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300명 모두 '알파고'로 바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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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300명 모두 '알파고'로 바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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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 오로지 '나 살고 너 죽이자' 뿐, 국가 발전과 국민은 뒷전

▲ ⓒ뉴스타운

어제 저녁 만난 한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 정치인을 모두 '알파고'로 교체하면 국민들이 스트레스도 안 받고 나라도 크게 발전할 것 같은데..."

웃음이 났지만 참았다. 어쩌면 그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1990년)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잠시 정치권에 몸담았던 필자는 알파고의 역할과 미래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장단을 맞출 수는 없었다. 한 때나마 정치권에 몸담았던 죄 때문에 그 말이 송곳처럼 심장에 꽂히는 짜릿한 전율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그 지인의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아니 얼마나 정치인들이 보기 싫었으면 그런 생각까지 했을까 생각하니 약간 화가 치민다.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전투구를 보면 더 그렇다.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문제로 미국과 유엔 등 전세계가 앞장서서 최고로 강력한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실제 '전시상황'이다. 그런데도 당사자국인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국가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솔직히 치졸할 정도다.

그렇기에 필자 역시 단 한명도 남기지 않고 모든 국회의원들을 '알파고'로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에 방점을 찍는다. 눈만 뜨면 지지고 볶고, 쌍심지를 켜며 컷오프에 투항하는 여야 정치권은 공천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한술 더 떠 더민주가 싫다며 뒤쳐나간 사람들이 얼굴 두껍께 야권연대를 요구하면서 다시 뭉치겠다고 악을 쓰는 꼴은 진짜 못 봐줄 몰골이다.

원칙도, 정직도, 정도도, 균형도, 진실도, 정의도, 이해도, 수용도, 규칙도, 객관성도 모두 시궁창에 처박혔다. 오로지 '나 살고 너 죽이자' 뿐이다. 아니 '너만 죽으라'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학살', '팽같은 구태의 단어들이 또 방송과 신문 지상을 도배질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인들만 '알파고'로 바꾼다고 해서 나라가 잘될 일이 없어 보인다. 그에 못지않게 박근혜 정권의 주변에도 교체 대상이 수두룩 하다. 어쩌면 이들이 정치인들보다 더 나라 발전에 쐐기를 박는 인물들인지 모른다. 이들은 대통령과 국민들 사이의 소통을 차단하고, 대통령의 눈을 멀게 하는 사람들이다.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들고 있는 국민지탄 1호 인물들이다.

하지만 대통령만 알지 못한다. 그 이유 역시 대통령만 모른다. 5년 임기가 다 지나야 그때 서야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인데도 여전히 모른다. 알려 주려 해도 겹겹이 옹벽으로 막혀 있다. 그 정도면 다행인데 모두가 납작 엎드려 있다. 대통령이 곤경에 처하거나, 야당이나 좌파들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듣는데도 묵묵부답이다. 제갈공명도 없고, 장비도 없고,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충신이 없다.

이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새누리당을 보면 잘 나타나 있다. 국회 개원 이래 최고의 호기라 할 수 있는 이 때 느닷없이 집안싸움으로 두 동강 나기 직전이다. 깔아 준 황금방석을 걷어 차고 서로 제잘 난 맛에 눈만 뜨면 못 잡아 먹어 안달이다.

이런 현상은 4.13 총선 공천심사 결과에 앞서 당 내·외 "박근혜 대통령에 맞선 자 살아 남지 못한다"는 원칙 같은 것이 강도 높게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유승민, 진영 의원 등이 대표적 예다. 때문에 공천은 '친박 대 비박'을 떠나 '대통령에 맞선 자와 맞서지 않은 자'들을 골라 내는 선별소가 돼 버렸다. 박 대통령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결과는 그런 꼴이 됐다. 즉 선거전략으로 활용해야 할 공천을 내부 권력투쟁의 장으로 써버린 것이다. 알았다면 막았어야 했고, 몰랐다면 해당자들을 문책해야 한다. 당의 일이니 나 몰라라 하면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20대 국회에서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국회의장을 맡고,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당 대표를 맡는 역할 분담론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차기 대권을 염두해 둔 세력규합이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헤쳐모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문이라 하지만 그동안의 행동거지 때문에 삼척동자도 다 아는 형국이 돼 버렸다.

특히 이번 기회에 비박계를 몰아내고 친박계를 전위부대로 내세워야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주도권을 유지하고 레임덕을 방지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 상태다. 이러다 보니 강공을 펴쳐야 하고 고집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보니 '비박계 학살'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야권이 분열되고 대통령 임기 중후반에 실시되는 이런 호기의 선거는 차기 대선 주자 중심으로 청와대와 선을 긋고 독자적 자율적으로 치르는 것이 정답이다. 그럼에도 이런 패턴을 만들어 내지 못하다 보니 대통령이 사실상 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당서'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황제가 야위면 백성이 살찐다"고 했다. 당나라 현종은 성품이 대쪽 같은 제상 한휴를 두려워 했지만 항상 그를 높이 샀다. 한휴는 매사 현종의 실수를 꾸짖었고 그 때마다 현종은 살이 빠져 야위어 갔다. 이를 보다 못한 신하들이 한휴를 파면하고 옥체를 보살피라 하지만 현종을 이를 거절한다.

현종은 "나는 야위었지만 반대로 백성들의 삶은 더 없이 풍요롭다. 이는 모두 한휴가 나를 꾸짖은 탓이다"고 했다. 얼마나 멋진 왕인가. 사기 '유후세가'에도 "좋은 약은 입에 쓰니 몸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는 모름지기 나라를 경영함에 항상 주의를 살피어 서슴없는 비판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왜 우리는 이러한 지도자와, 이러한 정치인과, 참모들이 없는 것인가. 이러다 정말 이들 모두를 '알파고'로 교체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내심 두렵기도 하다. 진짜 애국심 하나로 충언을 드리는 것이다. 이제 좀 달라져야 할 때가 된 것 아닌가. 그렇기에 4.13 총선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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