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 한지이양 시전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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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 한지이양 시전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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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형성 이래 최연소

서울디지털대학교와 계간 '시작'이 공동 주관하는 제3회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이 20일 당선 수상자로 한지이양(16,안양예고 문창과2)을 선정했다. 한지이양은 '골드러쉬'외 4편으로 사이버문학상 수상과 함께 시전문지 『시작』의 등단 시인으로 인정받게 됐다. 만 16세의 나이로 2008년 하반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기준 우수문예지에 정식 등단한 것은 한국시문학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간 최연소 등단은 1949년에 만 17세의 나이로 등단한 고(故) 이형기 시인의 기록으로 알려져 왔다.

심사를 맡은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한양의 작품에 대해 “시적 언어의 활력과 가능성을 풍부하게 내장하고 있는 점을 높이 사서 뽑았다”며 551명의 투고자 중에서 “감각적 구체성과 감각적 체험에서 비롯된 시적 실감이 단연 앞서 있었다”고 평가했다.

행사를 주관한 서울디지털대학교 오봉옥 교수는 “보통 최종심에는 몇 편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고심을 하게 마련인데 이번의 경우는 예외였다”며 심사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양의 작품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또한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30대 초반 쯤으로 예상을 했는데 너무도 어린 학생이 전화를 받아 깜짝 놀랐다”며 한양의 수상 경력을 듣고서야 이해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양은 그동안 ‘100주년 김유정 백일장’, ‘서울시 학생백일장’, ‘한양대 시 이어짓기 백일장’ 등을 비롯하여 각종 대학 문학상과 백일장 등에서 20여 차례 넘게 상을 받은 바 있다.

한양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중학교 교내 백일장 산문 부문에서 장원으로 뽑혀 전국백일장대회 본선에 출전하면서부터이다. 이후 안양예고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이후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한양은 “시는 언어의 스펙트럼에 나만의 색깔로 내뿜는 아름다운 운율의 생명체”라며 시에 대한 단상을 말했다. 수상 소감을 통해서는 “언제였던가, 감히 시는 허락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상처받고 버려진 것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 세상을 떠나는 것들을 잡지 못하고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것이 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펜을 잡으면 사람들의 슬픔이 먼저 떠오른다. 반짝하는 것은 모두 눈물이고, 먼 하늘에서 힘주고 있는 별들에 대해서 나는 오늘 밤에도 생각하고 있다. 눈물을 담는 가슴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작가로 한양은 전상국과 이청준을 들었고, 시인으로는 기형도와 이윤학, 그리고 자신을 가르친 신동옥 시인과 윤한로 선생님을 들었다. 한양은 현재 안양예고 교내 신문 기자, 전교 학생회 봉사부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국제봉사상 수상 뿐 아니라 영어인증시험 1급 자격증까지를 취득하기도 했다. 시상식은 이번 달 23일 서울디지털대학교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심사평>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부와 계간 '시작'에서 주관하는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에는 많은 분들이 응모해주었다. 오랜 시간의 노력이 녹아 있는 가작들 덕분에, 심사위원들은 즐겁고도 보람 있는 시 읽기를 경험했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이 우리 문단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더없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모두 551명의 응모자 가운데 마지막까지 권현우, 김은상, 이은영, 조양비, 한지이 씨(가나다 순) 등 다섯 분의 작품에 각별하게 주목하였다. 이분들의 시편은 안정감과 패기, 익숙함과 낯섦, 산문 지향과 운문 지향, 서정의 구심과 원심 등 우리 시의 다양한 미학적 충동과 방향을 여러 방향에서 보여주어, 심사위원들로서는 어느 분이 당선자로 뽑히더라도 무방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만큼 작품적 성취가 균질적이고, 충분한 습작 시간을 담고 있었다. 그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안정된 언어 구사나 주제의 진중함보다는, 시적 언어의 활력과 가능성을 풍부하게 내장하고 있는 언어를 높이 사서, 한지이 씨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조양비 씨를 가작으로 각각 뽑기로 합의하였다.

당선작인 한지이 씨의 작품은, 감각적 구체성과 감각적 체험에서 비롯된 시적 실감이 단연 앞서 있었고, 더구나 최근 시편들에서 잊혀져가는 기율이기도 한 동시대의 타자들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형상화를 지속적으로 해갈 가능성이 짙게 보였다. 신뢰와 축하를 얹어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가작인 조양비 씨의 작품은, 일상의 리듬과 그 안에 미세하게 번져 있는 균열을 포착하는 감각과 언어적 형식에서 가능성이 점쳐졌다. 스케일과 활력을 늘여간다면 좋은 작품을 생성할 여건이 준비되었다고 판단하여, 가작으로 추천하기로 하였다.

