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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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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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뿐아니라 문화예술계의 부조리도 파헤쳐야

▲ ⓒ뉴스타운
문체부와 경찰청이 합동으로 조사한 체육계 4대악 근절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체육계 주변에서 각종 비리와 부조리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았던 만큼, 조사 결과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총 269건을 제보 받아 그중에서 29건에 대해서만 구체적인 비리사실을 확인했고, 4건만 수사의뢰 했거나 검찰에 송치를 했다고 하니 이만하면 '태산명동 서일필'이 따로 없다. 그동안 국민 귀에 들어오는 잡음이 무수히 많았던 점에 비해 결과는 영 딴판이다.

운동선수를 자식으로 둔 부모들은 누구나 다 겪은 일이었겠지만 박찬호나 류현진, 김연아, 박태환, 손흥민, 등과 같이 출중한 실력을 보유하지 않는 일반선수들의 뒷바라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그 비용을 부모들이 부담한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비밀 아닌 비밀이다. 전지훈련을 가면 부모들도 따라가서 같이 합숙을 한다. 이때 들어가는 비용도 부모들이 죄다 마련한다고 한다. 심지어 자신의 자식을 선발로 출전해 달라고 코칭 스탭에 들어가는 비용도 죄다 학부형이 부담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체육계의 이런 부조리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찬란한 전통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역대 정권에서도 이런 먹이형태를 몰랐을 리가 없다. 건드리면 터지는 휘발성이 워낙 강한 물질이라 어느 정권도 감히 손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듣보잡 유도 선수가 전국대회에서 우승하기 까지 5판을 치루는 데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문체부의 발표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일반국민은 그저 막연하게 비리가 있을 것이라는 것만 추정하고만 있었을 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체육계 고질병의 실체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다. 감독의 뇌물수수, 정당한 예산의 변칙사용, 특정단체의 사유화 운영, 인맥에 좌우되는 선수선발, 입시비리와 승부조작, 이런 부류의 비리는 범죄라는 인식조차 없을 정도로 만연되어 왔다는 것이 선수를 둔 부모들의 지적이었다.

훈련비나 출전비 명목으로 지급되는 각종 수당도 정당한 절차를 통해 해당선수에게 지급되는지 일반인으로선 알 방법도 없고 설혹, 피해를 당한 선수가 고발이라도 하게 되면 그 선수는 영원히 그 바닥에서 추방되어 낭인이 되어야 하는 현실 때문에 비리고발 사건도 잘 일어나지도 않는다.

유명한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이 입시비리에 연루되어 감옥에 가기도 하고, 인기 프로종목에도 승부조작이 침투되어 스타 선수출신 지도자들이 줄줄이 영어의 몸이 되는 것도 목격하기도 한다. 빙상협회의 파벌주의로 인해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의 문제나 너무나도 억울한 판정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까지 끊어야 했던 한 태권도 선수의 아버지 사건, 훈련비를 마련하기 위해 홈쇼핑 출연이 불가피했던 박태환 선수는 그래도 전국적인 선수라서 동정이라도 받았지만,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무명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 따로 없다는 것이 체육계 주변의 정설이다. 이들이 땀을 흘리는 동안 횡령, 착복, 승부조작, 입시비리, 예산편취, 파벌주의, 학맥, 인맥에 따른 정실인사 등은 체육계에 만연된 기득권의 특권이기도 했다.

이런 것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켜켜이 쌓여온 적폐인 것이다. 이런 적폐를 청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체질에 젖은 사람들은 그동안 관행이라고 하면서 저항하기 때문에 적폐청산을 추진하는 정부와는 적대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단체들도 선거 때만 되면 각 정당에서 표를 구걸하러 가야하는 직능단체로 변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역대정권에선 손 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고 적당하게 말썽이 나지 않게만 바라는 암묵적 동의가 뒤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고 세금으로 나가는 돈인데 시비를 걸어 애꿎은 적대세력만 양산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러는 동안 적폐는 차곡차곡 쌓여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전문경영 경험이 없고, 조직을 관리했던 경험이 일천했던 관변단체들에서 이러한 적폐가 상당히 쌓여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어쩌면 운동선수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체육계보다는 좌파세력이 점령하다시피한 문화, 예술계의 병폐와 비리는 더 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단적인 예를 한 가지만 들어보자. 막말파문과 성 비하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서울시향을 떠난 박현정 전 대표의 발언 중에는 되새겨 볼만한 발언도 있었다. 입사 7년차 직원이 엑셀 문서조차 작성하지 못한다는 직원이 있었다는 대목을 보면 이 조직이 얼마나 무능하고 방만하게 운영돼 왔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특히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에서 임원까지 지낸 사람이 봤을 땐 참으로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문화, 예술계에는 서울시향과 같은 단체가 숱하게 있을지도 모른다.

적폐 청산은 매우 지난(至難)한 일임엔 틀림없다. 수십 년 동안 쌓이고 쌓여온 폐단을 하루아침에 근절하기는 참으로 힘겨운 일일 것이다. 끼리끼리 얽히고 뭉쳐 저항하는 폐단의 벽을 깨부수기 위해선 어지간한 의지가 없고선 결코 쉽게 해낼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적폐가 쌓여 있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다는 것은 스스로 무능함을 자인하는 꼴이다. 적폐라는 괴물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대상임은 분명하다. 새해에는 적폐가 있는 곳이라면 그 곳이 어디든 간에,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반드시 포청천이 나타난다는 전기가 마련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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