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억 해태게이트'의 진실을 찾아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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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억 해태게이트'의 진실을 찾아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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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하게 '의혹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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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은 해태제과의 주거래은행으로 해태제과 그룹의 운명을 좌지우지하였다.
 
 

5.해태그룹의 자산 매각방안

해태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1998년 6월1일 전체 채권단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이른바 '자산매각방안'을 다수의견으로 제시했다.

자산매각방안의 골자는 15개 그룹계열사 가운데 3대 주력이랄 수 있는 제과. 음료. 유통을 해외에 매각하고 해태상사와 해태타이거즈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도 매각 청산절차를 밟기로 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해태그룹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회사의 운명이 채권은행단에 맡겨진 이상 우리로서는 처분만을 기다릴 뿐"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상황에서 재기의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해태제과가 네슬레 등 유수한 다국적 기업에게 어느 정도 제값을 받고 팔릴 수 있을 지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태그룹관계자들에 따르면 스위스계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가 해태제과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매각대금은 대략 7천억 원에서 1조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슬레가 브랜드 가치만 1조원을 넘는 것으로 평가되는 '해태의 후광'을 업은 상태에서 유통망까지 갖추고 본격적으로 식품시장에 뛰어들 경우 아무래도 시장판도에 상당한 파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코카콜라의 해태음료 인수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과즙주스 시장에 진출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는 코카콜라가 해태음료를 지렛대로 삼아 음료시장에 진출하려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코카콜라측은 '탄산음료시장에 주력 하겠다.'며 해태음료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해태 관계자들은 이와 함께 朴健培회장의 향후 거취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때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2선 후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했으나 조흥은행이 제시한 '카드'에는 朴회장의 경영권 행사가 일부 보장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6.당시 대두된 브랜드의 가치

롯데와 함께 국내 제과업계를 상징하는 '해태'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

공중분해의 위기에 처한 해태그룹의 운명을 접하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해태란 브랜드 '값어치'가 화제로 떠올랐다.

해태그룹이 제시하는 브랜드 가치는 최소 '1조원'이다. 특히 당시에 해태제과를 네슬레 등 다국적 기업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해태측은 '이름값만 1조원'이라는 논리로 "최소 1조원 이상을 받아야 회사를 넘길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어린애에서부터 노인까지 '해태'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만큼 아무리 국제통화기금(IMF) 시대라 하더라도 해태의 위상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네슬레 측은 "한국에서 차지하는 해태의 '보편성'은 인정하지만 이미 부도상황 속에서 브랜드의 이미지가 손상당한 만큼 해태가 요구하는 것을 전부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해태그룹의 한 관계자는 "IMF 위기만 아니었다면 해태가 이처럼 공중분해의 위기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해태라는 간판만 유지하더라도 최소한의 채산성을 유지했을 것이다."고 했다.

당시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도 해태 측과 맥을 같이 했다. 특히 프로야구 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는 '해태 타이거즈'의 존재까지 감안할 때 "해태의 브랜드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태란 브랜드의 값어치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해태의 박건배 회장이나 해태관계자 및 주거래은행을 비롯한 채권단들이 매각을 단행하면서 더더군다나 공개경쟁 입찰을 표방하는 자리에서 브랜드가치를 평가 안하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나 2001년 매각 시는 실제로 그러했다.

당연히 공개입찰이어야 함에도 공개된 내용이 하나도 없고 더군다나 외국인 홍콩에서 입찰을 실시하여 낙찰하였다는 하이콘 테크 금유식(해태제과의 공동 법정관리인이었기에 매각내용을 장 알고 있었던 위치에 있었음)법정관리인의 말과,

매각이 완료되어 정산 결산 처리된 회계장부 어느 곳에서도 무형자산으로 표시되는 상표권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즉 가치를 산정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공개 발표된 매각내용이 아닌 제2의 매각내용이 있고 밝히지 못하는 비밀 내용이 있다는 결론으로 추정된다.

7.결국은 출자전환 후 매각하기로

해태그룹과 거래관계에 있는 15개 종금사 여신담당 임원은 1998년 6월5일 오후 종금협회에서 회동을 갖고 해태그룹 계열사 가운데 해태제과와 해태타이거즈를 남기고 다른 계열사는 모두 정리하는 쪽으로 잠정 결정했다.

