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합동으로 이란 공격을 개시한 후 전쟁 6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이란 전쟁으로부터 빠져나올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정치적, 군사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란과의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이란에 넘기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최대의 양보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양보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미국 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나아가 첨단 무기를 포함, 미사일 부족 문제로 인해 추가 공격이 연기되었다. 트럼프는 피트 헤그세스 전쟁 장관과의 갈등 속에서 새로운 협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출구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딜레마이다.
애초에 몇 주 안에 끝날 것이라고 호기롭게 주장했던 이렇게까지 인기 없는 전쟁에서 미국을 빠져나오게 하려는 과정에서 처해 있는 곤경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오만이 협상 중인 새로운 과도기적 합의안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급격한 긴장 고조를 경고하며, 장기적인 위기로 이어질 위험을 감수할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합의안은 전쟁 이전에는 이란이 결코 누리지 못했던,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테헤란에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통행료이든 서비스 수수료이든 상관없이 이란은 협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란 의회는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적대적 국가의 선박에 대한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금지하겠다는 법안을 검토에 들어갔다는 이란의 파르스 통신의 보도까지 나왔다.
분석가들은 첫 번째 선택지가 이란에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최대의 양보를 안겨주고, 트럼프 행정부가 막겠다고 공언했던 중요한 석유 수송로에 대한 이란의 감독권 혹은 통제권을 적어도 당분간은 공식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두 번째 방안은 미국의 새로운 공습을 하는 방안이다, 이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테헤란을 굴복시키지 못한 이전 폭격보다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트럼프는 불안정한 현상 유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는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유지하고, 선박 공격에 대해 주기적으로 보복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중순까지 끝날 것으로 예측했던 전쟁에서 체면을 지키며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아니다. 트럼프의 추가적인 공격과 강경한 발언은 이미 약효가 떨어졌다. 국제사회에서 신뢰가 추락했다는 의미이다.
트럼프는 이란 전쟁이 끝없이 이어지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 것이다. 미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에서 중동 협상가로 활동했던 애런 데이비드 밀러(Aaron David Mille)는 말“뭔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고, 그 변화는 아마도 해협에서 이란의 새로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트럼프의 처지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 에너지 운송, 낙관 어려운 처지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 국무장관은 이란이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5분의 1을 사실상 장악해 온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통제에서 벗어나 통행료나 수수료 없이 개방된 국제 수로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 이전에는 아무 문제 없는 공유된 국제 수로에 불과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전에 루비오의 전쟁 관련 주장에 대해 일부 반박한 적이 있으며, 분석가들은 그가 다시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높고, 대통령 자신의 지지율은 낮으며, 전쟁은 미국 국민들에게 매우 인기가 없어, 대통령이 운신할 수 있는 여지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이란과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트럼프의 강경 발언은 이란이 양보하도록 만드는 데 거의 아무런 효과가 없었으며, 분석가들은 오히려 트럼프가 가장 큰 양보를 해야 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한다. 상황은 그런 방향으로 흐르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고민이 바로 양보가 보이지 않는 양보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느냐이다. 이란의 양보를 이끌어내기에는 미국의 입장에 훨씬 좋지 않다.
해협 재개방은 이란과 미국 간 협상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여겨지며,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를 원하고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작전의 주요 목표물이지만, 문제는 미국이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이란과 오만 사이에 마련된 어떤 합의안이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지 여부이다. 곧 이란-오만 합의안이 도출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고위 소식통과 지역 관리 두 명의 말을 인용, “테헤란이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는 선박에 대한 통제권을 일부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해협 재개방 합의가 임박했다고 말했지만, 이란 관리들은 세부 사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오만 협정이 체결되고 미국과 이란 간의 회담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체결했지만 곧바로 무산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최종 평화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 예비 합의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11월 중간선거 시점까지도 갈등이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점차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일부 주에서는 9월부터 조기 투표가 시작된다. 트럼프의 마음은 조급해질 수 밖에 없다. 외국의 개입을 피하고 미국 국민의 경제적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재선을 노렸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간선거 앞에서 더 큰 정치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그의 공화당은 의회 장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전쟁 목표 달성은 미미
트럼프는 전쟁 초기에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 다수의 지도자들을 제거하고,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시킨 것을 두고 꾸준히 승리를 주장해 왔지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대통령이 전쟁에서 달성하고자 했던 많은 목표들이 좌절됐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중동 파트너들이 외교적 해결을 다시 시도해 달라고 요청한 후 새로운 대규모 공격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왕세자 모함마드 빈 살만(MBS)의 추가 공격 제재 권유와 사실상 공격에 쓰일 미군의 미사일 등이 태부족한 상황 등이 추가 공격 계획 철회로 이어졌다. 물론 트럼프는 미군의 무기 부족을 전면 부인했다.
이란은 미국의 걸프만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중동 담당 정보부국장을 역임했던 조너선 파니코프(Jonathan Panikoff)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앞으로 수년간 미국의 어떤 제한이 있을지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전쟁을 대체로 지지해 온 이란 강경파들조차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점도 트럼프의 행동 제한 요인이다. 워싱턴에 있는 강경 반이란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베남 벤 탈레블루(Behnam Ben Taleblu)는 X(엑스.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11월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어느 쪽이든 손해 보는 상황으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섣부른 결정’을 피하고, 미국이 협상력을 가진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협상에서도 이란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이란의 외교관들은 매우 노련한 정통 외교관들인 반면, 미국의 협상 대상자들은 외교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전쟁 승리를 점치는 것은 섣부른 예단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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