심사위원들로서는, 앞으로 더욱 젊고 패기에 찬 젊은 언어들이 우리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오기를 바란다. 이번에 당선되지 않은 분들도 더욱 정진하기를 바라고, 거듭 당선자에게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심사위원 : 이재무(시인),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 오봉옥(시인.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창과 교수)

<한지이 수상소감>

시를 쓰는 동안 아이를 잃은 프리다 칼로처럼 아무것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두근대는 깊은 밤 폐광 속으로 들어가는 여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펜을 잡을 때마다 밤이 길을 이끌어오고, 바람은 집 앞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누군가 버린 것들, 혹은 잃어버린 것들을 짊어지고 늘 어디론가 숨어 들어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시를 썼지만, 그것 역시 헛것일 때가 많았습니다. 항상 생각했습니다. “시는 언어의 스펙트럼에 나만의 색깔로 내뿜는 아름다운 운율의 생명체 이므로 때로는 진지함으로 때로는 발랄함으로 때로는 따스함으로 때로는 날카로움으로 시가 나를 선택하게 하자, 그리고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자” 라고 다짐했습니다.

가끔씩 제 몸이 깊은 터널처럼 느껴져 저는 밤이면 수없이 빨려 들어갔습니다. 온 몸 전체가 현악기의 몸통처럼 수없이 울릴 때가 있었습니다. 멀리서 터져오는 메아리, 메아리 같은 것들이 밤마다 저를 일으켜 세우고 또 펜을 잡게 했습니다. 시를 쓰지 않아도 늘 어두운 밤들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터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늦은 저녁 골목길에 낮게 깔린 안개처럼 저는 항상 밑에서 서성거렸습니다.

끝없이 빨려 들어가는 동안, 제가 의지해온 것은 터널에서 낯선 궤도를 따라 멈칫멈칫 하던 저를 붙잡아준 펜, 한 자루였습니다. 오늘 한통의 전화로 깊은 폐광 속으로 더욱 더 밀어 넣어 주신 심사위원 분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어두운 나머지 딸이 길을 잃을까 걱정하시는 부모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때로 길을 잃을 때마다 늘 제가 옳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셨던 전상국 작가, 이윤학 시인, 시 선생님인 신동옥 시인, 윤한로 선생님, 모든 분들을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제였던가 감히 시는 허락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처받고 버려진 것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 세상을 떠나는 것들을 잡지 못하고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것이 시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펜을 잡으면 사람들의 슬픔이 떠오릅니다. 반짝하는 것은 모두 눈물이고, 먼 하늘에서 힘주고 있는 별들에 대해서 저는 오늘 밤에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눈물을 담는 가슴이 되고 싶습니다.

몇 편의 시로 자욱한 그리움들을 몰아내기는 어렵겠지만 자만하지 않고 결코 쉬지 않겠습니다. 분발하기 위해 견고한 날개를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지이 시>

골드러쉬

라린코나다, 바람의 분진같은 사내 몇몇이
하루종일 동굴 천장에 매달려있다.
조도를 낮추며 새어들어오는 뙤약볕, 때때로
바람은 예고도 없이 굴 속에 침입한다.
그들은 라린코나다 갱도에서
지층의 나이테를 긁어모으고 있다.

강원도 정선 화암광산 안
석탄처럼 검은 얼굴을 가진
아버지는 너무 오래 병을 참아왔다.
이젠 하나의 폐광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몸,
말을 내뱉을 때마다 호흡곤란처럼
세상이 가르릉가르릉 거렸다.
폐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것으로 보아
곧 밤이 찾아올 것입니다. 아버지는 꿈속에서
페루의 갱도로 들어서고 있을까
저녁은 독성 폐기물처럼 번지듯 퍼져오고
시간 위로 오래된 수면이 뚝
뚝 떨어지고 있다.

사내들의 허기가 뙤약볕에 황금처럼 반짝거린다.
안데스에 반흔으로 남겨진 것은
이들의 몸 속에 긴 세월 박혀있던
금들이 내비치는 것은 아닐까
빙하 밑 광산에 묻어놓은 뼈조각들이
우글우글 부풀어오르고 있다.
어둠 속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 발자국 소리.

사내의 등에 묻어있던 사금가루가
아버지의 폐로 날아든다.
시간이 전속력으로 공회전하는 오후 병실
아버지도 골드러쉬 행렬을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문 속
폭설같은 눈동자에서 이따금씩 아버지가 비춘다
나는 혼자서 햇무리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다가
여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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