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차 이전 앞둔 경주, ‘규모보다 특화’…원자력·국가유산 연계 유치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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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2차 이전 앞둔 경주, ‘규모보다 특화’…원자력·국가유산 연계 유치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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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속발전포럼 참석자들이 12일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경주시 전략유치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지속발전포럼 참석자들이 12일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경주시 전략유치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주시 제공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계획을 올해 마련하고 2027년부터 선도기관 이전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경주시가 원자력·에너지와 국가유산, 첨단연구 기능을 앞세운 유치 전략 마련에 나섰다. 기존 혁신도시와 이전기관 수를 놓고 경쟁하기보다 경주에 이미 형성된 산업·연구 생태계와 연계할 수 있는 기관을 선별해 유치하는 전략이다.

경주시는 지난 12일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에서 지역정책연구소와 공동으로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경주시 전략유치 방안’을 주제로 경주지속발전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주낙영 경주시장과 류완하 동국대 WISE캠퍼스 총장, 임활 경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지방의원과 지역 기관·단체, 경제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논의의 초점은 정부의 2차 이전 정책에 경주의 산업적 특성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에 맞춰졌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현재 정부 차원에서도 구체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이전기관과 지역별 배분 방안 등을 포함한 2차 이전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임차청사 등을 활용해 선도기관 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교육·교통·의료 등 정주여건과 지역인재 채용제도 개선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특정 기관이나 이전 지역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15일 일부 언론에서 2차 이전 대상과 지역이 거론되자 “이전 대상 기관 및 이전 지역은 전혀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경주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전 역시 정부의 최종 배분계획에 앞서 지역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사전 대응 성격이 강하다.

경주가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분야는 원자력·에너지다. 지역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월성원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본사,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등이 집적돼 있다. 경주시가 최근 핵융합 연구시설 유치 과정에서 공개한 자료에서도 이 같은 원전산업 생태계를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중수로해체기술원 등 연구 기반까지 더해지면서 원전 운영에서 연구·해체에 이르는 산업 연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경주시의 판단이다. 양성자가속기 등 기존 과학기술 인프라도 공공 연구기관이나 관련 기능을 유치할 수 있는 자산으로 꼽힌다.

공공기관 이전이 단순한 기관 유치 경쟁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이번 포럼의 주요 화두였다.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더라도 직원과 가족이 실제 지역에 정착하고 지역 대학·기업과 인력 및 사업을 연계해야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균형발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번 2차 이전에서 정주여건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국토교통부가 교육과 교통, 의료환경 개선을 이전 정책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1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 제기된 지역 정착 문제를 보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주에서도 이에 따라 신경주대 부지와 경주역세권 등 가용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이전기관 직원 및 가족을 위한 주거·교육환경 개선 문제가 논의됐다. 기관의 사무공간만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권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지속발전포럼 참석자들이 12일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에서 공공기관 경주 유치를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경주지속발전포럼 참석자들이 12일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에서 공공기관 경주 유치를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경주시 제공

지역경제와의 연결성도 관건이다.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기관 종사자의 소비 증가뿐 아니라 지역기업과의 사업 연계, 대학과의 공동 연구, 지역인재 채용 등으로 파급효과가 이어져야 한다. 정부가 2026년 업무계획에서 2차 이전과 함께 지역인재 채용 개선을 명시한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경주는 이미 2019년부터 원자력과 문화·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이전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과거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수도권 공공기관 가운데 지역 산업과 연계 가능한 기관을 분석하는 등 2차 이전에 대비한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기존 전략을 확대해 원자력·에너지뿐 아니라 국가유산과 미래산업 분야까지 지역 자산과 공공기관 기능을 연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세계문화유산과 관광산업,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경험을 활용해 문화·국제교류 분야까지 유치 대상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참석자들은 기존 혁신도시와 동일한 방식으로 다수의 기관을 유치하는 경쟁보다 경주에 필요한 기능을 정밀하게 선별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기관 본원을 통째로 이전하는 방식뿐 아니라 일부 기능 이전이나 연구·실증거점 설치 등 다양한 형태를 정부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기관별 기능과 지역 산업의 연관성을 분석해 본원 이전, 기능 이전, 실증거점 구축 등으로 유치 전략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경북도와 지역 정치권, 시의회, 대학 및 경제계와도 협력체계를 구축해 정부의 2차 이전계획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경주의 공공기관 유치 성패는 기관 숫자보다 기존 원자력·연구·문화 인프라와 얼마나 높은 연계성을 가진 기관을 확보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해 이전기관과 지역별 배분계획을 마련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 공개될 선정 기준과 대상기관에 맞춰 경주시가 어떤 구체적인 유치 후보와 정착 지원책을 제시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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