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천국 아이티는 지옥
유괴 천국 아이티는 지옥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1.05.0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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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범들은 풀려난 이후에도 그들에게 “다음에 만나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늘 불안 속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납치범들은 풀려난 이후에도 그들에게 “다음에 만나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늘 불안 속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유괴 천국 아이티 ? 아이티 국내에서는 유난히 유괴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유괴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아이티에서 5살의 아이 유괴 사건이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아이티 유괴 현상 등 아이티 사회를 분석 보도했다.

이 다섯 살 난 여자 아이는 지난 1월 말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거리에서 놀다가 납치됐다. 이 아이의 엄마에 따르면, 교살된 것으로 보이는 납치된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1주일 후였다. 아이 엄마는 땅콩 팔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빈곤에 찌든 사람이다. 납치됐을 당시 약 4000달러(448만 원)의 몸값을 지불할 여력이 있을 수가 없었다. 숨진 아이의 엄마는 지역 라디오 방송사의 취대 응해 장례비용 기부 호소 방송이 전국으로 퍼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엄마는 지금 어린 딸의 목숨을 앗아간 갱단으로부터 살해 예고를 받고 은신 중이라고 한다. 그 엄마는 내가 라디오에 출연, 사건을 비난했기 때문에 표적이 되고 있다면서 가난한 범죄 다발지역의 현지 경찰 당국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아이티의 정치는 불안에 불안이 거듭되고, 경제 부진으로 혼란에 빠져온 인구 1154만 명(세계 82, 2021UN통계)의 카리브 해 섬나라로 유괴사건 만연이라는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엔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발생한 유괴사건 수는 2019년의 3배나 되는 234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 유괴건수는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비영리조직인 인권분석센터에 따르면, “범죄조직의 보복을 무서워 해 유괴사건을 신고하지 않는 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이 센터의 집계로는 2020년의 경우 유괴사건이 796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유엔 집계보다 약 3.4배나 많은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브넬 모이즈 (Jovenel Moise) 아이티 대통령은 정부가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며, 납치 대책에 투입할 자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거듭 밝히고는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414일의 유괴가 다반사가 됐고 계속되는 치안 악화 대처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공식 시인했다.

인권운동가들과 미 하버드 법과대학원의 국제인권클리닉의 새로운 보고서는 모이즈 행정부가 권력 유지와 반대파 억압을 위해 폭력적인 범죄조직과 손을 잡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티 야당 세력은 모이즈 대통령의 사퇴와 과도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요구하고 있으며, 과도정부 아래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확보할 수 있는 국내 안정이 달성될 때까지 9월로 예정되어 있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티 대통령 측은 이 같은 고발이나 보고서의 내용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모이즈 정권을 흔들기 위한 반민주주의 세력이 폭력을 부추기고 있고, 그들은 선거 실시를 저지하기 위해 갱단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야당세력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범죄조직은 작지만 몸값을 노리고 5살 여자 아이처럼 가난한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괴의 피해가 많은 것은 교사, 성직자, 공무원, 소규모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 등의 아이티의 중산층 사람들이다. 이들은 경호원을 고용할 만큼 넉넉하지 않은 반면 나름대로 자산이나 인맥이 있어 몸값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범죄조직은 이 같은 사정을 잘 이용 중산층을 노린다는 것이다.

최근 유괴사건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 중의 하나는 지난 411일 수도 북동쪽에 위치한 가톨릭 신부 5, 수녀 2, 일반인 3명이 유괴된 사건이다. 납치된 신부 가운데 4명이 소속된 프랑스계 선교사 단체인 생자크(Saint Jacques) 성직자협회가 425일 낸 성명에 따르면, 납치된 사람들 중 4명은 이후 풀려났으나, 나머지 6명은 실종상태라는 것이다. 몸값 지불 여부에 대해 협회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가톨릭 대주교구는 4월 초 성명에서 최근 우리는 아이티 사회가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유괴사건이 아이티 경제 망쳐

아이티 내 유괴 범죄조직의 폭력이 급증한 최근의 사례는 지난 2004년 반란으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Jean-Bertrand Aristide) 당시 대통령이 퇴진하고,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에 이른 시기이다.

