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많은 희생자들 발생시킨 허리케인 아이다에서 중국과 유럽에서의 괴멸적인 홍수에 이르기까지 2021년도에는 기후변화를 배경으로 한 재해가 엄청난 피해를 초래했다.
27일 연구자들에 따르면, 그 피해 액수는 전 세계에서 몇 백억 달러에 이르며, 빈부 격차를 막론하고 혹심한 타격을 입게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과 마찬가지로 자연재해도 빈부 격차를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한 해이기도 하다.
세계 최빈 지역 중에는 홍수나 폭풍우, 가뭄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살 곳을 빼앗긴 사례가 적지 않다.
인도의 자선단체인 ‘크리스천 에이드(Christian Aid)'는 이번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그 영향이 불공평하게 발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2021년 비용 추산 : 기후붕괴의 1년(Counting the cost 2021 : a year of climate breakdown)”을 집필한 크리스천 에이드의 기후정책 주임 캣 크레이머(Kat Kramer)는 올해 기후변화가 가져온 손실은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캣 크레이머는 “2021년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다소의 진전을 보인 것은 희소식이지만, 우리가 안전하고 풍요로운 세계를 향해서 착실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고 비판적으로 말했다.
보고서는 2021년도에 발생한 기후변화 재난 가운데 가장 피해가 컸던 15건을 꼽았다. 이 가운데 모두 15억 달러(약 1조 7,835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았다.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호주에서 인도, 남수단,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노력을 가속화하지 않는 한 기상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 나아가 인명 상실은 계속해서 급증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의한 위험도가 높은 나라로부터, 온난화가 진행되는 세계에 있어서의 기후 변화 관련의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새로운 기금을 설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2022년에는 ‘글로벌한 우선 과제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이로비를 연고로 하는 싱크탱크 파워 쉬프트 아프리카(PSA, Power Shift Africa)의 디렉터인 모하메드 아도우(Mohamed Adow)는 아프리카가 올해 홍수에서부터 가뭄에 이르기까지 최대 규모의 재해를 겪어왔다면서 “(2022년은)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1년에 생긴 재해 중 가장 손실이 컸던 것에 사례에 대해 몇 가지 데이터는 아래와 같다.
* 2021년 8월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는 650억 달러(약 77조 3,175억 원)라는 올해 최대 피해액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미국 대륙에 상륙한 곳 중 사상 5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95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들이 주거를 잃고,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 2월 미국 텍사스 주를 강타한 겨울폭풍에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230억 달러(약 27조 3,585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 2021년 여름 서유럽과 중유럽을 휩쓴 대홍수는 430억 달러(약 51조 1,485억 원)라는 엄청난 손해를 초래하고, 240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갔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은 비정상적인 폭우가 쏟아졌지만,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호우 발생 가능성·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 가장 경제적 피해가 컸던 10건 중 4건은 아시아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의 홍수와 태풍으로 인한 손해는 모두 240억 달러(약 28조 5,480억 원)에 달했다.
몇 개의 재해는 급격하고, 손을 쓸 수 없었다. 5월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강타한 사이클론 야스의 피해액은 불과 며칠 사이에 30억 달러(약 3조 5,685억 원)에 달해 저지대에서는 120만 명 이상의 주민이 집을 떠나야 했다.
* 중국에서는 7월 허난성 중부에서 발생한 폭우가 거대한 홍수를 일으켜, 피해액이 176억 달러(약 20조 9,352억 원), 302명이 목숨을 잃었다. 성도 정저우에서 사흘간 내린 비는 연평균 강수량 비슷해 지하철이 물에 완전히 잠기기도 했다.
* 이상기후로 인한 실제 비용은 이 보고서의 추산보다 클 수 있다. 보고서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보험 대상이 된 손해를 기초로 피해액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에 가입할 여유가 있고 자산가치가 높은 부유한 나라가 금전적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특히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는, 이상 기후에 의한 금전적인 손해가 적어도, ‘사람’의 희생이 커지는 예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수단에서 7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한 홍수 때 85만 명 이상이 살 집을 잃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분쟁이나 다른 재해로 피난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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