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교육현장, ‘정권 선전’ 거부 교사엔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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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교육현장, ‘정권 선전’ 거부 교사엔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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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중인 러시아 병사는 영웅
- 우크라이나 지배자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협력자
- 서방국가. 러시아 사회 분열 확대 시도
- ‘우크라이나는 소련 공산당 전신인 볼셰비키가 건설’ 주장
- 러시아군에 관한 가짜정보(fake information) 확산, 최장 15년 금고형
- 러시아 교육자료 일부 : 서방국가와의 문화전쟁을 수행한다고 주장
전쟁에 반대하는 교사들은 반체제 인사나 비(非)정부기구 활동가, 독립 언론인들과 함께 벌금 소추 실직 가능성으로 러시아 국가의 압력을 받는 상황에 빠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3월 초 러시아군에 관한 가짜정보(fake information) 확산을 범죄로 규정해, 벌금 또는 최장 15년의 금고형을 부과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 사진은 러시아 학교 교실 / 유튭
전쟁에 반대하는 교사들은 반체제 인사나 비(非)정부기구 활동가, 독립 언론인들과 함께 벌금 소추 실직 가능성으로 러시아 국가의 압력을 받는 상황에 빠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3월 초 러시아군에 관한 가짜정보(fake information) 확산을 범죄로 규정해, 벌금 또는 최장 15년의 금고형을 부과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 사진은 러시아 학교 교실 / 유튜브 캡처 

지난 224일 푸틴의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며칠이 지잔 후 러시아 시베리아 지방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안드레이 셰스타코프(38)는 메시지 앱 왓츠앱의 역사 교사가 모인 그룹 채팅에서 한 파일을 열었다.

열려진 파일에 담겨 있는 것은 수십 페이지의 문장이나 프레젠테이션 자료 외 동영상 링크로 이번 전쟁에 대해 10대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지시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누가 채팅상에서 이 파일을 공유했는지는 불분명했지만, 문서의 상당 부분에는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교육부 휘장이 달려 있었다고 전했다.

파일 자료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 병력은 영웅이다. 우크라이나 지배자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협력자와 공통의 목적을 내걸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사회에 분열을 넓히려 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은 단결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는 지도요령이 담겼다.

안드레이 세스타코프 교사는 지난 1월 교사가 되기 전 경찰관으로 16년 동안 일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러시아 지배층이 내세우는 민주주의적 가치관에 충실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정권 비판으로 유염한 알렉세이 나발리의 영향도 있었다고 한다.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6,700km떨어진 시베리아 동부 탄광도시 네륜구리(Neryungri)의 제2중학교에서 가르치는 셰스타코프 교사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이 내용을 가르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 교사는 교육부의 지도요령대신에 이 지도요령이 무슨 내용인지, 그리고 그것이 역사적으로 왜 잘못된 것인지를 학생들에게 말해주었다고 한다. 예컨대 우크라이나는 소련 공산당의 전신인 볼셰비키가 건설했다고 주장하지만 역사교과서는 우크라이나 역사가 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이 교사는 더 깊이 파고들었다. 31일 수업에서 그는 러시아군 지원은 권할 수 없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반대하며, 러시아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파시즘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스스로 파시즘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셰스타코프 교사가 서명을 한 경찰조서를 열람해 확인됐다는 것이다.

또 교실에서 한 발언에 관한 35일자 조서에 따르면, 이후 며칠 동안 셰스타코프는 현지 경찰과 러시아연방보안청(FSB)에 소환되어 신문을 받았다. 그는 이 발언으로 기소는 되지 않았다고 한다. FSB와 현지 경찰은 이와 관련 일체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한다.

지난 318일 법원은 셰스타코프 교사에게 러시아군 신용을 훼손시켰다며 35천 루블(565,600 )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같은 범칙금 부과는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러시아병사의 인터뷰 동영상을 온라인에 전재한 데 대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 교사는 인터뷰에서 전쟁에 공공연하게 반대한 이상 머지않아 해고될 것이라고 생각해 지난 달 교사를 그만두었다는 것이다.

이와 동일한, 또는 유사한 지도요령을 러시아 전 국토의 교사가 받고 있다는 것이 교원 조합 간부 2명과 교사 2,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수업을 실시했다고 보고한 2개 학교의 소셜 미디어 투고를 통해 밝혀졌다.

