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뚱거리며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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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뚱거리며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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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같다

오늘 갑자기 인생이란 기우뚱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엉뚱한 생각을 잘 하는 내 머리에는 늘 그런 저런 생각들이 들고 나곤 한다. 오늘도 저녁 퇴근길에 갑자기 내 머리에 그런 생각이 스쳐갔다,

갑자기 인생을 자전거에 비유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역시 엉뚱한 이유 때문이다. 오늘 하루는 조금 힘이 들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바람이 살며시 속삭이고 간 소리에 마음이 상했던 것인지, 왠지 오후부터 비 오기 전날의 저기압처럼 심사가 조금 편치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변덕스러운 내 마음을 반성해보았다. 그런데 가만히 반성을 하다 보니, 오늘 하루 내가 참 많이도 기우뚱거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기우뚱거린다는 생각에서 갑자기 자전거의 기우뚱거림이 연상되었다.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기묘한 연상들의 연속이다. 그러나 나의 사고는 대개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나는 참 엉뚱하다. 그러나 남들은 내가 엉뚱한 것을 잘 모른다. 남들에겐 이성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보일지 모른다. 아니 나 스스로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려고 무척 애를 쓰며 살아간다. 비틀거리는 사람, 기우뚱거리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보이는 것이 그토록 싫은 것일까?

이렇게 평소엔 하지 않는 질문을 자꾸만 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오늘은 내 심사가 좀 기우뚱거리나 보다. 확실히 오늘은 평소의 침착하던 자제력을 많이 잃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내속의 엉뚱함은 남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이다. 나는 아침에 행복하고, 저녁에 불행하다. 평정심을 유지하던 마음이 하늘의 색깔을 바라보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모든 것을 표현하고 살수는 없다. 마음이 흔들리는 대로 몸까지 마음대로 기우뚱거릴 수는 없다. 자제심을 잃는다면 나를 아껴주는 친구들도, 심지어 가족도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오랫동안 살아온 정에 묶여 나를 내놓고 비난하지는 않더라도, 슬금슬금 그들의 마음은 내 곁에서 한발두발 멀어져 갈 것이다.

그래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힘껏 밟아야 한다. 앞으로 나가야만 기우뚱거리지 않는다. 그래서 내 삶은 끊임없이 달려가는 것인가 보다. 그리 빨리 달리지도, 그리 멋있게 달리지도 못하지만 나의 경주는 쉼이 없다. 다만 남들이 보지 않는 어느 구석, 어느 후미진 곳에서 잠시 기우뚱거릴 뿐이다. 비밀스러운 어느 구석에서 잠시. 잠깐 동안.

그래서 나는 어른스럽지가 못하다. 정식으로 자전거를 세워놓고 쉬었다 갈수도 있고, 나 이제 자전거 그만 타겠노라고 어디다 치워버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도대체 어떻게 언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는 나의 이 어설픈 자전거 타기는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좀처럼 성숙하지 못하는 내 마음은 그것을 즐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늘을 본다.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으려나. 오늘은 무언가가 나타나 나에게 어떤 유혹을 주지 않으려나. 그래서 앞으로만 달려가는 이 무미한 질주의 삶에 잠시 비틀거리며 쉬어가는 조그만 축복을 주지 않으려나. 그래서 나는 목을 빼고 사방을 둘러본다. 어디선가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것 같다.

바람이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속삭이고 지나갔고, 잠시 망설이는 나를 노을이 빛나는 하늘이 팔을 잡아 이끈다. 그래 오늘은 잠시 쉬어보자. 자전거가 돌멩이에 부딪쳐 잠시 비틀거리는 것처럼, 오늘 하루 저녁도 잠시 비틀거리며 천천히 달려보자. 비틀비틀 느린 걸음으로 세상을 맴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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