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도중 숨진 농민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이 사퇴한 것과 관련해 시위 진압 현장에 나섰던 일선 기동중대장이 대통령에게 띄운 편지가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을 일선 기동대장이라고 밝힌 이 네티즌은 이달 초 인터넷 포털 "다음" 토론방에 자신의 편지와 함께 "명예"를 소포에 넣어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보냈다고 고백했다.
이 네티즌은 글에서 "제복을 입은 사람으로서 모자는 명예의 상징"이라면서 "오늘 모자를 대통령에게 보냄으로써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던 명예도 함께 되돌려드렸다. 명예심이 없다면 이번과 같은 일을 다시 당할 때 덜 아플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이런 행동은) 나의 지시를 받고 폭력배가 되어 버린 나의 동료와 대원들에게 사과하기 위함"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경우 과거 관행이 고쳐지지 않아, 시위현장에서 새로운 죽음을 보게 될 수 밖에 없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네티즌은 이밖에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사임과 관련해 강한 어조로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정치권은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사임이라는 형식으로 우리 경찰들을 폭력배로 낙인찍어버렸고, 경찰은 공권력의 정당성이라는 발판을 잃어버렸다"면서 "발판을 잃어버리고서 아무 소리도 못한다면 아무것도 고쳐지지 않을 것이고, 경찰은 존재의미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회적 갈등을 경찰만이 길거리에서 온몸으로 막아내고, 그 책임을 끝까지 짊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관행이 이 시점에서 끝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