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대길(立春大吉)이냐, 입춘대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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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대길(立春大吉)이냐, 입춘대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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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입춘대길을 바라봅니다.

양력 2월 4일은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입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추운 겨울을 이겨낸 사람들이 모처럼 어깨 펴고 대문간에 나서 '입춘대길'이라는 글자를 써서 내거는 날입니다. 물론 추위는 아직 강해서 어깨를 활짝 펴기는 곤란할 듯 싶습니다.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할 때 식당 입구에 '입춘대길'이라 큼직하게 써서 붙여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겨우내 봄이 오기를 기다렸고 그래야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제대를 하기 때문입니다. 날은 추웠지만 봄이 온다는 것이 기뻐 정성들여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 써놓았었습니다.

지금도 봄이 오는 것이 싫지는 않습니다. 지난 겨울 감기와 씨름하느라 힘들었을 딸아이를 생각하면 아주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마냥 기쁜 것만은 아닌 것이 이제 취업을 걱정해야할 대학 4학년생이라 그럴 겁니다.

올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십 수년, 아니 이십 년 가까이 받아온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가 내려집니다. 물론 취업을 잘 했다고 해서 교육과정을 잘 이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네 부모님이 이 순간을 위해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오만가지 교육을 시켰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냉정한 평가의 순간이라 여겨집니다.

봄이 오는 것이 두려운 또 다른 이유는 전세값이 오를까봐서입니다. 서울 집값이 다소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다시 조금씩 오르는 추세와 더불어 날이 풀려 이사철이 된다면 전세값 인상 요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대학가 등록금 인상률이 적게는 5%, 많게는 20% 가까이 오른다는 것도 '입춘'이 마냥 달갑지 않은 이유입니다. '대길'을 바라며 주어진 흐름에 맞갖게 살기엔 세상이 너무 각박합니다.

어쩌면 우리네 필부들은 아내가 주는 용돈을 들고 경마장으로 향할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가까운 편의점에서 복권을 살수도 있겠구요. '대길'이 아니라 '대박'을 바라는 것이겠지요.

절기상 새해가 되는 입춘을 맞아 다시 한번 빌어봅니다. 올해는 '사상최악의 취업난이니 대박 신드롬, 부동산 투기 열풍' 등의 단어는 신문 어디서도 보지 않게 해달라구요. 대신 '정규직 고용 확대, 부동산 경기 안정, 로또 보다 저축' 등의 단어로 한해가 장식되었으면 합니다.

진정 '입춘대박'이 아닌 '입춘대길'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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