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정부는 25일(현지시각) 중국과 당초 협의한 내용을 바꿔 새로운 형태의 자국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port of Hambantota)에 대한 권익을 중국에 장기 임대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중국의 견제를 겨냥해온 인도의 반대와 스리랑카 자국민들의 일부 반대시위로 중국과의 당초 협의 내용이 무산되자, 이날 다시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 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스리랑카와 중국이 합의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2 개의 회사가 설립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은 항구의 운용권을 가지고 중국기업이 85%의 주식을 취득하고, 10년 후에는 주식 비중이 65%로 줄어들게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치안 측면에서 운영을 하되, 스리랑카 측이 주식의 50.7%, 중국 측이 49.3%를 소유하는 회사를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알려진 내용으로 보면, 중국이 항만 운영권을 가지고 있어 실제로는 중국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스리랑카 항만장관은 “중국 측에는 항구를 군사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치안 측면의 책임은 100% 스리랑카 정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합의 내용은 이번 주 중 의회 표결에 부쳐진다. 에이피 통신은 이번 주말에 중국기업과 합의문서에 서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여기간은 99년이다.
이 항구는 스리랑카의 주요 항구로 인도양을 거치는 매우 중요한 거점 항구로, 인도는 물론 미국, 일본 등은 중국 견제를 위해 중국이 이 항구의 군사적 사용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적극 반대해왔다. 특히 인도 정부는 지난 2014년 중국의 잠수함이 스리랑카의 콜롬보에 정박했을 당시 경고를 보냈으며, 당시 중국의 한 회사는 14억 달러를 들여 항구도시를 재개발하겠다는 제안까지 했었다.
“중국은 인도양 주변에서 항만정비를 지원한다”는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함반토타 항구 건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이란 “중국이 파키스탄,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인도양 주변국가에 대규모 항만을 건설하려는 전략”을 뜻한다. 전략적 진출거점들을 이으면, 마치 진주목걸이와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 정부는 최고 6.3%에 이르는 고금리를 스리랑카 측에 제공하려 하자. 스리랑카 측은 고금리 채무 상환은 매우 어렵다는 이유로 협상이 어렵게 되자, 중국은 항구를 관장하는 스리랑카 국영기업 주식의 80%를 중국 측이 99년간 임대하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 같은 조건으로 지난해 12월 양국은 기본적인 합의를 했다. 특히 스리랑카는 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인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의 주요 참가국이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는 실업을 걱정하는 항만 노동자나 경제특구건설에 따른 토지 매입에 반발하는 등 정부에 강력한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인도와 일본은 중국의 군사적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다.
한편, 올 4월 일본을 방문한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총리는 아베 신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스리랑카가 함반토타 항구를 포함한 항만 세관 등을 완전히 관리하고, 그 이용을 상업 목적으로만 하겠다”고 확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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