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협회의 하천환경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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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협회의 하천환경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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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관련 학자들 해괴한 변신에 동참하거나 침묵하고 있다

 
   
     
 

한국하천협회라는 단체가 있다. 하천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정단체로 하천의 이용과 관리에 대한 연구와 홍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천협회는 ‘하천과 문화’라는 정기 간행물을 내고 있는데, 최근에 나온 것들은 대개 4대강 사업 홍보내용을 담고 있어 쓴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하천협회는 현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하천환경세미나’라는 연례학술행사를 열었고, 언젠가는 나도 주제 발표를 한 적이 있다.

학교 연구실 서가를 정리하다가 ‘2007년 하천환경세미나’ 책자를 보게 됐다. 그해 10월 31일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하천환경세미나’에선 다섯 건의 발표가 있었는데, 주로 하천복원에 관한 연구결과였다. 하천법 개정에 따라 자연친화적 하천관리와 하천복원 등이 당시에는 중요한 이슈였기에 이런 주제로 세미나를 열였을 것이다. 세미나에서 가장 중요한 발표를 한 사람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김창완 박사였는데, 그는 ‘하천복원사업의 동향과 나아갈 방향’이란 제목에 대해 발표를 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김창완 박사는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의 연구책임자였는데, 마스터플랜이 나온 후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직을 했다. 하천에 보를 주렁주렁 세우고, 준설을 해야 4대강을 살린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김창완 박사가 불과 2년 전에는 무슨 연구를 하고 발표를 했는가를 알게 되면 우리나라의 전문가니 지식인이니 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얼마나 가련한 존재인지 알게 될 것이다.

2007년 10월에 발표된 김창완 박사의 연구결과는 대략 이런 것이다. 이제는 하천오염을 방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하천을 가급적 자연형으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천복원의 사례로 미국 플로리다의 키시미 강, 일본 다마가와 강, 그리고 독일의 이자르 강 등을 들었다. 자연친화적 하천정비와 복원의 기본원칙으로, 하천이 갖고 있는 역동성을 존중하며, 연속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고, 하천 개개의 개성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했다. (독일 이자르 강은 4대강 소송에서 쟁점이 된 바 있다, 국민소송단측에선 이자르 강이 하천환경복원의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한데 비해, 정부측에서는 이자르 강이 인공시설이 많아서 수량이 풍부하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김 박사는 하천복원에 있어서 유의할 점은, 하도를 과도하게 수정하거나 획일적 단면으로 계획하지 않으며, 여울과 웅덩이를 보전하며, 양호한 수변림을 보전하고, 중소하천에서는 하상폭을 가능한 한 넓게 확보하며, 수제부 식생을 보전하거나 복원하고, 저수로를 고착화하지 않으며, 하천 횡단구조물 설치를 최소화한다고 했다. 김창완 박사는 “국내 하천은 사회적 여건이 허용하는 한 하천복원을 통해 자연형 하천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2007년에 김창완 박사가 한 이 연구결과는 그가 2년 후에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서 펼친 주장과는 180도 다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하천을 살린다고 하지만, 하천이 진정으로 사는 길은 2007년에 김창완 박사가 한 연구를 따라야 하는 것임은 누가 보아도 분명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2007년 당시의 김창완 박사의 견해는 우리나라 하천공학자들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2007년 세미나에도 많은 수자원 학자와 전문가들이 참석했었고, 김 박사의 발표에 대해 “그게 아니고, 강바닥을 깊이 파헤치고 높은 콘크리트 댐을 강 본류에 주렁주렁 세워야 하는 것이요”라고 발언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런데, 2년 후 김창완 박사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헌신짝 버리듯이 하고, 괴이한 연구사업의 책임자가 되어 4대강 곳곳에 댐을 세우고 강바닥을 파헤치는 사업의 기획자로 변신했다. 대다수 하천관련 학자들은 이런 해괴한 변신에 동참하거나 침묵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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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류하천 2010-10-10 12:41:22
침묵은 금이다. 금에 눈이 어두어 침묵했겠지요.
지금 대한민국은 금(돈) 없는 자는 파리 목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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