해태그룹에 채권이 있는 보험, 리스, 할부금융 등 다른 2.3금융권과 협의해 최종안을 만든 뒤 이를 해태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에 제출, 은행권과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등 채권은행단은 일단 자산매각방식을 밀고나간다는 입장이어서 해태제과 출자전환문제는 해태그룹처리방안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그룹 해체운명에 놓인 해태를 살리기 위해 최근 연예인들로 구성된 해태 살리기 운동본부(본부장 코메디언 金炳朝를 발족하고 김병조 씨를 비롯 가수 남진, 장미화, 김세레나, 송대관, 현숙 씨와 국악인 신현희, 탤런트 백일섭, 정애리, 민욱씨 등이 참여하는 거리캠페인을 벌이는 등 해태 살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해방둥이 해태를 살립시다.', '향토기업 해태를 살립시다.' 라고 쓰인 띠를 어깨에 두르고 거리 캠페인을 벌이면서 해태제품 하나 더 사먹기 운동을 시민들에게 호소하였다.

김병조 본부장은 "광복과 함께 설립된 해태제과의 해외 매각설과 해태타이거즈의 불투명한 장래는 우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고 국민기업인 해태를 살리기 위해 연예인들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해태를 살리자'는 운동이 일어나자, 해태그룹 처리방안 가운데 ‘해태제과의 출자전환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朴健培 회장과 당사자인 해태제과 임직원들은

1)그룹의 모태인 제과만은 살려야 한다.'며 ‘읍소작전’으로 나왔다.

2)만약 해태제과가 7천억 원대에 해외에 매각될 경우 인수업체가 “현재 해태제과가 확보한 유통망을 인수가격 선에서 장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일단 매각되면 안양과 천안, 전남 광주 등 3개 지방공장, 과자류 관련 11개 전국지사와 80여개 영업소, 빙과 류 관련 14개 전국 지점과 50여개 영업소 등은 인수업체로 넘어가게 되고 해태제과는 법인형태로 껍데기만 남는다.

그러나 그동안‘해태 맨들’이 점조직형태로 확보한 유통망을 인수업체가 되살리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해태제과측은 이런 상황에서 해외 자산매각은 능사가 아니라고 전제하고 감자(減資)를 통해 자본금 규모를 줄인 뒤 채권금융단이 부채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이 국익차원에서도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3)청산방식이 법인매각이 아닌 자산매각방식이면 현재 3천8백여 명 임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장담할 수 없다.

4)종금사측은 해태그룹에 신용대출을 해준 상태여서 자산매각을 통해 부채를 청산할 경우 전체 여신규모의 30%밖에 회수하지 못해 자칫하면 스스로 부실화될 절박한 상황에 물린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하여 해태제과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관계자는 “자산을 해외에 매각해 빚을 청산하려던 당초 방침을 수정,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해주고 1999년말 까지 정상화를 시도한 후 지분을 파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청산에 반발, 해태제과의 회생을 요구해온 종금사와 증권사 등 비 은행채권기관의 입장을 수용한 것이다.

조흥은행과 비 은행채권기관들은 무담보채권 비율에 따라 해태제과에 대한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해주고 1999년말 까지 경영정상화를 이룬 뒤 건설사업부문을 떼어낸 채 해태제과의 지분을 매각하는 계획을 논의 하였다.

조흥은행은 출자전환의 경우 1조4천억 원의 총여신을 안고 있는 해태제과의 금리부담이 상당 부분 줄어드는데다 현재 월 2백억∼3백억 원 가량의 순익을 내고 있어 추가 자금 지원 없이 부실이 심한 건설부문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는 내년 말까지 버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출자전환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벌면 보다 좋은 조건으로 매각이 가능하다고 조흥은행은 본 것이다.

이같이 1998년 당시에 부도이후 처음으로 대두된 해태제과의 처리를 놓고 심각한 내분과 갈등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쉽게 처리 할 수도 없는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즉 실질적인 회사의 오너인 박건배 회장의 해태제과만은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의지와 회사를 온전히 인수하는 매각을 위해서는 협조가 필요하다는 협박성 애원, 자산매각방식으로는 고용승계가 안된다는 공갈성 단체행동우려, 종금사의 부실화염려 등이 선결되는 조건의 매각을 해야 했을 거라는 추론이다.

이 말은 ‘상기 조건이 수용되는 매각이 2001년에 이루어졌다.’는 것과도 상통한다.

그러나 2001년 발표된 매각방식은 상기조건에 부합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바로 이 같은 점이 '발표된 매각방식과 다른 이중의 계약이 있다.'는 의혹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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