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일(현지시각) 오는 12월8일부터 시작되는 특별희년인 ‘자비의 희년(Jubilee of Mercy)’ 1년 동안 가톨릭 사제들에게 ‘낙태 여성을 용서할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희년’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인 오는 12월 8일부터 2016년 ‘그리스도 왕 대축일’인 11월 26일까지로 낙태여성 용서는 ‘자비의 희년’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실행될 예정이다.
교황은 이 기간 동안 사제들의 용서에 의해서 낙태여성이나 낙태를 시켜준 의사들에게도 용서할 기간을 주었다.
이번 교황의 조치는 가톨릭교회는 전통적으로 ‘낙태를 살인’으로 여기고 엄격하게 금지해온 가톨릭교리와 정면 배치되는 행보이다.
영국의 비비시(BBC), 텔레그래프(Telegraph) 등의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발표한 교서에서 “낙태 여성이 진심어린 속죄와 함께 용서를 구한다면, 모든 사제들은 ‘낙태의 죄’를 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면서 “낙태를 하기까지 여성들이 견디어 냈을 중압감과 도덕적인 시련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가톨릭 뉴스 에이전시(CNA)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교서에서 “우리 시대의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삶과 관련한 분명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면서 ”오늘날 사회에서 만연된 무감각적인 정신이 새로운 삶을 환영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낙태의 비극’으로 받은 깊은 상처가 많은 사람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낙태가 잘못된 일임을 알고 있다할지라도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가톨릭교회가 경원시해왔던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심판보다는 자비를 더욱 중시해온 평소 교황의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성향은 낙태, 동성애, 이혼 등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잘 드러난다. 재혼한 신자에 대해서도 ‘영성체’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교황의 이 같은 낙태여성 용서 조치는 가톨릭 내 보수파 사제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이만 교황은 이러한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비비시 방송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 때는 ‘낙태는 일회용 문화(a throw-away culture : 한 번 쓰고 버리는 문화)‘의 하나라며 비난을 하기도 했다. 교황은 2014년 ”낮의 빛을 절대로 볼 수 없는 낙태의 희생자들인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불행하게도 음식물이나 폐기물처럼 버려지는 일이 인간에게도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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