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다보면 대개는 그렇게 중요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다. 현재 한국인은 경제동물의 모델이라고 한다. 오직 돈과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천륜도 공동체도 헌신짝처럼 버린다고 언론들은 호들갑을 떤다. 실지로 주위를 둘러보면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라 물신공화국이라는 확신이 든다.
문헌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에피쿠루스학파)는 사람들이 갖고싶어하는 사회가치(social values )는 돈(경제적 부), 권력, 명예로 압축했고 이것은 오늘날 사회과학에서도 차용되고 있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사회가치간의 유기적 관계 즉 상호결정성이다. 다시말해 돈, 권력, 명예는 자연상태에서 서로 이전되거나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철학은 이 문제에 유의하여 사회가치간의 분리를 주창했다. 또한 이들 가치들을 초월하여 사회를 결합하는 초가치(super value )로 교양을 강조했다고 한다. 문학, 역사, 철학, 예술, 수사학 등으로 압축되는 교양의 명칭은 등나무 회초리라고 한다. 너무도 소중한 아이들에게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가르쳐야하는 기본 교육이란 것이었다.
그리스의 교양전통은 로마제국에 계승되었고 로마의 멸망후 중세의 기사도로 부활된다. 초기 암흑시대의 엄혹한 시기를 지나자 보호계급이자 시대의 주인공인 기사들의 덕목을 교회를 중심으로 재교육한 것이다. 기사는 용맹함과 동시에 종교와 여성들에 대한 예절을 가르친 것이다.
르네상스는 이러한 흐름을 배가시켰다. 국제귀족주의 전통이 내용에서 고전을 중심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뒤이은 절대주의시대는 궁정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제 교양과 함께 에티켓이 동반되지 않으면 사회적 존경을 받을 수 없게된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은 한편으로 귀족교양시대에서 시민교양시대로의 대전환점이었다. 재산과 양식을 특징으로한 부르조아는 현명함, 유머, 폭넓은 지식, 예절의 대명사인 신사를 탄생시켰다. 잇다른 기술혁명(농업혁명과 산업혁명 )으로 일반 서민들도 식탁과 독서가 가능해져 지식과 교양은 하나의 기본양식이 되었다.
신사도의 나라 영국은 엘리자베스시대 이미 산업과 르네상스(지적혁명)를 결합한바 있다. 반면 독일은 상대적 후진성을 극복하기 위해 군국주의로 나아갔다. 철학자의 나라에서 군인들의 나라가된 독일은 양차 세계대전의 참화로 빠져든다. 연합국의 폭탄에 의해 책을 불태운 반지성적 파시즘 독일은 구제되었다.
20 세기는 전쟁의 세기인 동시에 교양, 지식, 과학의 시대였다. 미국은 국민 교양을 가장 광범위하고 체계화시킨 나라였다. 참전 군인들에게 Great Books Program 을 가르쳤고 핵잠수함에 2만권 장서의 도서관을 제공하였다. 이제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복지사회의 명제는 "동화에서 러시아문학까지"란 지성복지로 전환되었다.
한국은 지난 20년을 방황했다. 지도력은 미래를 보지못했고 선진국을 보지 못했다. 선진국들이 최고 최상의 행복은 부, 권력, 명예가 아니라 교양, 독서, 대화적 일상이라는 천년의 지혜를 보지 못한 것이다. 오늘날은 이미 "아는 것이 힘이다" 식의 베이컨의 시대가 아니라 독서, 교양, 지성이 행복이자 국가경쟁력이며 진정한 천국으로 가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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