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벌어진 동아시안컵 풀리그 중국과의 2차전 경기에서 이을용은 어처구니없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퇴장 당하며 한국의 남은 시간을 어렵게 만들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내파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짜여진 중국은 예상대로 한국보다는 한 수 아래의 전력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몰아붙인 한국의 공격에 번번히 밀리며 간신히 버텨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공한증'을 극복하려는 중국과 '전통'을 지켜내려는 한국 팀 사이에서는 경기 내내 묘한 긴장감이 흘렀고 양 팀은 시종 치열한 신경전을 통해 서로에 응수했다.
전반 40분 안정환이 왼쪽 측면을 파고 드는 순간 저우팅이 고의적으로 안정환을 저지했고, 무방비 상태로 있던 안정환은 저우팅과 충돌하며 흥분해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윽고 사건이 터진 시각은 후반 14분께. 하프라인 부근으로 흐른 볼을 차지하기 위해 두 선수가 달려 드는 상황에서 중국의 공격수 리이가 뒤에서 이을용의 발목을 걷어 찼고 이에 흥분한 이을용이 리이의 뒷머리를 손으로 가격했다.
이후 리이는 큰 액션으로 머리를 감싸며 쓰려졌고 이 장면을 목격한 심판은 주저하지 않고 이을용을 경기장 밖으로 내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팀 선수들이 대치한 채 몸싸움을 벌였고 안정환과 리웨이펑은 옆차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경기 내내 이을용과 자주 맞붙었던 리이가 홍콩과의 경기에서 부상 입은 발목을 의도적으로 노리고 종종 걷어찼고, 이를 견디다 못해 격분한 이을용이 결국 폭발한 것이다. 그러나 이유가 어찌됐든 이을용이 보여준 행위는 아무런 변명도 필요 없는 당연한 퇴장감.
중국 선수들의 플레이가 거칠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험해 왔고,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공한증'을 극복하기 위해 거친 플레이로 한국을 흥분 상태로 빠뜨리려는 심리전에 말려들어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을용의 행동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축구의 본질인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한 선수에게 가장 큰 문제가 있었지만, 미리 상대의 스타일을 선수들에게 주의시켜 주지 못한 벤치에도 약간의 책임은 있었던 상황이다.
한 순간을 참지 못해 당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을용의 퇴장으로 개인적인 불명예는 둘째 치더라도 팀 전체에 가져 온 악영향은 그 파급효과가 대단했다.
남은 30여분의 시간을 10명으로 싸우자니 수적으로 불리해 밀릴 수밖에 없었고, 막판에는 일방적인 수세 속에서 걷어내기에만 급급했다. 유상철의 선제골 이후 충분히 골을 추가해 마지막 일본과의 경기를 대비해 득실을 유리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이번 동아시아대회에서 '라이벌' 일본까지 꺾어 보이며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했던 한국으로서는 마지막 일본과의 경기 역시 어렵게 치를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의 퇴장으로 이을용 선수의 일본전 출장이 불가능해진 한국 대표팀은 일본전에서 결국 미드필더 요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맞이했다. 이를 감안한다면 2경기 연속 어시스트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이을용의 공백은 클 수 밖에 없을 터.
평소 과묵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이을용의 이번 행동은 다소 의외로 여겨진다. 이 선수의 경우 쉽게 흥분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과격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었다.
화가 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팀을 이끌어야할 베테랑으로서 김동진, 최원권, 김두현 등 차세대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갈 어린 선수들 앞에서 보여준 이번 행동은 선배로서도 성숙하지 못한 아쉬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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