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강한 중국 공산당의 기업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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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강한 중국 공산당의 기업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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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오르는 중국의 새로운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
중국에서는 지금,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공산당을 화나게 하지 않도록 조언 해 주는 정통한 소식통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중국에서는 지금,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공산당을 화나게 하지 않도록 조언 해 주는 정통한 소식통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중국 재무부 소유의 중국인터넷투자기금(中国互聯網投資基金, CIIF=China Internet Investment Fund)의 투자처를 보면, 세계 유수의 기술투자펀드(Technology Investment Fund)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 투자 포트폴리오는 전 세계 벤처 자본가들이 몹시 땀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난 20일 영국의 주간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했다.

CIIF의 보유 종목에는 동영상 투고 앱인 틱톡(TikTok)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字节跳动, ByteDance)의 자회사나,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Weibo)를 운영하는 시나닷컴(新浪)의 자회사, 인공지능(AI)의 최첨단 기업의 하나인 센스타임(商湯科技, Sense Time), 인기의 동영상 공유 앱 콰이쇼우기술(快手科技) 등이 이 분야 톱 기업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투자로 CIIF가 얻어낸 합의사항이다. 중국판 틱톡을 운영하는 핵심 라이선스를 가진 바이트댄스 자회사 베이징 바이트댄스(北京字節跳動科技)의 지분 1% 보유로 이 자회사 3명의 이사 중 1명을 임명할 권리를 갖고 있다. 웨이보와도 같은 결정을 맺어, 그 자회사의 주식1%를 불과 1070만 위안(199747만 원)으로 취득했다.

두 회사에 자금 수요는 없고, 미 대기업 벤처 캐피털에 지지 않는 규모의 투자를 목표로 하는 CIIF도 확실히 높은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거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 떠오르는 중국의 새로운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

지분이 작은 것은 불과 5년 전 설립된 CIIF는 여느 투자펀드와 다르기 때문이다. CIIF의 주식은 인터넷 감시기구로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CIIF에 의한 적극 투자는 지금 중국에서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를 상징하고 있다.

중국 규제당국은 거대 기술기업들(BigTech)이 워낙 영향력이 커지면서 공산당의 핵심 가치관에서 벗어났다며 옥죄기를 강화하고 있다. 알리바바(Alibaba) 집단의 창업자 마윈(馬雲, Jack ma)을 포함한 거물 경영자들이 일당지배의 강압적 중국 공산당 당국에 굴복했다. 이제 당국의 지시로 각 회사의 사업모델은 바뀌었고, 경제계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가 대기업을 굴복시키는 것이 놀랍지도 않고, 또 민간 기업에 대한 투자도 새롭지 않다. 공산당 정부가 중시하는 반도체 등의 분야에 나라가 돈을 투자하는 것도 드물지 않다. 단지, 그러한 활동 범위는 20년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칭화대(清華大) 바이충언(白重恩, 백중은) 교수와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창타이쉐(謝昌泰, CHANG-TAI HSIEH) 교수 등의 논문에 따르면, 중국 민간기업의 2000년 등기자본금 총액의 14.1%를 차지했으나 201933.5%로 늘었다. 정부투자기관 수에는 변화가 거의 없지만 저마다 투자를 확대한 결과이다. 중국 기업 사이에서는 관민의 공동 사업이 급증, 2019년까지 국유기업과 공동 사업을 설립한 민간기업은 13만개 기업으로 금세기 초의 45000개 기업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정부계 자본이 들어간 민간기업 설립이 급증했으며, 중국내 등기자본금 증가분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201694억 달러(112,179억 원)이던 민간기업에 대한 공적투자는 20201250억 달러(1491,875억 원)를 기록했다. 금융 플랫폼인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2021년은 줄어 들 전망이다.

즉 중국 기업의 성장은 정부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특히 테크 업계를 중시하고, 규제도 가해 문제 삼은 거물급 경영인에 대한 사회적 제재도 내렸다. 하지만 요즘 기업가들을 따르게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출자라고 하는 형태로 민간기업에 직접 개입, 통제를 강하게 하는 형태로 바꾸고 있다. 강한 지배권을 가지는 황금주(golden share,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주식)’를 취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은 몇 년 전부터 있었지만, 앞서 말한 2사에 대해서는 황금주 취득사실이 최근의 인터넷 보도로 밝혀졌다.

