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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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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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사는 이제 범인을 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도끼의 주인을 찾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읍내 관할 지역에는 많은 마을이 있다. 동네 이장 집을 찾아다니며 도끼를 잊어버린 사람을 찾아 달라고 했다.

“도끼를 잃어버린 사람을 찾아 주셔야 되겠습니다.”
“누가 잃어 버렸다고 할까요,”
“다들 협조 할겁니다. 나중에 범인이 잡히면 다 알게 됩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때 혼나지 말고 신고하라고 하십시오,”
김 형사는 한 마을에서 투덜거리는 이장의 입을 막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는 포상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엄포를 놓았다. 여러 마을의 동네 이장 집을 찾아다니며 같은 말을 반복하고 탐문수사를 계속했다.

도끼는 공동묘지와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는 한 농부의 것이었다. 달밤에 도둑이 들은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개가 무섭게 짖어서 밖으로 나가 보았으나, 아무 일도 없었다고 했다. 다음날에야 도끼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고 했다. 김 형사는 좋은 먹이 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했는지 작은 눈을 번득였다.

“왜 도끼를 잃어버린 것을 신고하지 않았습니까?”
“농촌에서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도끼로 사람을 죽인 것을 몰랐습니까?”
“우리 집 도끼로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신문은 안 보십니까?”
“눈이 어두워서 신문을 못 읽습니다.”

김 형사는 실망했지만 단서를 찾았다는 생각에 흥분했다. 다음부터 그런 일이 있으면 빨리 신고를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말로 농부 ‘비딱이’에게 겁을 주었다.

상부에서 빨리 범인을 잡으라고 야단이 났다. 단서는 많지만 범인에 대해 확신이 안 섰다. 김 형사는 도끼를 살폈지만 전문 지식이 없어 아무 것도 몰랐다. 상부에서 도끼와 현장에서 나왔던 피해자의 유품과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챙겨갔다.

심증은 가지만 확증할 만한 것이 없었다. 김 형사는 범인을 쉽게 잡을 수 있다고 생각 한 여러 정황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범인을 빨리 잡지 못하는 것에 대해 피해자의 부인은 원망을 하기 시작했다. 아들이 학교에 못 가는 것이 형사들의 잘못인 것처럼 말했다.

학교에 못 가는 이유가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것과 상관이 없음을 말해 주었지만 막무가내로 학비를 내어놓으라고 했다. 아들과 남편의 죽음을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떼를 썼다.

아들은 학교에 안가도 되는데 황소가 아버지를 죽였다고 울부짖었다. 피해자의 부인은 남편도 죽고 아들이 학교에 못 가게 된 것이 살이 끼여서 그렇다고 했다.

할머니와 같은 소리를 했다. 할머니는 광호를 볼 때마다 늘 살이 낀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살이 낀 사람은 늘 조심해야 하며 참외밭 근처에서 갓끈을 다시 매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우리 남편을 살려 줘요,”
“범인은 곧 잡힐 겁니다.”
“고생만 했어요,”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집에 가 계셔요.”
“그렇게 착한 양반이 죽다니, 여보 이제 어떻게 애들하고 살아요,”

남편을 살려 내라고 죽은 사람의 부인은 매일 소리를 지르며 형사들을 채근했다. 죽은 남편을 못 살려 놓으면 학교에 갈 돈이라도 내어놓으라고 생떼를 썼다. 김 형사는 난감한 얼굴로 빨리 범인을 잡겠다는 말만 했다.

김 형사는 무슨 단서를 찾고자 분주하게 읍내에 있는 여러 마을들과 공동묘지를 오가며 살폈지만 별다른 것을 발견할 수 없었다. 광호를 빨리 체포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뿐 수사의 진전이 없었다. 지방지에는 범인이 오리무중이라는 기사만 자주 실렸다.

김 형사의 메모 노트는 수사에 필요한 단서로 가득 찼지만 별 도움이 되는 자료가 없었다. 돈이 급히 필요한 사람이 있었는지를 마을로 다니며 탐문했다. 노름판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없는지를 조사했다. 노름꾼들도 몸을 조심하는지 읍내에서 노름판을 벌였다는 신고가 없었다.

범인은 왼손잡이라고 상부에서 알려 왔다. 도끼 머리를 사용하지 않고, 날로 사람을 찍은 것으로 보면 범인은 매우 잔인한 사람일 것이라는 것도 알려 주었다. 김 형사는 범인이 <죄와 벌>의 ‘라스콜라니꼬프’를‘흉내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끔찍하게 사람을 죽인 것으로 보아 전과가 있는 자라는 심증을 가졌다.

광호가 점점 유력한 용의자임에 틀림없지만 어디에 있는지 오리무중이었다. 김 형사는 난감한 생각을 하면서도 범인 찾기에 모든 노력을 하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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