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들, 러시아 침공에 ‘적극적 반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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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들, 러시아 침공에 ‘적극적 반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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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 마리우폴/하리코트 참상 : 세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

- 푸틴의 생각 :
▶ 강대국은 약한 나라를 마음대로 지배하는 게 당연
▶ “힘이 곧 정의”

- 상당수 신흥국 :
▶ 러시아산 무기에 의존
▶ 옛 소련 경제원조에 달콤한 향수(?)
▶ 서방국은 퇴폐적이고, 이기적인 위선 덩어리라 생각

- 서방측 자신의 행동도 영향력 상실

- 인구분포에 따른 러시아 침공을 보는 입장 :
▶ 러시아 비난 및 제재에 가담하는 나라 ; 전 세게 인구의 1/3에 해당(서방국가)
▶ 세계 인구의 1/3은 중립적 입장 (인도는 물론 미국 동맹국 중 사우디, UAE 등도 선뜻 지지하지 않아)
▶ 나머지 3분의 1 ; 러시아가 주장하는 침공의 구실에 동참하는 나라 국민(중국이 대표적)

- 우크라 침공 전, 서방은 자신이 신봉하던 ‘보편적 원리에 대한 신념’을 잃어버려
▶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시 관계 재설정, 미국 경제에만 신경(2008년)
▶ 시리아 내전에 대한 미국의 대응 부족(2013년)
▶ 우크라 크림반도 병합시 무대응 (2014년)

-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신흥국
▶ 서방국 못지않게 이기적
▶ 신흥국, 편할 때만 연대를 청하고 그렇지 않으면 등을 돌린다
▶ 서방국에 정당한 불만과 과장 섞여 있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뿌리 깊은 분노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전쟁 참사 / 사진 : 영국 텔레그래프 동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전쟁 참사 / 사진 : 영국 텔레그래프 동영상 캡처

세상에는 강자와 약자가 존재한다. 강자는 약자를 우습게보기 쉽고, 약자는 강자의 뜻에 순응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선한 강자이든, 악한 강자이든, 강자들이 뭐라고 할 때 섣불리 예스혹은 라고 답하기 쉽지 않다.

지난 224일 선하지 않은 강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짓이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강자 쪽에 속해 있는 측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비난하고 경제적 제재 등을 가하고 있지만, 강자 같지만 약한 자 인도, 중국 등은 선뜻 전쟁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다 신흥국들 역시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무엇보다도 4,400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운명이 달려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거센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도시 마리우폴(Mariupol)과 하리코프(Kharkov)의 처참한 모습은 세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우크라이나에게) 서방국가와 관계를 끊고, 러시아 정부에 복종할 것을 압박했다. 푸틴은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은 자국보다 작은 나라들을 자유롭게 지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라고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6일 기사에서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동맹을 맺을 상대는 우크라이나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러시아의 압박에 반발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서방 세계의 지원 아래 모든 나라는 주권을 갖는다는 보편적 원리를 공언하고 있다. 러시아이든 우크라이나이든 전쟁터에서 승리하는 편이 세계의 위상에 관한 근본적인 논란의 승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문제로 드러나고 있는 것은 서방국가들이 이 논쟁에 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흥국 대부분이 러시아의 침공 반대에 (소극적) 지지나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산 무기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나 옛 소련의 선심성 경제원조에 어울리지 않는 향수를 느끼는 나라들을 포함 서방국가들을 퇴폐적이고 이기적인 위선 덩어리로 보는 나라들이 적지 않다.

이들 국가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환영하지는 않더라도 우크라이나 위기를 남의 일로만 보는 신흥국이 더 많다는 점이다.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원국이 러시아에 대항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태도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나라들이 많을수록 세계는 위험한 길로 끌려들어가려고 한다.

* 서방측 자신의 행동도 영향력 상실

지난 32일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가 141개국의 찬성 다수로 채택됐다. 반대는 5개국에 그쳤고, 35개국은 기권으로 돌아섰다

인구 분포로 보면 상황은 더 복잡하다. 이코노미스트의 조사부문 EIU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를 비난하고 제재에도 가담하고 있는 나라의 인구는 세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서방국가 국민이다. 다른 3분의 1은 중립적인 나라에 산다. 인도 등 대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미국의 동맹국 중에서도 쉽지 않은 나라가 포함된다.

나머지 3분의 1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침공의 구실에 동참하는 나라의 주민이다. 이 그룹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은 우크라이나에는 미국이 지원하는 생물무기연구소가 있다는 러시아의 선전전을 반복적으로 펼치고 있다.

힘이 곧 정의라는 푸틴의 세계관에서는 서방 국가들이 지금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 쇠퇴를 나타내는 증거다.

