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독선 그리고 무능의 염치없는 정치의 말로(末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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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독선 그리고 무능의 염치없는 정치의 말로(末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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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지지를 잃은 스가 총리의 퇴진에 따른 아베-스가 “스크럼 정권”의 종언은 비록 염치없는 정치의 말로이긴 하지만 그가 총재 선거에서 보여준 구심력의 강도는 아직도 복귀의 싹이 남아 있어, 일본 정치의 앞날도 매우 불안해 보인다.
국민의 지지를 잃은 스가 총리의 퇴진에 따른 아베-스가 “스크럼 정권”의 종언은 비록 염치없는 정치의 말로이긴 하지만 그가 총재 선거에서 보여준 구심력의 강도는 아직도 복귀의 싹이 남아 있어, 일본 정치의 앞날도 매우 불안해 보인다.

2021104일 일본의 제 100대 총리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64) 자민당 총재가 공식으로 선출됐다.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4일 내각을 총사퇴하고, 새로운 총리 자리에 기시다 후미오가 올랐다. 스가 총리와 전임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 9년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21세기 급변하는 국제사회의 흐름보다는 과거 일본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과거지향적 사고방식과 오만, 독선 그리고 무지로 점철된 일본 정치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웃국가인 한국은 물론 중국은 과거 일본으로 침략을 받아, 한국은 36년이라는 일제강점기를 겪었다. 일본 식민지로서 한국인의 정체성까지 빼앗기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일본은 끝없이 사죄하고 반성하는 독일과는 정반대의 대외정책을 펼치면서 미래보다는 메이지 유신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아베의 고집스러운 정치, 몰염치한 정치 등이 2021년 일본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수치심(SHAME)이라는 말이 있다. 수치심은 스스로를 부끄러워 느끼는 마음으로, 자아와 자존심의 연장에 있는 개념이며, 수치가 되는 행동을 할 경우 느끼는 것이다. 이는 사회 규범에 적응 같은 행동을 촉구하는 반면에 지나치게 느낄 경우에는 행동의 위축 등 문제를 낳는다고 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탐욕으로 가득 찬 권력욕에 사로잡힌 정치인들은 그 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부끄러운 느낌을 갖는 정치인은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전직 총리 가운데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가 있다. 그는 메이지 · 쇼와 시대의 정치가이며, 기시다 후미오 100대 총리의 파벌인 고치카이 회(굉지회, 宏池会)를 일찌기 인솔한 인물이다. 그는 엘리트 출신도 아니고, 자금 모금 능력이나 정치적 장악력도 뛰어나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정계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간 인물이다.

또 지금으로부터 40년 이상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총리와의 총재 선거를 제압한 오히라는 1978128일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임한 내각 기자회와의 기자 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수줍고 부끄러운 위정자와 그 반대

오히라는 정치와 국민과의 거리를 없애고 싶다. 가능한 한 국민과 일치되는 정치를 목표로 삼고 싶다. 손쉽게 권력에 의존하는 정치는 안 된다. 정치가 너무 달콤한 환상을 퍼뜨리는 일은 삼가야 한다. 국민도 정치에 과대한 기대를 갖지 않도록 하고, 양쪽의 이해만 있으면 내실 있는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적인 의회정치, 자유로운 시장경제 틀이 합의되고 있으며, 안보도 합의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고 있다. 전후 33년이 지나면서 형성된 국민적 합의의 틀이 확대, 성숙되고 있으며, 이를 존중하고, 이탈하지 않도록 정치의 중심을 잡고 싶다. 타협의 여지가 없는 항쟁은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오히라 마사요시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의지해, 국민적 합의를 존중하고, 권력은 자제력을 발휘하는, 정치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함이다.

여기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정치인 둘이 있다. 오히라 마사요시 이후 22년이 지난 후 아베신조(安倍晋三)와 그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의 9년 가까운 정치이다. 극명하게 오히라와 대극점에 놓여 있다.

