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판결 이유가 '관습헌법'이라니
스크롤 이동 상태바
위헌 판결 이유가 '관습헌법'이라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위헌 판결을 보며

^^^▲ 헌법재판소^^^

삼권분립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답게 만들기 위한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 삼권분립은 결단이 필요한 시기에 결단과 실현을 느리게 하는 단점이 있다. 지난 권위주의 시절 우리는 바로 그 이유로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한을 주었고, 그 때문애 우리의 민주주의를 제약 받아왔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겨우 확립한 삼권분립을 존중해야 한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대통령이 깊은 결단에 의해 고도의 정치적인 판단을 할 때에 그에 반대되는 판결을 내리는 헌법재판소의 판단도 존종해야만 한다. 그것이 일견은 반개혁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헌법재판관을 탄핵한다던가 하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취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판단 근거에 대한 '유감'은 존재한다. 수도 이전이 헌법정신에 불합치 한다는 판단을 내리려 했다면 그것을 정당화 하기 위해 필요한 많은 다른 이유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관습헌법'이라는 억지에 가까운 논리를 동원했느냐 하는 점이다.

내가 이렇게 묻는 이유는 나의 생각에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더라도 그 판결이 순수한 법리적 해석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성향에 다분히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나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유감이 많다. 그러나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헌법기구의 결정이기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왕에 헌법에 반대된다는 판결을 내릴 생각이었으면 억지에 가까운 '관습헌법'이라는 기이한 개념을 동원하지 말았으면 더 나았을 것이란 씁쓸한 생각이 난다. 예를 들어서 '향후 통일이 될 경우를 생각해서도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서울에 수도가 위치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식으로 판결이유를 내렸다면 내 마음이 이리도 씁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악법도 법이다. 그러나 유신시대의 악법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는가. 그래서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한 것이 헌법재판소이다.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오르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판단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헌법재판소도 이렇게 시대에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에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그 보수지향의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유가 조금이라도 더 수긍가능한 논리를 포함한 것이었으면 그 판결을 대하는 마음이 이렇게 씁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헌법재판소 재판관 9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손재윤 2004-10-24 17:11:46
관습헌법의 법률적 근거

우리 헌법은 태극기, 한글에 대해서도 규정하지 않고 있다

지금 학자들 사이에서 관습헌법이 과연 헌법학적 근거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결정 처럼 관습헌법의 변경이 성문헌법의 개정절차를 따라야 하는지 논란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관습헌법이 되는 사항을 어떻게 하위 법률에서 규정되고 있는지 간단히 검토해 보기로 한다.

형법 제105조는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이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 105조는 국기에 관한 죄이다. 그러나 형법 그 어디에도 우리나라 국기는 태극기라는 것을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지 않다. 죄형법정주의에 대한 중대한 규정과 해석에 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국기는 무엇이라는 말인가?

형사법의 근거가 될 수 없는 대통령령으로 태극기에 관해서 말하고 있다고 하나 이는 행정명령으로 형사법의 근거가 될 수도 없을 뿐더러 형법에서 위임하는 하위법령도 아니다. 때문에 우리는 상위법인 헌법에서 근거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근거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태극기라는 관습헌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약에 이 관습헌법을 인정치 않는다면 우리는 태극기를 모독한다고 해도 처벌할 수도 없을 뿐더러 태극기를 자기 마음대로 규정하는 법률적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된다. 형법을 만들었던 입법가들이 국기는 태극기라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인정을 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 근거는 헌법적 관습법이 아닐까?

형사소송법 제180조다.

국어에 통하지 아니하는 자의 진술에는 통역인으로 하여금 통역하게 하여야 한다.

국어, 그러나 우리 형사소송법 그 어디에도 국어가 한글이라는 규정은 없다. 그리고 위임입법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형사소송법의 상위법인 헌법에서 이 규정을 도출해내고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헌법에도 국어가 한글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헌법재판소의 뛰어난 해석대로라면 이건 관습헌법상으로 한글이 국어며 이는 곧 형사소송법 제180조에서 말하는 국어의 근거가 될 수 있음은 자명하다. 만약에 이렇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공판정에서 국어를 사용했던 것은 도대체 어떻게 되버린다는 말인가?

수도도 마찬가지다. 한국전쟁 당시에 왜 우리는 그토록 수도 서울을 사수하려고 했다는 말인가? 왜 우리는 전세계에서 80여개 국가가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수도 서울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는 말인가? 왜 우리는 서울이라는 말을 고유명사처럼 당연하게 사용하는 것인가? 그건 태극기, 한글처럼 너무나도 당연한 헌법적 규범력을 가지고 있는 헌법사항이기 때문일게다.

우리가 태극기를 바꾸려면 한글을 모국어로 채용하지 않는다면 이걸 대의기관인 국회에 맡겨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이는 전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사항이므로 반드시 국민투표 절차를 거치던가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수도 이전의 문제도 전국민의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의 핵심이다. 태극기, 한글, 수도는 그 나라 국민들의 정신적 확신에 대한 하나의 축이며 더군다나 수도 이전은 전국민의 세금으로밖에 할 수 없는 물질적 관계에 대한 직접적 구속이기 때문이다.

이 너무나도 당연한 관습헌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석이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