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짝짓기 직전의 뱀 형상을 하고 있다는 통영 사량도 ⓒ 경상남도^^^ | ||
얼음처럼 마음이 시린 날, 쪽빛 물감을 마악 풀어놓은 듯한 쪽빛 눈동자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고 있는 남녘의 겨울바다에 가 보았는가. 가서 쪽빛 물감을 물고 쪽빛 하늘을 삿대처럼 헤엄치고 있는 갈매기의 힘 찬 날개짓을 보았는가. 그리고 그 날개짓따라 잔잔히 번져가는 쪽빛 세상을 보았는가.
눈이 내리는 남해안의 겨울바다. 그래, 내가 가는 날 그렇게 눈이 온다면, 만약 함박눈이 떡가루처럼 펑펑 쏟아지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함박눈이 아무리 내려도 결코 얼어붙지 않는 바다, 오히려 함박눈을 먹고 배가 부른 듯 끝없이 출렁이는 쪽빛 바다, 그 바다에 내가 호올로 서서 한번쯤은 눈사람이 되어보자.
아니, 내가 그 겨울바다를 찾는 날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도 좋다. 속내 깊은 곳에서 울컥울컥 토해내는 그 누구의 울음처럼 겨울비가 추적추적 떨어지는 그런 날이라도 좋다. 겨울비 내리는 남녘의 겨울바다…. 그래, 그런 날에는 속내 깊숙히 짜릿하게 흘러내려가는 깡소주 한 병을 차고 가자.
경남 통영시 사량면에 속해 있는 사량도는 마음이 시린 날, 호올로 훌쩍 차를 타고 매서운 겨울바람처럼 그렇게 달려가 볼 만한 섬이다. 고성에 가서 배를 타고 쪽빛 바다를 가르다 보면 이내 세 개의 섬이 마치 사내를 유혹하듯이 아름다운 몸매를 슬쩍 드러낸다. 그 뱀처럼 생긴 섬들이 바로 사량도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사량도는 상도와 하도, 수우도로 이루어져 있다. 사량도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 또한 재미 있다. 사량도라는 이름은 그 유명한 암행어사 박문수가 지었다고 한다.
당시 암행어사 박문수가 암행을 하다가 고성군 하일면에 있는 문수암에 이르렀을 때 문득 섬 세 개가 눈에 띄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중 섬 두 개가 마치 짝짓기 직전의 뱀처럼 기묘한 몸놀림을 하고 있지 않은가. 또 이 섬에는 사량도라는 이름 그대로 실제 뱀이 몹시 많다고 한다.
기암괴석으로 뒤덮혀 있는 사량도는 통영시 서편에 있는 섬으로 암행어사 박문수가 바라본 그대로 상도와 하도가 나란히 이마를 맞대고 있다. 상도와 하도 사이의 바다는 1.5km 정도이기는 하지만 남해의 그 잔잔한 바다가 아니라 물살이 마치 뱀대가리처럼 제법 거칠게 일어나는 곳이다.
![]() | ||
| ^^^▲ 쪽빛으로 출렁이는 겨울바다 ⓒ 경상남도^^^ | ||
산세 또한 육지 못지 않다. 그래서 상도에 있는 산의 이름을 지리산, 불모산 등으로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상도에 젖꼭지처럼 우뚝 서 있는 지리산과 불모산, 고동산과 하도에 솟아난 칠현봉 등은 오늘도 산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을 맨몸으로 유혹한다.
또 이 섬의 아름다운 쪽빛 바다는 오늘도 짜릿한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들의 마음을 단숨에 뱀처럼 휘어감는다. 이곳에는 평소에도 낙지와 학꽁치, 멸치, 굴, 우렁쉥이 등의 해산물이 많이 난다고 한다. 또 햇살이 잘 비치는 섬의 갯바위는 가릴 것 없이 모든 곳이 낚시터란다.
늦가을부터 봄철까지 이곳에서 주로 낚이는 고기는 볼락과 놀래미, 도미, 광어 등이다. 특히 이맘 때 이곳에서 낚아 올리는 볼락은 짜릿한 손맛도 그만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사량도 볼락만의 독특한 맛을 낸다고 한다. 또 이곳 사량도 일대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물고기보다 훨씬 고소하고도 담백한 맛이 배어있다고 한다.
"회는 누가 뭐라캐도 진해만을 둘러싼 이 남해안 일대에서 잡히는 물고기가 특히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지예."
"이 추운 겨울철에도 여기까지 낚시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까?"
"아, 저기 보모 모르겠능교. 저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다카이. 그라고 어떠기(어떻게)고기를 잘 낚아올리던지 우리 섬에 있는 물고기들이 씨까지 마를라 칸다카이."
"아, 네에~."
"그라고 기왕 우리 섬에 왔으모 가는 길에 가게에 들러 시원한 동동주 한잔 팔아주고 가소. 둘이 묵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고소한 생선회 안주 삼아 묵다가 가는 배 놓치지 말고."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