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고 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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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고 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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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을 경험하며

검은 밤에 검은 바다를 건너고 어둠을 건너서 갔습니다. 넘실거리는 검푸른 물결을 건너 흔들리는 별빛을 따라 어둠 저편으로 자꾸만 갔습니다. 그리고 아침. 동이 터올 무렵 우리를 만나러 마중 나온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뜨거운 열정과 호방한 웃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내민 손에서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억센 손과 우리의 손을 마주잡고 오랫동안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깊고 그윽한 눈동자를 보았습니다. 검게 빛나는 그 눈동자에는 말없이 빛나는 그들의 결의와 굳은 신념이 서려 있었습니다. 깊은 눈동자에서 그것이 단순한 순간의 객기에서 우러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 그 곳에서 살아가는 그 사람들의 삶을 보았습니다. 먼 곳에 떨어져 있지만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은 그들의 삶과,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은 그들의 애환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아픔을 가슴에 담고 밝게 웃는 그 맑은 웃음을 보았습니다.

또 우리는 그들이 사는 곳에 우뚝 선 높은 산을 보았습니다. 바람을 가득 않은 봉우리 높은 곳에 서서 우리는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한없이 푸르기만 한 하늘 아래에 그들의 파란 꿈이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사람의 삶에 대해서, 삶이 주는 기쁨에 대해서, 또 약간의 슬픔과 외로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삶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아름답고 보람된 삶의 조건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들과 함께한 밤은 너무나 짧았고, 낮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더 많은 할말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말들을 아껴야만 했습니다. 너무 많은 말은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약하게 할지도 모르므로. 그래서 우리는 말없이 몇 개의 잔을 비웠습니다.

몇 잔인가 하얀 술을 나누어 마시고, 우리는 아쉬움이 가득한 발걸음으로 그들이 사는 땅을 거닐었습니다. 바위틈 모래톱에 우리는 몇 개의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바다에 가까이 다가서서 파도가 몰아치고, 또 숨죽이고 물러서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았습니다.

마침내 시간이 되었습니다. 서로의 잠깐 동안 서루의 얼굴을 마주 보았습니다. 별로 많은 이별의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뜨겁고 긴 악수를 몇 번 나누었습니다. 좀처럼 놓기 싫은 그 손을 놓고,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그곳을 떠나왔습니다. 나의 살던 자리를 향하여.

짧은 시간의 만남.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그들은 이미 모르는 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함께 가슴과 가슴을 연 친구이자 동지였습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 함께 나눈 술잔, 함께 나눈 악수, 함께 걸었던 모래톱.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도 내 옷자락에는 그들의 온기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귓전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쟁쟁하게 울려 퍼지고, 가슴에서 그들의 열정이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의 그 따뜻함이 아직도 내 삶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것인가 봅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그렇게 짧은 동안에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내가 살아왔던 삶의 가장 치열한 국면에서, 통신상에서 만나서 뜻을 같이 했던 사람들을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만났습니다. 잠깐 동안 얼굴을 보고,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확인하고 서로 간에 주고받은 용기에 힘입어, 우리는 많은 일에 함께 나설 수 있었습니다. 그 힘든 기간이 지속되던 동안에 그날의 만남은 오랫동안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그 끝없이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동안 서로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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