인권운동가들은 201910월 유엔 평화유지군이 철수한 이후 폭력범죄가 다시 증가했다면서, 아이티 경제가 휘청거리는 시기인 만큼 유괴에 재미를 붙였다는 것이다. 인권운동가들은 또 정치적요소도 지적하고 있다. 모이즈 정권은 야당 세력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을 위협하며, 지난 3년 동안 국내를 뒤흔들고 있는 시위와 관련, 반체제 인사들을 억압하기 위해 범죄 집단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하버드대학 법과대학원 국제인권클리닉이 422일 발표한 보고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폭력위주로 이뤄진 빈곤지역에 대한 3건의 습격으로 최소 240명의 주민이 사망했으나, 그 계획, 실행, 은폐에 상층부에 의해 관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이들 습격사건에 대한 아이티 국내 및 국제적인 인권전문가들의 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아이티 정부가 갱단에게 자금, 무기, 차량을 공여, 법의 잣대를 대지 못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피습사건 중 한 건에 대한 계획을 지원했다며, 아이티의 유명한 갱단의 수령과 모이즈 정부의 전직 당국자 2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들 3명은 모두 미 재무부의 혐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권옹호국민네트워크는 납치 반발 번죄조직이 방치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정치 체제가 스스로 무장 갱단과 제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이티 법무장관은 정권과 갱단의 연계는 일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법무장관은 오히려 납치사건의 증가는 혼돈의 양상을 만들어 모이즈 정권의 발목을 잡으려는 정적들의 시도라고 주장했다.

아이티 국민 상당수는 유괴증가에 치를 떨고 있다. 7개 민간기업 단체장은 이달 범죄 증가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아이티 치안 악화에 항의, 415일 발생한 전국적인 파업을 지지한다며 모이즈 정권에 맞섰다.

아이티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괴사건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이즈 정권은 범죄행위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2년 전 모이즈 정권은 갱단의 구성원의 무장해제와 일반사회 복귀를 목적으로 한 위원회를 부활시켰다. 지난 1년 동안 모이즈 정권은 경찰 예산을 증액, 과거 유괴사건 증대를 고민하던 콜롬비아의 조언까지 구했다고 한다. 3월 아이티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유괴방지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몸값 세탁 추적과 같은 조치를 취하긴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달 유괴사건은 정부의 조치와는 무관하게 빈공지역에서 번죄집단과의 총격전에서 4명이 경찰관이 순직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모니즈 정권은 갱단이 판치는 지역에 1개월 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유괴는 이와 상관없이 증가하고 있다.

모이즈 대통령은 오는 9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목표로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야당의 조기 퇴진 요구를 물리치고 이는 중이라고 한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414치안 악화라고 하는 절박한 문제 대처를 개선하기 위해 거국내각 정부를 구성하고 싶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 후드 뒤집어씌우고 총을 들이대고, 고문은 일상적

그러나 아이티의 수많은 국민들은 모이즈 대통령의 그 같은 성명에 회의적이고,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29세의 한 의사는 지난해 11월 포르토프랭스의 병원에서 야근을 마치고 자신의 차량으로 귀가 중 납치당했다며 익명을 전제로 로이터에 자신의 체험담을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동이 틀 무렵 무장괴한 4명이 그를 뒷 자석으로 밀어 넣고는 머리에 후드를 씌우고 총을 들이대고 차를 몰았다고 한다. 납치범이 그를 마지막으로 집어던져 놓은 방은 먼저 납치되어 있던 남자 1, 여자 2명의 피해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의사에 따르면, 납치범들은 풀려나고 싶으면, 가족에게 전화해 50만 달러(55,935만 원)의 몸값을 마련하도록 했다. 먼저 통화를 한 2명은 그런 큰돈을 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 납치범들은 3번째 전화해서 만족할만한 대답이 없으면 죽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의사의 여자 친구의 말을 인용, “여자 친구와 다른 3명의 친구가 갱단과 교섭을 했다는 것이다. 다른 유괴범의 표적이 될까봐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함께 감금됐던 유괴 피해자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납치범들은 이들 가족이 아직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을 태워 녹아내린 스티로폼을 피해자의 피부에 끼얹어 고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범들은 풀려난 이후에도 그들에게 다음에 만나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늘 불안 속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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