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 침투 통로 ‘일대일로’ 탈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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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 침투 통로 ‘일대일로’ 탈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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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脫中國) 분위기 속 고민에 빠진 아시아 일부 국가들

▲ 몰디브에서는 또 병원 건립을 포함하여 진행 중에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아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프로젝트를 모두 중지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새로운 정부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뉴스타운

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가 연관 국가들과의 마찰이 심상치 않다.

거대 프로젝트로 열악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등에 관심을 가진 자본이 빈약한 국가들에 막대한 자금과 중국인 노동자를 투입하고, 운영권을 중국이 가져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일부 국가들은 탈(脫) 일대일로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이러한 행태를 ‘식민주의적 원조’라며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특히 두드러지는 상황 하나는 남쪽 바다의 낙원이라 불리는 ‘몰디브’의 행방이 주목된다. 지난 9월 몰디브 대통령 선거에서 친중파(親中派)의 현직 대통령이 패배하고, 친인도(Pro-India)파의 야권 단일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새로운 정부는 중국 화폐 즉 중국의 ‘일대일로’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프라 정비를 해온 전임 정권의 계획을 수정하거나 철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일로의 퇴조라 볼 수 있다.

다만, 중국의 기존 영향력과 자금이 이미 몰디브에 스며들 대로 스며들어 있는 상황이어서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공약을 한 “중국의 붉은 색”을 지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몰디브의 강권 정치와 부패

야당 통합 후보였던 몰디브 민주당(MDP)의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는 대선 투표 다음 날인 지난 9월 24일 승리 선언 후, 선거전에서 힘겨운 경쟁자인 ‘압둘라 야민’ 현직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평화롭고 원활한 정권 이양을 실현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야민 정권이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권이양을 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강권정치의 대명사 현직 대통령을 물리치기까지의 과정을 야권 단일 후보인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당선자는 “매우 어려운 여정이었다”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몰디브의 최근 몇 년 동안의 정치 현실을 응축해 낸 표현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에 취임한 압둘러 야민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 비상사태를 2번이나 발동했고, 자신의 정적들을 순차적으로 구속, 축출하는 등 강력한 통치 행태를 보여 왔다. 정적들은 모두 투옥되거나 해외로 망명의 길을 떠났고, 야민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사의 건물은 불에 타버리거나 기자들은 미행을 당하는 등의 끔찍한 독재국가의 양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민 정권은 야당 진영을 향해 “흑마술(검은 마술)을 부렸다”며 야당 지지자들 체포에 나섰다. 흑마술(黑魔法)은 전통적으로 “악의적, 이기적 목적을 위한 초자연적인 힘의 이용을 일컫는 말”로 강권 대통령이 만들어낸 조작 용어에 불과하다. 야민 정권은 투표 전날인 9월 22일 “위법행위가 있다”면서 법원의 영장도 없이 야당 선거사무소를 압수 수색을 하는 등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둘렀다.

이번 선거에서 현지 대통령인 압둘라 야민이 국민들로부터 멀어진 것은 “제 1은 독재, 제 2는 부패‘라는 이미지가 완전히 덮어 씌워졌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평가이다.

친족 기업들의 이익 챙기기, 선거 직전에는 리조트 개발을 둘러싼 야민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연루된 부패 혐의들이 도처에 깔려있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이다.

카타르에 위치한 중동 위성 채널인 ‘알 자지라’ 방송은 선거 전에 야민 대통령이 150만 달러(약 17억 700만 원)의 불법 자금을 극비리에 수수했다고 지적되는 등 돈에 대한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 어김없이 ‘중국의 검은 돈’이 움직였다

언론들이 지적해 온 압둘라 야민 대통령의 제 3 요인은 ‘친중파’라는 점이다.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 따른 국가의 재정파탄 위기가 정권을 흔들고 말았다.

야민 대통령은 재임 중 중국의 대출금으로 지탱하는 대규모 사회간접시설 공사가 차례차례 착공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항확장공사(사업비 약 8억 3천만 달러, 약 9천 445억 4천만 원)과 공항의 섬과 수도를 잇는 해상교량(약 2억 달러, 약 2천 276억 원)이다.

해상교량 공사를 도급 받은 중국 기업에는 필리핀 도로공사 개량 공사에서 부정이 있었다며 ‘세계은행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바로 그 중국 사업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 2017년 12월에는 인도를 제치고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으며, 몰디브에 중국 대사관이 개설된 것이 2011년임을 고려하면 중국으로의 기울기 매우 심한 편임을 알 수 있다.

중국의 높은 이자율의 대출에 따른 몰디브의 대외채무는 점점 커지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약 1/3에 해당하는 14억 달러(약 1조 5천 932억 원)까지 팽창했다. 야당 진영은 대외 채무 가운데 75%가량이 대중채무(対中債務)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 쌓여만 가는 대중채무에 탈중국(脱中国)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의 시책을 모두 부정해, 선출된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당선자는 오는 11월 취임 이후 탈중국 노선을 추진할 전망이다. 집권을 하게 된 몰디브 민주당은 “모든 중국과의 계약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에는 어려운 난관이 수두룩하다. 누적된 채무 상환과 이자 지불 등에 대해 “몰디브는 그러한 능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과 마찬가지로 인프라 설비를 중국에 내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매우 강하다.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구도 중국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부득이 99년간 중국에 항만 운영권을 넘겨주었다. 그곳에는 늘 중국의 오성기가 펄럭이고 있다.

몰디브에서는 또 병원 건립을 포함하여 진행 중에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아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프로젝트를 모두 중지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새로운 정부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신임 대통령 당선자는 역사적으로 ‘친(親)인도’ 성향을 가지고 있어, 인도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는 편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미 솔리 당선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상호 연계를 강화하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인도가 중국을 대신해 어느 정도 지원을 해줄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 시진핑, 신임 몰디브 정권과 협력하고 싶다

중국의 자금지원을 받아 인프라정비를 진행한 현직이 선거에서 패한 상황은 비단 몰디브만의 일이 아니다. 몰디브의 외에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속속 새로운 정권이 등장했으며, 파키스탄 역시 ‘일대일로’ 관련 사업의 재검토가 시작됐다.

“아시아가 중국에 불신감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많은 나라들이 중국에 맞먹는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대출자를 갖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도 중국처럼 대규모 대출국가가 아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채무 부담의 크기는 알고 있지만, 우리는 포장된 도로도 대규모 발전소도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 그 관계자는 이어 “비록 그 속에 독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맛을 보면, 먹지 않을 수 없다”는 참으로 안타까운 처지를 볼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9월 30일 몰디브 대선 결과 확정 후,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당선자에게 “서로 유익한 협력을 진행시키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전과 같이 몰디브로 대출을 계속할 의향을 시사한 셈이다. 달콤한 사탕과 같은 중국의 이어지는 대출에 다시는 손을 대지 않을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전임자들과 같은 길을 걷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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