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용병들의 모스크바 행진, 푸틴 통제력 강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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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용병들의 모스크바 행진, 푸틴 통제력 강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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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방 세계의 진단과 다른 푸틴의 시나리오는 무엇 ?
PMC 바그너 그룹의 러시아에 설치된 용병 모집 안내판. 위키피디아 갈무리 

자유진영의 많은 언론들이 러시아의 민간 군사회사, 용병기업인 바그너구릅 창설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armed munity이라며, 결국 반란은 1일천하로 끝났지만, 푸틴 대통령은 그 지위가 약화되었다는 기사들이 넘쳐났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통제력은 이번 반란 혹은 봉기(uprising)를 통해 자신의 지위 약화 혹은 통제력의 일부 상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모스크바에서의 바그너 용병들의 행진은 앞으로 엘리트층이나 일반 러시아 국민들을 푸틴 뒤에 몰리도록 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몰락이 아니라는 뜻이다.

지난 6월 24일 프리고진은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러시아군 사령부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은 “그의 무력시위가 러시아 전국을 ‘감전시켰다(electrified)’는 것”이었다. 그날 일찍 프리고진의 용병들이 점령했던 영내에서 그가 떠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무장반란’이라고 묘사했던 것의 종지부를 의미한다.

프리고진의 행진은 실제로 국가를 ‘감전’시켰지만, 그가 생각한 방식이 아닌 결과를 낳았다. 그날 바그너그룹의 장갑차 호송대가 모스크바 방향으로 계속 돌진하면서 러시아에서는 내전의 진짜 가능성에 대한 명백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게 일반적인 진단이다. 용병들의 M-4 고속도를 통한 모스크바행은 궁극적으로는 남부지역의 식량, 북부 지역의 인구중심지 사이를 잇는 식량공급망에 대한 위협이 존재했다.

이틀 후 프리고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는 ‘정의의 행진(march of justice)’이라고 부르는 러시아 군부 최고 권력자들(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등)에 대한 시위일 뿐, 쿠데타 시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자신의 행동을 통해 이제 벨라루스로 이전하여, 그 관할 하에서 활동할 자신의 사병들을 해산하려는 러시아 쇼이구 국방부의 노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어찌됐던 의심의 여지없이 모스크바에 대한 바그너 용병들의 행진은 러시아의 자국 영토에 큰 구멍이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다. 만약 바그너 대신 외국 군대였다면,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군대가 이 군사적 모험을 감행했다면, 큰 저항 없이 러시아 영토를 점령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푸틴의 정치적 취약성이 드러난 또한 명확하다. 푸틴은 그의 성명에서 프리고진의 사건들을 반란과 반역행위로 묘사했다. 그러나 푸틴은 일단 바그너용병들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는 벨라루시로 가는 것을 허용했다. 일부는 러시아 정규군에 편입하라고도 했다. 프리고진에 대한체포, 수사도 중단한다고도 했다. 현재까지는 프리고진이 처벌을 면하고 무사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당국은 바그너 반역자들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지만, 바그너그룹은 여전히 온전할 것으로 보는 쪽이 적지 않다. 프리고진에 대한 처벌을 하겠다는 당초의 푸틴의 발언이 자신을 약화시킨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취약성으로 인해 많은 서방 평론가들은 “이 사건을 러시아 대통령의 임박한 몰락의 신호로 해석했다. 러시아의 야당 인사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사람이 꾸민 쿠데타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러시아 엘리트뿐만 아니라 일반 러시아인들은 그것을 상당히 다르게 볼 수 있다. 이것은 수명을 보장해온 푸틴 정권의 기반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년 동안 러시아 사람들이 푸틴을 지지한 주된 이유는 “러시아의 위대함에 대한 신화적 비전”이 아니라 “그들의 현관으로 다가오는 전쟁에 대한 매우 진정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러한 러시아 국민들의 두려움은 1990년대 두 번의 체첸 전쟁, 특히 체첸 전사들이 러시아 도시들에서 공격을 했을 때 특히 강하게 느껴졌다. 푸틴의 체첸 정복 능력은 그의 엄청난 인기의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2014년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마이단 혁명(Maidan revolution) 동안 격변과 내전에 대한 같은 두려움을 교묘하게 조작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개적이고 은밀한 군사개입은 러시아의 곤경을 정권 교체를 상상했을 수 있었던 러시아인들에게 경고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푸틴 정권의 주요 축은 “대안의 부재”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는 유명한 러시아 정치 밈(meme)에 반영된다. "푸틴이 아니라면 누가 또 있을까?" 이 캐치프레이즈 뒤의 정서는 어떤 대안 지도자도 현직 지도자보다 훨씬 더 나쁠 것이라는 이미지이다.

그가 반역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때려죽이는 데 탐닉하는 살인적인 깡패의 이미지를 가진 프리고진이 좋은 본보기이다. 잡범 출신에 사업가로 변신한 프리고진의 고약한 성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에게는 무자비한 민간인 학살은 돈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다. 프리고진의 돈 탐욕은 더 많은 학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자국의 군사적 침략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러시아인들은 여전히 가난한 유럽 연합 회원국들과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하며, 상당히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리고진의 반란은 잠시 푸틴을 약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매우 가시적인 내전 위협이 회피되었다는 사실이 이 모든 것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정권에 대한 환멸을 불러일으키는 대신, 푸틴 대통령 뒤에서 나라를 결집시킬 수도 있는 일이다.

푸틴은 이것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 그것이 그가 지난 주말의 사건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신중하게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푸틴의 이야기를 상기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감정과 야망은 존경받는 동맹인 러시아의 아나킨 스카이워커(Anakin Skywalker) 즉 악으로 변해버린 프리고진을 타락시켰다. 그는 충성스러운 병사들을 속여 반란에 가담시켰지만, 결국 빛의 힘이 승리했고, 나라의 단결 덕분에 평화가 회복됐다.”

푸틴과 다른 고위 인사들은 이미 아무런 증거도 없이 프리고진이 외국 정보기관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보도됐다.

바그너그룹의 반란자들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양보는 “그를 책임감 있고 인내심 있게 보이게 하기에 충분하다. 불필요한 유혈 사태를 피하고,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심한 매우 신중한 지도자 이미지”이다. 설령 그것이 푸틴의 진정성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일지라도... 만약 그가 다르게 행동했다면, 그것은 서방의 적들의 승리였을 것이라고 선전선동으로 이어질 질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푸틴의 정권은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러시아 내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러시아의 수명을 단축시키기보다는 연장시키는 일 될 것이다. 푸틴 정권은 볼로트나야 시위(Bolotnaya protests)로 모스크바가 흔들렸던 2011-2012년 평화와 번영의 절정 시기에 최대의 취약성을 보여주었다. 그 후에 일어난 모든 일,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푸틴의 반응을 구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재앙적인 패배는 물론 그의 정권의 종말을 앞당길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프리고진과 같은 사람을 권력으로 이끌 수도 있다. 그러나 협상에 의한 종전과 그에 따른 서방과의 평화 기간은 러시아의 정치적 개선을 위한 조건을 만들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푸틴은 그것까지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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