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당신 뿐 이었어. 잉꼬부부(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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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 뿐 이었어. 잉꼬부부(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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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했오

세상에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

고민하던 사랑의 고백과
열정 모두 식어가고

일상의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
근사해 보이는 다른 부부들 보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관습에 충실한 여자가 현모양처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가
능력 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해놓았는지..

서로
그 틀에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을
못 마땅해 하고
자신을 괴로워하면서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귀찮고 번거롭고
어느새 마음도 몸도 늙어
생각처럼 간단치 않지만

헤어지자 작정하고
아이들에게 누구하고 살거냐고 물어보면
열 번 모두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 짓고,

비싼 옷 입고
주렁주렁 보석 달고 나타나는 친구,

비싼 차와 풍경 좋은 별장 갖고
명함 내미는 친구에 비하면.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받은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한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

어느 날 몸살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

빗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
그래도 지겨운 내 아내,
지겨운 내 남편 뿐 인 걸.

가난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서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저 사람의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 송이
굳은 케익 한 조각에 대한
추억이 있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 喪 같이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

헤어짐을 꿈꾸지 않아도
결국 죽음에 의해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그래도 당신밖에 없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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