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한 입으로 두 말 하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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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한 입으로 두 말 하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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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밝히는 것인지, 아니면 못 밝히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리베이트 조사 결과 발표를 접한 많은 국민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어정쩡한 태도에 불만이다.

공정위가 리베이트 근절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과징금이나 물리고 발뺌을 하려는 것인지 이해 안 되는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공정위가 리베이트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제약사들은 회사이름과 소소한 행위까지 낱낱이 밝히면서 반대로 의료기관 및 의사들은 꽁꽁 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핑계가 그럴싸하다. 쌍벌제와 리베이트-약가 연동제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받은 쪽은 처벌되지 않는데다 약가 인하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공정위가 이러고도 리베이트 근절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일벌백계를 표명해왔던 공정위가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지하다시피 주로 리베이트를 받는 쪽은 의-약사들이다. 이러함에도 관련된 의-약사들을 숨기면서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쌍벌제와 리베이트-약가 연동제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라도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그동안 리베이트를 받는 쪽이 계속 손을 벌리고 있도록 방치하다 보니 제약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리베이트를 뿌릴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이런 사실은 공정위가 더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정부나 제약협회가 국민 앞에 리베이트 근절을 표명한 이후에도 수많은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뿌리다 걸려들었다. 결국 더 강력한 처벌의지를 밝히며 쌍벌제를 도입했더니 이번에는 조사결과 때 마다 “쌍벌제 이전 행위”라고 공정위 스스로가 배수진을 친다.

공정위가 진정으로 리베이트 근절을 목표로 한다면 쌍벌제 적용이 안 돼 처벌은 할 수 없더라도 명단을 공개해 도덕적으로라도 지탄을 받도록 해야 하는 것이 옳다. 이런 기본적인 목표조차 불명확 하다 보니 조사결과 발표 때 마다 오락가락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서 병원 및 의사명단은 왜 발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병원은 수사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며 “병원 공개문제는 또 다른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라는 어정쩡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7일 공정위 서울사무소가 리베이트 제공혐의로 적발된 9개 제약사 조사결과를 발표 때는 리베이트에 연루된 병원의 실명을 공개했었다. 이 때문에 의사협회로부터 강력한 항의까지 받고 있다.

이는 공정위 업무가 일원화 되지 않았거나, 목표도 없이 과징금 물리는 업무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즉 공정위가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것으로 보아 리베이트 근절의지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같은 기관 내에서도 조사를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발표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도 이해 할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종합적인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않거나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내부 기준 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이런 문제는 공정위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나 마찬가지다. 복지부는 지난 8월 4일 배포한‘의약품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ㆍ약사 행정처분절차 진행’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처분은 검찰에서 제공자의 제공사실 확인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어 통보해 온 것이어서 이의제기나 소명을 통해 당사자가 제공받았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 등을 통해 확인한 후 처분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힌바 있다.

복지부가 일률적으로 행정처분을 사전 예고하고 해당 의료인에게 자신이 결백하거나 무죄임을 입증하라고 한 것은 공정위 변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 혐의가 입증되면 그에 상응하는 증거자료를 토대로 법적인 처벌을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의제기나 소명을 통해 당사자가 제공받았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 등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한 것은 일방적인 주장에 의한 증거불충분의 소지가 다분하다.

공정위나 복지부가 이런 정신으로 리베이트 근절의 최선봉에 서 있으니 허구한 날 제약사들만 여론의 봉이 되는 것이다. 물론 제약사들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왜 리베이트를 뿌릴 수밖에 없는지를 정확히 안다면 공정위나 복지부가 이런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제발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짓은 그만하자. 리베이트의 근본 문제 해결은 금품을 건네는 쪽 보다 받는 쪽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지금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추진으로 제약사들이 공멸할 것에 대비해 중소제약사들이 죽기 살기로 리베이트를 뿌려 시장재편이후를 대비해야한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진짜 공정위와 복지부가 리베이트를 근절할 생각이 있다면 준 쪽과 받은 쪽을 똑 같이 발표해야한다. 어느 제약사가 얼마의 리베이트를 어느 의료기관과 의-약사에게 어떤 방법으로 전달했는지 정확하게 규명된 후 발표해야 잡음이 없다.

의료계가 지난번 리베이트 사건 발표 때 K제약의 사업부장/팀장이 영업사원에게 현금을 전달한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영업사원이 의사에게 해당 현금을 그대로 전달하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비쳐 볼 때 배달사고의 우려까지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와 복지부의 변명을 보면 쌍벌제 이후에는 리베이트 혐의가 없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어떻게 조사를 쌍벌제 이전 것만 했는지 이 역시 이해가 안 된다. 적어도 제대로 된 조사를 했다면 쌍벌제 이후 것도 당연히 조사했어야 했다. 만약 이후 이번 조사 기간 내에 발생한 리베이트 사건이 터진다면 그때 가서 공정위가 뭐라고 변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공정위도, 복지부도, 의료기관도, 의사도, 약사도, 제약사도, 도매상도 모두가 조금이라도 진솔해지자. 변명과 거짓, 술수와 오리발, 편법과 속임수가 판치는 상황에서는 리베이트는 근절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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