고치카이회의 파벌에 속하는 기시다 후미오 제 100대 일본 총리가 과연 오히라 마사요시 전 총리의 정치적 자세를 계승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시다 후미오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정중하고도 관용적인 정치를 실시해, 국민의 일체감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시가 그도 과거 아베신조와 스가 요시히게 정치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512월 옛 일본군에 의한 성노예(Sex Slavery, 이른바 위안부-comfort women) 문제를 당시 윤병세 한국 외교부장관과 합의를 했던 장본인으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은 매우 강경하다. 아베와 스가와 전혀 다르지 않다. 따라서 미래를 바라보는 한일관계는 불안하고 불투명해 보인다.

아베와 스가 정치는 명확하다. 국민을 정권 핵심부의 뜻에 맞지 않는 적()과 아군(我軍)으로 나누고, 적은 철저하게 공격하는 한편 아군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분열정치의 상징이다.

중의원 소선거구제 도입이나 총리 등 정권 중핵에 권한과 권력을 집중시키는 헤이세이(平成)의 정치개혁에 의해 민의는 극단적으로 집약되어 ’(총리)관저 1이라는 정치 상황을 낳았다.

관료기구는 관저 1강이라는 막강한 집중 권력에 미리 눈치를 보는 복지안동(伏地眼動) 즉 땅 바닥에 납작 엎드려 눈만 굴린다는 뜻으로, 일처리를 하는 데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상황을 말한다. 관료기구가 총리관저의 움직임에 민감한 나머지 제대로 일처리가 되지 않는 가장 고약한 관료사회로 변모된 것이다. 공평하고 공정해야 할 행정이 정권 중핵(中核)의 뜻으로 왜곡되는 살계가 줄줄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학교 법인 모리토모 학원(森友学園)’에 대한 아주 싼 가격으로 국유지 매각, 카케학원(加計学園)의 수의학부(獣医学部) 신설, 벚꽃을 보는 모임을 둘러싼 문제 들이다. 아베 정치의 가장 부패한 스캔들인 것이다.

아베는 문제 삼는 자는 배제되고 총리들의 뜻에 따르는 자는 우대받는다. 모리토모 문제에서는 재무성 관료들이 공문서 위조에 손을 대 관료 기구의 뿌리 깊은 부패라고도 말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관료들이 정권 핵심부에 사전에 눈치나 보게 된 것은 아베 내각 당시 출범한 내각인사국이 관료 인사를 좌지우지하게 된 영향이다.

- 독선적 권력 행사

스가 총리의 일본 학술회의 인사 개입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리틀 아베라는 별명의 스가 요시히데도 겉모습과는 달리 아베를 빼닮은 정치를 했다. 그것도 단 1년 짜리 총리로 기록하게 됐지만......

총리의 학술회원 임명권은 종래 형식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스가 총리는 법 해석을 변경해 아베 정권 당시 정책에 비판적이라고 여겨진 새 회원 후보 6명의 임명을 거부했다. 그 이유는 총리직을 그만두는 20219월 현재까지도 설명되지 않았다.

반대 의견을 가차 없이 내팽개치는 정치 행태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되는 국회 경시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관저 1강이라는 막강한 1인 권력, 다시 말해 일본식 독재 권력이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형국에 이르렀다. 한 때 세계 공영방송의 대명사라 할 NHK방송도 아베를 노래하라라는 아베 방송사로 전락됐다.

야당의 헌법 53조에 따른 임시국회 소집 요구는 모조리 퇴짜를 맞았고, 국회 논의를 거듭해 형성된 정부의 헌법 해석이나 국민적 합의는 소홀해졌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5년 통과를 강행한 안보관련법에 대해 역대 내각이 위헌으로 규정해온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전격 용인했다.

그런 행태는 국민적 합의도, 반대의견도 외면하며, 권력행사를 서슴지 않았고, 설명조차 하려 들지 않는 독선적 정치자세로 일관됐다. 그게 아베식 독재, 아니 일본식 독재정치의 대표적 상징이 됐다.

위정자로부터 높은 도덕성, 마음의 깨끗함이나 부끄러움, 염치나 수치심이 부족한 아베-스가 정치 9년이었다.

국민의 지지를 잃은 스가 총리의 퇴진에 따른 아베-스가 스크럼 정권의 종언은 비록 염치없는 정치의 말로이긴 하지만 그가 총재 선거에서 보여준 구심력의 강도는 아직도 복귀의 싹이 남아 있어, 일본 정치의 앞날도 매우 불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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