이코노미스트는 “1991년 소련이 무너지고,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이 됐을 때, 각국이 미국에 접근한 것은 미국이 제창하는 이데올로기를 믿어서가 아니라 미국의 후원을 얻기 위해서였다고 본다. 이 해석으로는 중국의 대두와 함께 소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약화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쇠퇴론은 좀 지나치더라도, 이 설에는 다소의 설득력이 있다. 서방 국가들 스스로도 영향력을 상실할 수 있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푸틴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충격을 가하기 전까지 서방은 자신이 신봉하던 보편적 원리에 대한 신념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2008년 조지아(옛 그루지아) 침공으로 미국 재생을 내걸고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서둘러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설정(reset)'하고, 국내 경기를 회복시키는 쪽에 정력을 기울였다.

2013년에는 시리아의 아사드 독재정권이 내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의혹이 부상했지만, 오바마는(딱 한번은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을 결단했지만) 결국은 보류했다.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때도, 서방은 러시아에 엄격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전쟁 참사 / 사진 : 영국 텔레그래프 동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전쟁 참사 / 사진 : 영국 텔레그래프 동영상 캡처

*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신흥국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이 같은 서방세계의 빗나간 길이 퇴폐(Decadence)의 증거가 된다. 만일 그렇다면 퇴폐가 만연한 것은 미국의 트럼프 전 행정부 아래서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국을 경시해, 외교를 완전하게 손익 계정에 근거하는 거래로 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분노와 음모론에 넘쳐 한층 더 후퇴했다. 유럽연합(EU)도 종종 어이없을 정도로 내홍을 겪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Brexit, 브렉시트)은 찬반양론이 있지만 실책 중의 하나였다.

신흥국들도 미국과 그 동맹국을 이기적이라고 본다. 편할 때만 연대를 청하고 그렇지 않으면 등을 돌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와 중국이 국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한 데 비해 서방국가들은 국내에 대량의 재고를 들여왔다. 기후변화 대응도 그렇다. 그동안 서방지역은 석유와 석탄을 태워 경제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신흥국들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고 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금 협력하겠다는 소소한 약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흥국의 눈에는 서방국이 위선적이라고도 비친다. 유럽은 보편적인 권리에 대해 말한다. 분명히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였지만, 과거 시리아 난민을 거부했던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칭찬할 만한 일이 아니다. 2003년 미국을 주체로 한 유지연합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도 유엔의 명확한 승인을 받지 못했다.

서방측에서 보면,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은 자국민에게 신경가스를 사용하고 이웃나라를 공격한 잔인한 독재자였다. 민주적 선거에 의해 선출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신흥국 측의 반응에는 정당한 불만과 과장이 섞여 있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뿌리 깊은 분노가 깔려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나라들은 중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들 역시 주권국가로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관할 수 없다. 푸틴이 목표로 하는 세계에서는 신흥국의 국민이 심대한 괴로움을 당할 것이다. 그 심각성의 정도는 서방국가들이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을 모두 뛰어넘는다.

* 무역이나 조약에도 거짓말이나 조작이 증가하다

이유는 푸틴이 원하는 세계가 지금의 세계보다 훨씬 퇴폐적이고, 이기적이며, 비인도적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그걸 말해준다. 우크라이나 정권은 신나치(neo-Nazi)라는 푸틴의 터무니없는 거짓말과 자신들이 전쟁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부정하는 그의 자세야말로 퇴폐적이다.

NATO가 중.(.)유럽 국가들로 확산되면서 러시아에 견디기 어려운 위협을 가한 것이 이 전쟁을 불렀다는 그의 뻔뻔한 주장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NATO에 가입한 중.동유럽 국가들은 삼켜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소련의 압정을 거쳐 '자위'를 위해 스스로 가입을 선택했다. 고문과 여성 구타, 대량살인 등 무도한 행위를 보면 러시아군에 도덕관은 없는 것도 명백하다.

푸틴이 생각하는 대국의 지배는 전쟁터에 머무르지 않는다. 결국 무력행사의 성공이 지정학적 우위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는 그의 주장이 옳다. 러시아가 이 전쟁에 이기면 무역 조약 국제법 등에 약한 자 괴롭힘과 거짓말, 정보 조작이 더욱 끼어들게 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러한 많은 결정이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는 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를 자기 편의대로 만들겠다고 들끓고, 자신의 세력권을 지배하기에 충분한 힘이 있다고 믿는 중국에는 이런 세계관이 잘 들어맞을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이 마음에 그리는 야만적인 세계와 우크라이나가 생각하는 세계는 대조적이다.

러시아에 철저히 항전하는 우크라이나는 민주주의의 기수가 됐다. 서방국가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자유와 희망을 위해 싸우고 있다. 신흥국들은 지금 세계의 위상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 세계를 푸틴으로부터 보호, 확대하고 있는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해 푸틴 전쟁 반대를 지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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