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화분을 나누어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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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화분을 나누어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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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화전시회장의 탐스런 국화들^^^
올해도 국화 화분을 얻으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 매년 이맘때면 년례 행사처럼 국화 화분을 얻으러 오는데 우린 기꺼이 화분을 내어준다.

봄부터 애써 키운 것을 얼마라도 받고 주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럼 항상 똑같은 답과 행동이 이어진다. '돈은 무슨 돈' 하면 손사래를 내젓는다.

여름 장마비에 잘 견디어 줬고 태풍에도 무사히 견디어 준 국화가 작년 만큼은 탐스럽지 않아도 그런대로 괜찮다. 해서 작년에 가져간 사람들이 올해도 국화 화분을 달라고 한다.

강구에서 교회에 다니는 어느 집사님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좀 줄 수 없느냐고 한다. 언제나 가져 가시라고 답한다. 이웃집도 면사무소에도 우체국에도 부경온천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나누어 주다보면 마당에 그득하던 국화 화분이 달랑 몇 개만 남는다.

종류별로 몇 개씩 내년에 모종할 것만 두고서 다 나누어 준다. 그 누군가에게 줄 수 있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가슴 뿌듯할 수가 없다. 나눌 수 있는 풍족함이 있다면 나누고 살아가는 것도 인생의 한가지 재미도 될 수 있다는걸 국화 화분을 주면서 새삼 느낀다.

서정주님의 시가 아니더라도 직접 국화를 키워보면 한송이 국화 꽃이 피기까지에는 많은 품과 시간이 들어간다. 그래야 탐스런 한 송이의 국화꽃을 볼 수 있다. 과정이 없는 결과란 없다는 이치를 자연은 그렇게 보여준다.

국화꽃 한송이도 이렇거늘 하물며 한 사람의 인물을 만들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수련의 과정이 필요할까. 하지만 요즘의 세태를 보면 과정은 생략된 채 초고속으로 우뚝 서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인상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내가 보기에는 어느날 갑자기 유명해졌다는 말도 실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어느날 유명해지는 것 또한 그동안 잠재적인 역량을 그만큼 키워왔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풋잎사귀를 먹기까지의 과정도 있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는 과정도 있다.yd

국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웬 과정 이야기냐고 의아해하실지 모르겠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 세상이라고 한다. 대구에서 직장 생활하는 사촌이 집안 행사에 와서 한다는 말이 젊은 사람들이 뭐라고 시비하면 피해야지 괜히 뭐라고 대꾸하다 맞으면 맞는 사람만 손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사촌이 없는 말을 지어냈을 리 없고 보면 도시에서는 그런 일들이 더러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게 사실이라면 그건 잘못되어도 뭔가가 한참 잘못된 일이다. 한 사회의 규범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그 규범이 한 사회를 지배해왔다면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타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질서나 가치관을 무조건 배척하거나 소용이 없다는 식으로 폄하하기만 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나이든 사람들은 명퇴다 뭐다 해서 젊은 사람들에게 밀려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젊은 힘에 밀려 할 말마저 제대로 못 하는 세상이 된다면 그런 사회는 건전한 사회가 아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한 가지 잣대로 나 역시 어느새 '수구꼴통'쯤으로 치부되고 있는 듯싶어 씁쓸해진다.

국화가 탐스러워질 때는 가을이 깊어 만추이다. 벌써 길거리에는 낙엽이 떨어져 바람따라 싸그락 거리면 이리저리 날리고 있다. 늦가을 해질녘은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사람을 쓸쓸하게 한다. 이런 때 국화 한송이라도 서로 나눠가질 수 있는 인정이 있다면 사회가 이렇게 혼란과 갈등 그리고 투쟁으로 얼룩지지많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우리 국민들만 불쌍하다는 말들을 한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지금 국민은 죄 없이 정치권의 싸움만 지겹도록 보고 살아야하니 애꿎은 국민만 불쌍하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이제 조금 있으면 곧 겨울이다. 오는 겨울에는 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줄 뉴스를 듣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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