후에도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혹은 꼬붕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고, 이른바 평화의 메신저로 활동할 수 있다는 복안을 보여준 게 이번 발언이다.
사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퇴임 이후 사회봉사활동하거나 외교문제에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것을 종종 지켜봤지만, 그건 명분이 설 때는 가능하다. 하지만, 문재인만은 다르다. 그가 했던 재임 당시 남북한 노력이란 대한민국의 편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 나라를 해체시키려는 장난이고 간첩 이상의 간첩 역할이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결국 이번 文재인이 퇴임한 이후 모종의 역할할 것”이라는 발언은 문재인의 시커먼 속셈을 보여줄 뿐이다.
※ 이 글은 25일 오후 방송된 "'퇴임 뒤 역할 있다?' 文의 졸개들 왜 떠드나”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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