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어려운 용서 위에 핀 '희망'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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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어려운 용서 위에 핀 '희망'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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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열혈남아'에 이은 가족상의 변화

^^^▲ 영화 '해바라기'에서는 용서 위에 새로운 가족이 형성된다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
엄마일 가는 길에 해바라기꽃..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웃고 싶었습니다..

- 영화 '해바라기'의 '용서' 뮤직비디오 도입부 중에서 -

한 때 동네 뒷골목의 전설로 군림하던 태식(김래원 분)이 텁수룩한 수염을 한 채로 10년여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하면서 들른 해바라기 식당. '용서'라는 뮤직비디오의 가사처럼 그의 출소만 기다린 채로 그 자리를 지키고 선 어머니가 있다.

하지만, 조폭 출신의 지역 의원과 주먹들이 동네의 재개발권을 틀어 쥐면서 태식의 엄마 덕자(김해숙 분)가 운영하는 '해바라기식당'에는 바람잘 날이 없다. 가석방 상태여서 조금이라도 사건에 연루되면 죄를 뒤집어쓰는 태식은 ''술 먹지 않고, 싸우지 않고, 울지 않겠다"며 결심한다.

영화 <해바라기>(제작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 감독 강석범)는 시종일관 말수 없이 난생 처음 가족을 느낀 고아 청년 태식이 '모자 관계'를 형성한 덕자의 희망 수첩을 받아들면서 조금씩 희망을 갖게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에게 희망이란 온 몸으로 막아서는 가혹한 뭇매는 물론, 가족이라 여기지 않는 여동생 희주(허이재 분)와의 순탄치 않은 관계만큼 어려운 것이었을까.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과 <열혈남아>에서 공통으로 찾을 수 있는 '용서'와 '모성애'라는 주제는 한 남자의 희망 이야기인 영화 <해바라기>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극중 주인공 태식이 길을 지나가던 불량배들로부터 일방적인 구타와 인격적인 학대를 당하면서도 참아낼 수 있게된 건 사랑보다 깊은 용서를 보여준 덕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용서 위에 한 남자는 자신의 희망을 하나씩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싸우면서 정든다고 했던가. 태식에게 까칠함으로 일관하면서 불량배들에게 얽혀든 희주는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내고 생애 첫 월급으로 PMP를 사서 선물해주는 태식에게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연다.

^^^▲ 새로운 가족 관계로 오빠와 동생이 된 원수지간, 김래원과 허이재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 ^^^
관객들은 희주를 통해 결국 덕자가 태식의 양어머니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우행시>의 주인공 윤수(강동원 분)의 피해 가족 박할머니(김지영 분)가 보여준 용서처럼 믿기힘든 한 어머니의 해바라기식 모정에 촛점을 맞춘다.

"애미가 자라는 건 네가 다시는 저런 놈들하고 얼굴 맞대지 않는거야"

하지만 '해바라기'란 단어 속 의미와 달리, 태식은 '어둠의 세계'를 끊고 덕자의 바램에 보답이라도 하듯 자동차 정비공 생활을 하면서 덕자 모녀에 든든한 기둥이 되고 그녀가 건넨 수첩에 적었던 희망들을 하나씩 이뤄가며 지우곤 환하게 미소짓는다.

첫 월급 타보기, 등에 새긴 문신 지우기부터 자신을 믿어준 덕자에게 신발 한 켤레를 선물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에 작은 만족을 느끼며 살아갈 때 쯤 가족의 해체를 위협하는 두 가지 사건이 벌어진다. 그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니 우리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할까.

벼랑 끝에 선 한 남자가 힘들게 이뤄낸 '가족'을 불의의 폭력과 부조리한 세상으로부터 어떻게 지켜가며 핏빛 액션 속에 멍든 몸으로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는가를 잔잔한 배경음악과 함께 스산해진 초 겨울, 메마른 가슴에 따스함으로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미스터 소크라테스>에 이은 김래원에게서 소년 티를 벗은 강인한 남성미와 함께 휴머니즘을 찾게 되고, 영화 <열혈남아>의 나문희에 이은 중견 연기자 김해숙의 온 몸 연기 또한 애틋한 모정으로 기억에 선하다. 이 영화가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허이재의 역할은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으며 악역 조연진들의 연기가 빛났다.

다만, 불의에 대항할 수 밖에 없는 태식 주변의 상황 설정에 대한 설득력 부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영화 <튜브>에서 배두나가 사탕을 꺼내들며 전했던 여운깊은 메시지가 고스란히 이 영화 결말부에 특별 출연한 태식의 친구(박은혜 분)를 통해 고스란히 관객의 가슴에 전해온다.

"'사랑 뭐 별건가, 행복했던 시간 짧은 기억 하나면 충분한거지. 사랑은 변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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