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식령 스키장 남북 합숙방안, 유엔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마식령 스키장 남북 합숙방안, 유엔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8.01.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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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부당한' 김정은의 '정당성'만 부각

▲ 북한에게 있어 관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가 아직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외화획득 수단 가운데 하나이다. 만일 한국 측이 휴양 시설 사용요금을 지불하거나 비싼 스키 훈련 기자재를 새로 제공하면, 유엔 제재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마식령 스키장 ⓒ뉴스타운

오는 2월 9일 개막 예정인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 간의 대화 분위기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이 야심차게 만들어 놓은 마식령 스키장에 한국 선수를 파견, 남북 합동 훈련을 한다는 한국 측의 제안은 김정은 정권을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현금 제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탈북자들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로이터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한 간에 통일된 ‘한반도기’를 든 남북 공동 입장과 행진, 그리고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단일팀 구성 등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 제안한 남북 유화책은 이미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만일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이 대담하게 조성한 한반도 동쪽 원산 인근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리조트를 지원하는 것으로 평가되면, 문재인 정부는 추가적인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한이 합동훈련을 할 경우,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는데, 호화로운 스키 리조트를 건설한다며 원래 시대착오적인 김정은의 결정을 선견지명이 있는 결단이었다고 정당화할 수 있는 선전선동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외교부의 한 전문가는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이 기회를 이용해 남북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교착상태를 타개할 계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였다.

한국 정부는 마식령 스키장에 점검팀을 파견, 스키장 시설과 스키 선수들이 이용할 수도 있는 새로 단장을 한 갈마공항을 둘러보고 있다. 물론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합동 훈련에는 한국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는다.

지난 2013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오픈한 마식령 스키장은 호텔, 수족관, 골프장 등 고급 리조트 개발이 진행하고 있는 ‘원산’ 인근에 위치해 있다. ‘원산과 갈마공항’은 최근 대규모 ‘화기훈련과 미사일 발사 실험’이 수십 건 이뤄진 북한의 국방상 중요한 지역이다.

장마당 등 북한 내 시장경제화가 진전되면서 돈을 모은 북한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마식령 스키장은 해외 여행객은 물론 이러한 자국의 부유층에게서도 외화를 뽑아내려는 목적이 있다. 김정은은 스키장 건설 당시 건설 현장을 여러 차례 시찰하고, 건설을 서두르도록 지시하고, 이른바 “마식령 속도전”을 펼치게 하는 등 새로운 구호가 새겨났을 정도이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 리조트에 대해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가 준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선물”이라고 극찬을 늘어놓았다.

정부의 일부 고위 간부들과 해외의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이 같은 무식할 정도의 리조트 개발에 대해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이 주민들의 궁핍을 한번 힐끗 바라만 보고는, 자신의 호화 생활 스타일을 충족시키려고, 무리하게 재원 부족을 유용하는 상징적인 사례”로 지목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 ⓒ뉴스타운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은 지난 21일 북한이 내놓은 평창올림픽을 위한 긴장완화 자세의 동기를 의심하는 한국 정치인들과 언론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KCNA는 “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북한의) 성의나 진의에 의심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유사한 주장을 여러 차례 해온 북한이다.

로이터 통신은 원산 출신 한 탈북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그 탈북자는 지난 2013년 마식령 스키장에서 3일간의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체류비용은 식사와 스키 대여료를 포함 하루 100달러 안팎으로 대부분의 북한인은 물론 당시 중국 고객 전용으로 반관반민의 봉제공장을 경영하는 부유한 비즈니스맨이었다며 자신에게도 너무나 고가의 휴가였다고 술회했다.

그는 “(결제는) 모두 미국 달러로 했으며, 북한의 수준에서 보면 비싼 수준”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공식 데이터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북한의 평균 임금은 월 30~40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게 있어 관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가 아직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외화획득 수단가운데 하나이다. 만일 한국 측이 휴양 시설 사용요금을 지불하거나 비싼 스키 훈련 기자재를 새로 제공하면, 유엔 제재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또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단에 경제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제재효과를 희석시킨다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북)제재와 압력을 가하는 국제협력을 지속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국제사회와 유엔 전문가위원회와 협의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오스트리아 기업이 만든 케이블카가 마식령 스키장에서 사용되면서 규제 대상으로 목록에 추가됐다.” 따라서 이러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항목이 촘촘하게 짜여 있기 때문에 한국이 제재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매우 정교하게 짜인 계획”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과 관련, “지난해 스키장의 미관을 유지하기 위한 제설 작업 등에 어린이들이 동원되고 있었다”고 평양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또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의 아시아 담당 필 로버트슨은 “북한에서의 크고 작은 인프라 사업에 상습적으로 강제노동이 이뤄지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학생에게 부과되는 의무적 노동도 포함되어 있으며, 아이도 일해야 한다"면서 ”마식령 스키장도 예외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남북한 사이에는 “북한 금강산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 외에 양국의 콘서트, 한국에서 태권도 시범 등 각종 올림픽 관련 합동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어, 올림픽 자체는 눈에 별로 띄지 않은 채 이벤트만 부각되는 리스크도 있다”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올림픽 자체는 비정치적인 순수한 스포츠 행사이지만, 주변의 행사가 커지면 순수한 올림픽의 존재 의의가 정치화되고 손상될 우려가 있다“는 우려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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