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칼국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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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칼국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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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뚝딱~ 뚝딱~"

과거 한적한 소도시에 위치했던 우리 동네의 정적을 깨뜨렸던 소리였습니다. 허구헌 날 허리띠를 졸라맸어도 항상 빈한했던 동네사람들은 다들 먹고 살기 위해 밖으로 나갔고 집을 지키는 강아지들마저 꾸벅꾸벅 조는 시간대인 오후의 정적을 깨뜨리는 그 소리는 바로 우리 할머니가 빨래방망이를 두드리며 내는 어떤 '즐거운 소음'이었지요.

지금처럼 편리한 다리미가 없던 시절 그 방망이는 빨래를 펴주는 역할은 물론이요 주말이면, 아니지요... 하루 걸러씩 (그때는 왜 그리도 쌀이 부족했던지요) 밀가루를 물에 개어 그 방망이로 다시 두드려 만두도 빚고 칼국수도 만들어주셨던, 마치 도깨비가 휘두르는 요술방망이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어여 오거라~ 우리 칼국수 먹자."

할머니가 끓여주신 그 칼국수와 만두는 참으로 맛이 있어서 늘상 두 그릇씩이나 먹는 과식을 하는 통에 배가 꺼져라고 마구 동네를 가로지르며 뛰곤 했었지요. 어제 모 방송에서 북한식 만두만을 전문적으로 빚어 파는 집이 소개되었는데 그 프로를 저와 함께 시청하던 여고생 딸내미가 "아빠, 저두 저런 맛있는 것 좀 사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저긴 서울인데? 저걸 먹자구 서울까지 가자구?" 물었더니 딸내미는 대전에도 알아보면 분명히 그런 집이 꼭 있을 거라나요. 그래서 "내일 아빠가 퇴근할 때 우리 공주님께 꼭 사다줄게"라고 약속을 하긴 했는데 대체 어딜 가야 그런 맛나는 만두를 살 수 있남유?

저는 음식 취향이 육식보다는 채식주의자여서 평소 칼국수를 즐겨 사먹는데 하지만 과거 우리 할머니가 그처럼 방망이를 두들겨가며 만들어주셨던 그 맛있던 칼국수 맛은 여지껏 어디서고 맛 보질 못했으니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래 전 저 먼 하늘나라로 총총히 사라져 가신 할머니가 문득 그리운 여름 오후입니다. 오늘 저녁은 칼국수를 사 먹으러 갈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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