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에세이<2> 담배에 대한 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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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 신대륙에서 유럽에 전해지자 비교할 만한 것이 없이 공전의 환영을 받았고, 그에 따라 자연히 재배지역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포루투칼과 스페인 선원들은 담배를 유럽에서 세계 곳곳에 퍼뜨렸다.

1559년 리스본 주재 프랑스 대사 장 니코는 포르투칼에서 널리 퍼진 엽연초의 경이로운 효능에 감탄한 나머지 본국의 프랑수아 2세와 카트린느 드 메디치 왕비에게 담배를 헌상(獻上)했는데 카트린느는 놀라운 담배를 가루로 만들어 두통약으로 애용했고, 그래서 담배를 〈왕비의 약초〉라고까지 불렀다.

그 후에 장 니코가 담배를 처음 들여왔다고 해서 그것을 기념해 〈니코틴〉이란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이다. 이리하여 담배는 소리없이 말굽을 달았고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드디어 해가 지지 않는 신사의 나라 영국까지 건너가게 되었다.

영국에 담배를 전한 사람은 월터 롤리였다. 롤리는 미국 버지니아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담배와 감자를 처음 들여 왔다. 어느 날 그가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 오르자 하인이 불이 난 줄 알고 롤리의 머리에 물을 끼얹었다는 일화는 현대에 까지 회자되고 있다.

롤리는 독신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엘리자베스 1세의 연인이었다. 엘리자베스 1세가 죽고 스튜어트 가(家)의 제임스 1세가 왕위를 계승한 후 롤리는 담배를 아주 싫어한 제임스 1세의 미움을 사게 되어, 그 뒤 런던탑(塔)에 투옥되었다가 처형되었다.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은 최초의 희생자인지도 모른다.

제임스 1세는 즉위 다음 해인 1604년에 "담배에 대한 도전"이란 글을 발표하여 흡연 자체를 야만인의 풍습이라고 비난했다.

1605년에는 옥스퍼드대학에서 국왕 임석 하에 흡연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으며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왕은 흡연 반대파가 우세할 것을 기대하였으나 오히려 찬성파가 이기는 바람에 금연령(禁煙令)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왕은 담배에 높은 수입관세를 물리고 국가가 전매권을 갖도록 했다.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 광해군 때라고 한다. 철종 때의 실학자 이규경은 그가 지은책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19세기 중엽의 실학문헌)」에서 광해군 10년(1618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콜럼버스가 담배를 전달하고 신대륙에서 유럽으로 옮긴 지 126년 뒤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다. 담배의 이름도 처음에는 다양했다.

남초(南草), 연주(煙酒), 연차(煙茶), 객초(客草), 담파고(淡婆姑),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졌으며,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어 상사초(相思草),라고도 불렀다.

사학자이며 언론인인 호암 문일평의 「호암전집(湖岩全集)」에 보면 연주(煙酒), 연차(煙茶), 상사초(相思草)에 대한 유래가 나오는데, 정신을 혼취케 함이 술과 같으므로 연주 라는 별호가 붙여졌고, 피로를 해제케 함이 차와 같으므로 연차 라는 별명이 생겼으며 한 번 빨아 습성이 되면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으므로 상사초 라는 칭호까지 생겨났다.

일본의 동방에 〈아비리가〉라는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에 절세 미녀가 있었는데 이름을 담파고(淡婆姑)라고 불렀다. 많은 남자들이 앞을 다투어 그녀를 사랑하였는데 그만 미인 박명이라더니 결국 요절하고 말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녀가 죽은 뒤에도 연모의 정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았다.

어느날 어느 애인이 이 미녀의 분묘에 가서 해지는 줄도 모르고 배회하다가 밤이 되어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 근방을 살펴보니 향기가 있는 꽃이 있는지라, 그는 곧 그 한 잎을 따서 먹으니 배고픈 것이 싹 가시고 몸이 따스해지며 찬바람을 느끼지 않게 되어 술에 취한 것과 같이 몽롱했다.

그리하여 이 향초를 연주, 또는 상사초 라 이름하게 되어 그 소문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때부터 담파고라는 절세 미녀가 죽어 상사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우스갯소리로 전해오는 담배 이름은 원래「다음 배」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도 전해온다.

미국 상선들이 인천항에 도착하여 처음에 인심을 쓴 것이 담배였다는 것이다. 우매한 백성들은 양코배기들이 주는대로 따라 피우다 보니까 맛이 괜찮고 그런 대로 멋이 있어 미국상선이 귀국길에 오를 적에는 그 아련한 담배맛에 손을 흔들며「다음배! 다음배!」를 목이 터져라 외쳐대니 그것이 줄여져서 〈담배〉가 되었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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