주류 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프로파간다(propaganda)를 교육 현장에까지 넓혀 정권에 대한 지지율 제고를 도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전 이후 러시아 국내에서는 많은 학교가 학생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병사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과 러시아 내에서 전쟁 지지의 상징인 ‘Z’를 사람 글씨로 표현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전쟁에 반대하는 교사들은 반체제 인사나 비()정부기구 활동가, 독립 언론인들과 함께 벌금 소추 실직 가능성으로 러시아 국가의 압력을 받는 상황에 빠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3월 초 러시아군에 관한 가짜정보(fake information) 확산을 범죄로 규정해, 벌금 또는 최장 15년의 금고형을 부과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 서방의 하이브리드 전쟁

교사 셰스타코프가 받은 지도요령에는 14~18세 학생이 대상이라고 적혀 있다. 내용에는 교사 대상 세부 수업 계획 외에 푸틴 대통령의 연설 동영상 링크, 수업 실례가 짧은 동영상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국내 여론을 지도부에 반발시키기 위해 첩보전을 벌이고 있으며, 모든 러시아 국민이 이에 단호히 저항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한 수업계획은 러시아는 전통적인 가족제도를 파괴하고, 서방의 가치관을 러시아에 떠넘기려는 서방국가와의 문화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자료에 따르면, 옛 소련의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는 반()러시아 정책을 추진해 왔다. “러시아어에 대한 공격이 행해져 양국 공통의 역사가 왜곡되고, 2차 세계 대전의 전쟁 범죄인과 범죄 집단이 영웅으로 추앙받았다고 문서에는 쓰여 있다. 여기서 언급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과 동맹한 우크라이나의 국가주의자들을 말한다.

또 다른 수업 계획에서는 서방국이 선전선동과 경제 제재, 군사적 압력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을 전개해, 내부 대립을 부추김으로써 러시아를 타도하려고 하고 있다고 되어 있다. 서방국가는 무허가 시위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법을 어기도록 부추겨, 겁을 주려고 한다면서, 우리(러시아)가 서방의 도발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적고 있다.

학습요강에는 한 문장이 진짜인지 거짓인지를 학생들에게 15초 만에 판단하게 하는 게임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한 문장은 다음과 같다.

항의 행동을 조직하고, 당국을 도발하며,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은 하이브리드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볼가 강 연변의 도시 사마라(Samara)’에 있는 학교와 시베리아 남부의 미누신스크(Minusinsk)에 있는 학교의 소셜 미디어 투고에, 같은 파일로부터 빼앗긴 슬라이드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우랄산맥 인근 도시 첼랴빈스크(Chelyabinsk)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다니르 프로토니코프는 로이터에 셰스타코프 교사가 받은 것과는 다른 교재 패키지이지만, 학교 측이 비슷한 내용을 가르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일부 지역이나 학교는 이 같은 학습 프로그램을 다른 때보다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취재한 교사들은 전했다. 5명의 교사는 이런 프로그램을 가르치도록 교사가 명확한 지시를 받은 예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학교나 지역 교육 당국의 요청이나 권장의 형태가 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독립계 교원노동조합의 다니일 켄 위원장은 이런 요청을 거절하고, 아무 일 없이 넘어간 교사도 있다고 말한다. 또 지도요령을 따르지 않았지만 상사에게는 그대로 가르쳤다고 보고한 교사도 있다. 그에 따르면 거부하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 교장이 사퇴를 요구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 노조에는 일주일에 6명가량의 교사가 푸틴 정부의 노선을 추진하고 싶지 않아 그만두겠다고 연락했다고 한다.

* 정치적 각성

셰스타코프 교사는 머리를 짧게 깎고, 소련 육군에서 개발된 무술 삼보를 맡고 있다. 경찰에서 일하는 동안 1년간 내무부 특수부대 근무를 했었다고 한다. 법 집행 기관 중 하나인데, 이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

셰스타코프 교산는 청소년 범죄를 저지르던 지역 경찰관이던 2018년까지 정치적으로 눈을 떠 알렉세이 나발리가 발표하는 동영상을 보게 됐다고 한다. 푸틴 정권 간부들의 부패를 고발해 현재는 러시아 국내에 수감돼 있는 반체제 인사다.

셰스타코프 교사는 나는 바야흐로 반체제파의 인간이 되었다, 말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을 때, 희생자 사진을 보고 마음이 어지러워져 소셜네트워크상에서 몇 시간씩 전투 동영상을 봤다고 한다.

셰스타코프 교사와 로이터 통신이 열람한 318일자 법원 판결에 따르면, 그는 5200여 명의 등록자가 있는 지방 언론 사이트 댓글 창에 우크라이나에서 포로가 된 러시아 병사의 인터뷰 동영상을 가명으로 옮겨 실었다.

법원은 셰스타코프의 행위가 러시아군의 신용을 훼손하는 것을 금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셰스타코프는 증거는 없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이 전화를 FSB에 도청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FSB의 복면 수사관임을 알 수 있는 인물들을 최근 며칠 사이 세 차례 발견했다고 말했다.

셰스타코프는 현재 당국의 처벌을 더 받을 것을 우려해 러시아를 떠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정권이 2018년 단속을 강화한 이후 수만 명의 반체제 인사가 러시아를 피했는데 셰스타코프도 여기에 끼게 된다. 당국이 출국을 금지하지 않는 한 터키로 갈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러시아 국내에 머물러, 전쟁 반대의 소리를 참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면서 입 다물고 있기는 힘들 테니까터키로 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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