투자자들의 이익단체인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Asia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의 리루이(李睿) 조사부장은 중국 정부의 이런 종류의 투자는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움직임을 모르고 중국 정부의 투자처와 같은 회사에 투자해 온 것이 활황의 중국 시장에 발판을 얻으려는 해외의 투자가다. 미국 등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이런 개입을 꺼릴 것이다. 하지만 영향을 받는 투자가는 한층 더 증가할 것 같다. 정부의 스타트업 투자를 감독하는 최고 기관이기도 한 CAC는 지난 7월에 기술 대기업(빅테크)이 해외 상장을 해도 좋은지를 심사하는 권한을 주어 향후는 상장을 저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정부의 새 방침을 반영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도...

이런 새로운 통제는 대상 기업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CIIF의 우하이(呉海) 대표는 이 펀드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국유기업으로 구성된 내셔널 팀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중국과 동아시아 기업체를 연구하는 쑨신(孫鑫, 손신)중국 공산당은 CIIF가 지원하는 기업을 자금면, 정책면에서 관대하게 지원해 왔지만 그것이 당국의 감시 강화와 공산당의 경영에 보다 직접적인 개입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IIF는 과도한 이익률은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혀 벤처캐피털로서는 기이하다. 하지만 이는 정부 고위 당국자가 중국 테크 기업을 용서 없는 성장무질서한 자본 확대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한 말과도 겹친다.

CIIF의 중점영역은 인공지능(AI)전용 반도체, 로보틱스, 양자컴퓨터, 블록체인 등으로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관련 문서 중 하나인 제145개년 계획에서 우선적으로 다루기로 한 영역과 부합한다. 기업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바이트댄스는 CIIF의 투자를 받아도 경영에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바이트댄스는 나라의 새로운 방침을 경영에 반영시키는 것이 현명하다고 깨달았을 것이다. 이 회사는 공식적으로 근무시간을 평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로 바꿨다. 이는 알리바바 집단과 마윈 회장이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으로 불리는 장시간 노동을 강력히 지지한 것을 정부가 비난한 데 따른 방침 전환이었다.

* 이념중심이 수익률 저하와 활력저하 위험

정부의 테크 기업에 대한 새로운 압박 방법이 밝혀짐에 따라 문제점도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가 공산당의 교의를 중시하는 활동만이 중시되는 점이다. 과거 20년 동안 중국의 경제성장을 지지한 것은 기업과 지방 정부의 제휴이다. 그 협력관계는 당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방 정부가 이데올로기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쑨신은 지적한다. 지방정부 관리들이 모여 시진핑 사상을 읽고, 그 장점을 논의하는 스터디 모임을 자주 갖는 것이 한 예이다. 국가와 민간기업 간 제휴가 예전보다 어려워지고 상위 지도층과의 연줄이 필요하다고도 그는 말한다.

새로운 정부계 주주는 리스크 회피 지향이 강한 것도 문제다. 최근의 중국 정부는 대기업 투자 회사가 창업한지 얼마 안 된 회사에 소액 출자하는 수법을 흉내 내고 있다고 해서 벤처 자본가 국가라고 부른다. CIIF도 테크 기업이나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험자를 거느리지만, 일반적으로 정부 투자기관은 겁이 많은 관료처럼 리스크를 취하려 하지 않는다. 정부가 출자하는 기업과 일하는 민간기업의 경영 간부들은 관료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중국 관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투자 실패보다 당의 사고방식을 거스르는 기업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게 더 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의 새로운 경제 통제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공기업 출자자들이 당의 이념적 사고방식에 어긋날까봐 조심스러워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기업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

ACGA의 리루이씨에 따르면, CIIF가 임명한 바이트댄스 자회사 이사(임원)에는 별다른 비즈니스 경험이 없지만 공산당의 선전활동에 이전에 몸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지금,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공산당을 화나게 하지 않도록 조언 해 주는 정통한 소식통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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