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눈'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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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눈'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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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되지 않은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자연파괴의 심각성

분홍색 하면 아름다운 꽃을 연상한다. 봉숭아꽃, 진달래꽃, 분홍바늘꽃, 분홍할미꽃, 분홍벚꽃 같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아름다움이 표현되는 분홍색 말들로는 분홍 볼, 분홍입술, 분홍저고리, 분홍 신 같은 말들이 있다.

이러한 말들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은 봉숭아꽃이라는 말이다. 그 이유는 어린 시절에 마당 한편에 아름답게 피어있던 꽃이라는 점이기도 하지만 봉숭아꽃으로 물들인 누나의 아름다운 손톱과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봉선화라는 가곡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텔레비전을 보면서 그러한 분홍색에 대한 나의 감흥이 일순간에 살아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분홍색 눈'이 하늘에서 내렸다는 보도였다. 지난 18일 경기 시화공단의 모 화공약품 업체가 대기오염 물질을 방출해 분홍색 눈을 내리게 했다는 것이다.

정화되지 않은 염료 등 대기오염 물질을 그대로 쏟아내어서 그런 눈을 내리게 하였다.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지만 어떤 사람이 분홍색 눈을 삽으로 퍼서 리야카에 담는 장면을 보면서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희한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분홍색 눈에 대한 공포감에 사로잡혔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그 보도로 나는 많은 충격을 받았다. 일부지역에서 내린 것이지만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아찔한 생각이 들면서 나의 어린 시절에 분홍색에 대한 회상을 모두 앗아가기에 충분하게 만들었다.

일본 홋가이도 대학의 나카타니((中谷宇吉郞)은 1935년에 인공으로 눈을 만들어 내는데 처음으로 성공했었다. 인공 눈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특정지역에 다량으로 색깔을 지닌 눈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그런데 색깔이 들어 있는 눈이 일부지역에 내려서 매우 충격적이다.

눈이 하얗게 보이는 이유는 태양광에 들어 있는 여러 파장의 빛을 너무 많이 반사해서 분사시키는 현상 때문이다. 그래서 흰색으로 보이는 것도 자연의 현상이고 그것이 눈의 원래 모습이다. 그런데 그러한 자연의 섭리를 무시한 것이 되어서 충격적이다.

또한 얼마 전에는 더운 지방에서도 눈이 내리는 현상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가 자연을 얼마나 많이 파괴하며 사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제 우리가 순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되어서 착잡하다.

한 화학공장에서 매일 내뿜는 유독가스가 하늘로 올라가서 그것이 그 공장의 반경지역에 머물다가, 눈이 내릴 때 채색되어서 함께 내린 것이다. 정말로 놀랍다 못해서 섬뜩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일이 어찌 눈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가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해지며 아찔해 진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에 눈뿐만이 아니라 스모그 현상이나 비가 내릴 때도 이 같은 현상이 오래 전부터 같이 있었다고 보면 더욱 우울해 진다. 우리는 그러한 것을 입으로 먹고 마시는 것으로도 부족해서 이제는 온 몸에 뒤집어쓰고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주부는 흥분한 나머지 매스컴에 나와서 그러한 공장이 있는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을 몹시 개탄하는 말을 하면서, 그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평생 감옥에 가두어야 두어야 한다는 말로 언성을 높이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풍요로운 감옥으로 비유

미국의 철학자 '마르쿠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풍요로운 감옥으로 비유했다. 감옥 속에 텔레비전과 냉장고가 있고 세탁기가 갖춰져 있으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신이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처럼 우리는 바보처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돈이 된다고 하면 무엇이든지 파괴하고 이익을 취하지만 그것은 결국 자기자신을 죽이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산다. 풍요로운 세상의 이면에는 또 다른 해악이 우리의 목을 조여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화학 약품이 첨가된 가공식품을 만들고 그것을 먹고 다시 만들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러한 자연파괴로 인해서 모든 것을 잃고 죽어가게 된다.

그런 세상에 살면서 우리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고 있으니 가소롭다 못해서 어처구니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좌표를 잃은 선장처럼 아무렇게나 되는 데로 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죽음으로 가는 골목으로 서로 몰면서 아귀다툼을 하며 사는 것이 우리라는 것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이번에 내린 분홍색의 눈 역시, 자연파괴의 해악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일로서 우리가 자연이 주는 것까지 믿지 못하는 세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의 후손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걱정이 된다. 방독면을 쓰고 정제된 물을 주사기로 투입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못해서 숨이 다 막힌다.

그런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준다고 생각하면 더욱 착잡해 진다. 내 자식들이 살아갈 터전을 우리가 모조리 파괴하고, 그들에게 무엇을 남겨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 우리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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