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묘지를 범행 장소로 선택하는 것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이 무서워해서 일을 저지르는 곳으로 좋기는 하지만 광호 역시 무섭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리 동네 공동묘지는 모두가 무서워하는 곳이다. 비석 사이에서 몽달 귀신이 나오거나 죽은 무당이 춤을 추며 유혹하기도 한다.
어릴 적에 할머니는 공동묘지에는 언제나 몽달귀신이 있다고 말하곤 했다. 비석 사이에서 귀신이 나와 사람을 홀려서 깊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잡아먹는 다는 이야기를 했다. 육이오 때 죽은 인민군 묘지에서는 총을 들고 있는 귀신이 나와서 쏘기도 하고 개머리판으로 머리통을 쳐서 죽이기도 한다고 했다.
어디 인민군 귀신뿐인가, 애청도 있고 짚신 귀신도 있다. 그런 할머니의 이야기가 떠오르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 까짓 공동묘지가 무엇이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가 손자에게 겁을 주려고 했던 이야기일 뿐이다.
아무렴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공동묘지에서 일을 벌리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일을 하려면 상대방의 약점을 노려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영웅은 조그만 일에 매달리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이 들자 공동묘지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는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묘지 위로는 늘 찬바람이 기분 나쁘게 분다. 주위에 있는 솔 나무가 흔들리고 부엉이가 숲에서 운다. 부엉이는 신비스럽다. 밤에 눈을 뜬것인지 감은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밤에 그런 눈으로 천지 사방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노리고 있는 것이 기분이 안 좋다.
아무도 보지 않아야 하고 혼자 해야 하는데 그 부엉이란 놈이 하는 짓거리를 전부 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기분이 나빠졌다. 부엉이 때문에 어린 시절에 무서웠던 순경이 생각났다. 내가 하려는 일을 순경처럼 살피고 있는 것이 기분이 나쁘다. 부엉이가 없는 때가 좋을 것 같았다. 침착하게 모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묘지에는 항상 부엉이가 있다. 할 일을 아무도 보지 않아야 한다.
부엉이가 싫으면 대낮에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낮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속에서 그런 일을 하면 스릴은 있지만 천지 사방으로 소문이 빨리 퍼져서 안 된다. 그런 생각까지 미치자 항상 한쪽 눈을 감은 듯이 감고 사는 이웃 집 노인이 생각났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비딱이’라고 불렀다. 보통 사람들은 눈을 다 감거나 다 뜨거나 하지만 비딱이는 언제나 보아도 한쪽 눈은 감고, 한 쪽 눈은 뜨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게 얼마나 불편한지는 한 번 해봐야지 안다.
보통 사람들은 두 눈을 한꺼번에 감거나 뜨거나 한다. 그 반대로 한 눈을 뜨고, 다른 한 눈을 감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노인은 이상하게도 그런 상태로 살았다.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어디 보통 일인가, 매우 희한한 일이다. 병신이 아니면 천재다. 모든 사물을 한 쪽 눈으로도 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살 것이다. 신체장애자가 아니다.
군인이 총을 쏠 때는 반드시 한눈을 감아야 한다. 총구를 앞으로 하고 뺨에 개머리판을 대고 한쪽 눈을 감아야 제대로 총을 쏠 수 있다. 그러나 광호는 그것이 안되어서 교관에게 죽지 않을 만치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
사격이 빵점이어서 한쪽 눈을 감을 수 있는 사람이 무척 부러웠다. 그렇게 한 눈을 감고 한눈을 뜰 수 있는 사람을 신비스럽게까지 생각했다. 아무튼 부엉이가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 있는 밤이 싫었다. 하지만 대낮을 선택할 수는 더욱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이 들자 장소는 공동묘지로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졌다.
범행 날짜도 읍내 장날이 제일 좋다는 생각을 했다. 비가 오는 날이나 달이 뜨는 날이 아니어도 돈을 많이 가진 자를 물색하기가 쉬워서다. 하지만 비가 오는 장날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점점 굳어져 갔다.
어릴 적에 할머니는 공동묘지에는 언제나 몽달귀신이 있다고 말하곤 했다. 비석 사이에서 귀신이 나와 사람을 홀려서 깊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잡아먹는 다는 이야기를 했다. 육이오 때 죽은 인민군 묘지에서는 총을 들고 있는 귀신이 나와서 쏘기도 하고 개머리판으로 머리통을 쳐서 죽이기도 한다고 했다.
어디 인민군 귀신뿐인가, 애청도 있고 짚신 귀신도 있다. 그런 할머니의 이야기가 떠오르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 까짓 공동묘지가 무엇이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가 손자에게 겁을 주려고 했던 이야기일 뿐이다.
아무렴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공동묘지에서 일을 벌리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일을 하려면 상대방의 약점을 노려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영웅은 조그만 일에 매달리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이 들자 공동묘지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는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묘지 위로는 늘 찬바람이 기분 나쁘게 분다. 주위에 있는 솔 나무가 흔들리고 부엉이가 숲에서 운다. 부엉이는 신비스럽다. 밤에 눈을 뜬것인지 감은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밤에 그런 눈으로 천지 사방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노리고 있는 것이 기분이 안 좋다.
아무도 보지 않아야 하고 혼자 해야 하는데 그 부엉이란 놈이 하는 짓거리를 전부 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기분이 나빠졌다. 부엉이 때문에 어린 시절에 무서웠던 순경이 생각났다. 내가 하려는 일을 순경처럼 살피고 있는 것이 기분이 나쁘다. 부엉이가 없는 때가 좋을 것 같았다. 침착하게 모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묘지에는 항상 부엉이가 있다. 할 일을 아무도 보지 않아야 한다.
부엉이가 싫으면 대낮에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낮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속에서 그런 일을 하면 스릴은 있지만 천지 사방으로 소문이 빨리 퍼져서 안 된다. 그런 생각까지 미치자 항상 한쪽 눈을 감은 듯이 감고 사는 이웃 집 노인이 생각났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비딱이’라고 불렀다. 보통 사람들은 눈을 다 감거나 다 뜨거나 하지만 비딱이는 언제나 보아도 한쪽 눈은 감고, 한 쪽 눈은 뜨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게 얼마나 불편한지는 한 번 해봐야지 안다.
보통 사람들은 두 눈을 한꺼번에 감거나 뜨거나 한다. 그 반대로 한 눈을 뜨고, 다른 한 눈을 감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노인은 이상하게도 그런 상태로 살았다.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어디 보통 일인가, 매우 희한한 일이다. 병신이 아니면 천재다. 모든 사물을 한 쪽 눈으로도 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살 것이다. 신체장애자가 아니다.
군인이 총을 쏠 때는 반드시 한눈을 감아야 한다. 총구를 앞으로 하고 뺨에 개머리판을 대고 한쪽 눈을 감아야 제대로 총을 쏠 수 있다. 그러나 광호는 그것이 안되어서 교관에게 죽지 않을 만치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
사격이 빵점이어서 한쪽 눈을 감을 수 있는 사람이 무척 부러웠다. 그렇게 한 눈을 감고 한눈을 뜰 수 있는 사람을 신비스럽게까지 생각했다. 아무튼 부엉이가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 있는 밤이 싫었다. 하지만 대낮을 선택할 수는 더욱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이 들자 장소는 공동묘지로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졌다.
범행 날짜도 읍내 장날이 제일 좋다는 생각을 했다. 비가 오는 날이나 달이 뜨는 날이 아니어도 돈을 많이 가진 자를 물색하기가 쉬워서다. 하지만 비가 오는 장날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점점 굳어져 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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