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장의 기록이 고고학적으로 증명 된 곳이 함안 가야 고분인데 이 고분속에서 무려 34명의 순장자가 나와 당대의 순장 제도가 신라 가야에 있었다는 것이 확인 되었다. 살아 있는 사람을 죽여 저승길의 길 동무로 삼았던 고대 국가의 풍습이 전하는 또 하나의 자료가 성덕대왕 신종이다.
성덕대왕 신종은 범종의 차원이 아니라 하나의 신물(神物)이다. 우리는 이 신물을 에밀레종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신종에는 한 장인의 지독한 예술혼으로 인하여 애장(哀葬)이 된 한 소녀의 원혼이 어울어져 종을 한번 울릴 때 마다 범인의 세계를 혼절 시키는 천상의 소리를 낸다.
전설은 천상의 소리를 얻기 위한 한 장인의 지독한 예술혼에 희생 당한 소녀의 슬픈 울음이 애달래(愛達來)라 들린다 하여 에밀레종이라 이름 지어진 신종의 표면에는 조금 의외의 글이 양각 되어 있다.
東海之上衆仰所藏地居桃堅界接扶桑
援有我國合僞一鄕六元聖德...
日恩嚴訓常慕慈輝更以口福天鍾爲祈.
동해에 떠 있는 신선의 나라도 땅위에 있는 숨어 있는 무릉도원도
해 뜨는 나라 부상까지도 우리의 이웃이여라.
날마다 아번님 엄훈을 생각 하고 어머니 크신 사랑 그리워 하며
다시 하늘종에 비옵나이다.
신종의 명문은 전설을 거부 한다. 명문은 삼국 통일의 대업을 이룬 신라의 공적을 찬하고 선린 외교를 강조 한다. 동시에 부모에 대한 사랑과 보은을 말하고 있다. 당 왜 발해는 물론 유구 지나등과도 외교를 전개 하며 외연을 넓히던 신라는 도교에서 말한는 신선의 나라와도 교통을 원하며 당대를 지배 하던 순장 제도를 무색케 한다.
순장은 도덕률이 확립 되기전의 고대 국가의 인식이었고 그 인식속에 자유한 성적 네트워크가 존재 하는 화랑세기의 세계도 기능했던 것이다. 성덕 대왕 신종은 바로 이 사상의 벽을 무너트리고 충과 효라는 유교적 관념이 대두 하던 시대의 증표다.
에밀레종이란 전설은 순장 시대의 마지막 증명으로 종에 깃든 유언이다. 오랫동안 순장으로 전해 오던 구습을 신종이 묻고 가기를 바라던 마음에서 지어진 얘기다. 실재로 에밀레는 없었고 애장당한 소녀도 없었던 것이다.
성덕대왕 신종은 고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불렉박스다. 삼국시대를 전하는 불렉박스는 의외로 많다. 나는 연작 다시 쓰는 백제사(200회 예정)를 금강변에 버려진 한 와요지에서 부터 시작 하려 한다. 1972년 충남 청양군 청남면 왕지진에서 수습된 오지(午止)라는 글자가 써 있던 명문 와당이 있다.
무열왕 또는 성왕대 부터 사비 천도가 시작 되었고 이 당시 사비 천도의 생산 기지로 활용된 것으로 보이는 이 와요지는 지금은 금강에 수몰되어 흔적도 없고 다만 굴곡을 이룬 강안에서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 백제는 이렇게 우리의 인식에서 잊혀져 있다. 오지는 나의 역사 인식을 일깨워준 백제의 선물이었다. 나는 이 오지의 비빌을 나 혼자만의 지식으로 갖지 않고 세상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이 여행을 위해 다음의 역사서가 필요 했다.
사기. 한서. 후한서. 삼국지. 진서. 송서. 남제서. 양서. 남사. 북사. 위서.주서. 수서. 신당서. 삼국회요. 요사. 금사. 원사. 구오대사. 신오대사. 발해국지편. 대일통지. 만주 원류. 자치통감. 한원. 논형. 산해경. 상서. 문헌통감. 태평어람. 일본서기. 속일본기.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고려사 고려사절요. 고려도경. 토원책부.
소외 25사라 부르는 중국의 사서와 한일간의 사서를 비교 하며 써 나갈 이 연작은 독자들을 괴롭게 할 것이다. 그러나 최대한 쉽게 접근할 것이다. 잊혀진 백제 잊혀진 백제사를 다시 써 나가고자 한다.
일독을 바란다. 차례는 시간적 순서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 한다. 모두 읽고 나면 한 눈에 들어 오게 구성 했다. 오지(午止)는 과연 어떤 백제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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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학자님^^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