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고의 보물 '주물 멧돼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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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고의 보물 '주물 멧돼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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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제는 정신과 지성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 나의 최고의 보물 '주물 멧돼지상' ⓒ뉴스타운

독일 유학시절 가난한 한국에서 온 나는 방학이면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두번에 걸친 아르바이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동시에 많은 깨우침이 있었다. 두번 다 자동차와 엔진을 만드는 공장이었고 여름철 더위에 약했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특히, 두번째 아르바이트는 선박과 대형트럭용 엔진을 만드는 공장이었고. 나는 주물제작부의 보조관리를 맡았다.

독일 공장 체험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무엇보다 그들의 건전한 근로정신이었다. 매사에 성실하고 책임감 있었다. 그들은 작업 시간에 일어난 기계가 고장이 나도 기술자가 기계를 고치는 시간에도 근로자는 청소라도 하면서 회사에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노동조합이 있었지만 노조책임자에게 어떠한 월권이나 특권이 용납되지 않았다.

가장 인상 깊은 동료애의 하나는 서로에 대한 배려였다. 나에게 가장 큰 재산(?)중 하나가 당시 얼굴을 모르는 동료가 아르바이트 마지막날 찾아와 건네준 '주물'로 만든 '멧돼지상'이다.(위 사진) 힘든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정리하던 날 뜬금없이 찾아와 건네준 선물에 나는 어리둥절 하였고, 그후 학업을 마치고 모르는 나에게도 항상 배려와 동료애를 보여준 독일의 신사도와 교양에 감명을 확인한다.

정치학을 전공하였으나 근래 십년을 교양과 지성운동을 하게된 배경도 이러한 경험에서 출발한 것 같다. 우연히 대학원 시절 1960년대 번역 출판된 "독일을 배우자"는 일본책을 통해 신용사회, 장인정신의 나라 독일을 알게 되었고, 후일 유학으로 체험케된 것이다.

이제 나도 상아탑에서 20년을 보내고 가장 아쉬운 점의 하나가 민주화와 겹치면서 교양과 지성이 약해지고 사라진 점이다. 그래서 나의 세대는 가장 혜택을 많이 받았으나 동시에 보람도 없고 괴로운 세월이었다. 한때 유교 전통을 가진 성실하고 근면한 한국의 국민성은 과소비와 허세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는 불안과 침체의 시대인데 아직도 근본적 이유를 모른다는 점이다.

이제 나도 지쳐가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의 문제는 단순히 경제의 문제나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 지성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모두가 입신출세나 부와 권력을 원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배운자는 배우지 못한 자를 속이고, 부자는 빈자를 학대하고, 권력자는 국민에 군림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 즉 무간지옥일 것이다. 하지만 배려, 만족, 협력이 함께하면 그 사회는 우리에게 희망과 행복을 줄것이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이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것일까? 그래서 제대로된 지도자가 몹시 그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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