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은 서울에서 출마할 용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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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은 서울에서 출마할 용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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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그렇게 당당하다면 서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 ⓒ뉴스타운

영국 총선에서 압승한 보수당 정권은 긴축재정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복지예산을 30% 수준으로 축소하고 법인세도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하며 그 대신 임금 인상을 올려 실질적으로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보수당 정권다운 국정운영 기조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보수정당인 새누리당 소속인 유승민은 지난 4월에 있었던 국회 원내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로 정부의 정책을 정면 비판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양극화 해소 추진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게 평가하여 새민련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유승민이 영국 보수당이 발표한 정책기조에 대해 어떤 생각과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질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질문이다.

그랬던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 직에서 결국 사퇴했다.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용서와 이해를 구한다고 하면서 읽어 내려간 사퇴문은 당직에서 물러나는 사람의 변(辯)치고는 꽤나 서설이 길기도 했거니와 결코 떳떳하지도 못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저는 정치를 해왔다"고 했으며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지켜야 했던 가치를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는 거창한 말로 포장했다.

수도권이나 중부권에 지역구를 둔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이 피 터지는 결전을 통해 어렵게 의원 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했다면 유승민은 대구라는 온실 텃밭에서 매우 쉽게 내리 3선을 하는 동안 무슨 원칙을 지켜왔으며, 무슨 정의를 주장했는지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승민의 사퇴를 접한 평론가들의 평론도 각양각색 제각각이었다.

과거에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어떤 평론가는 유승민의 사퇴문을 보고선 대권선언문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었고, 또 다른 어떤 평론가는 국회법개정안이 막 통과되어 후폭풍이 거세게 불 때는 바짝 엎드려 대통령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연신 굽실하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통령에게는 사과 한마디 없이 당당하게 사퇴문을 발표하느냐고 질책하는 평론가도 있었다.

유승민의 사퇴문은 마치 자신은 선이요 ,박 대통령은 악으로 설정하는 프레임을 설정하여 자신을 마치 핍박받는 정치인으로 둔갑시키기 위한 언어의 유희도 구사했다. 종편에 출연한 또 다른 어떤 평론가는 "그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해준 지지층에 침을 뱉고 청와대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를 지키지 않는냥 몰아간 공격적 행위"라고 하면서 "자기의 잘못은 없다는 것인가?"라며 오만한 유승민의 발언을 비판하는 평론가도 있을 정도였다. 유승민은 사퇴문에서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도 했다.

아마도 원내대표직을 사퇴하면서 헌법 1조 1항을 거론한 정치인은 유승민이 유일한 의원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동안 헌법 1조 1항을 가장 호사롭게 누렸던 사람들이 바로 유승민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아니었던가. 원내대표 사퇴의 변에 왜 헌법 1조 1항이 등장했는지 참으로 엉뚱했다. 모르긴 해도 유승민은 끝까지 자신의 정당성에 긍정적인 신호를 부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꼭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유승민이 지키고자 했던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는 것이 다른 의원들에게는 청와대의 방침을 속이면서까지 심야에 국회법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을 지칭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유승민은 위헌성 논란을 야기한 장본인이었다는 점에서 차라리 헌법 1조 1항을 위배했다는 지적이 더 타당성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은 자신은 잘못 한 것이 없는데 쫓겨나가는 형식을 취하면서 은근히 박대통령을 비난하는 돌려치기 수법을 사용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 자리는 막강한 자리다. 여당에서 3선급 정도가 되면 누구든지 호시탐탐 노리는 자리가 바로 원내대표라는 자리다. 여당의 원내대표는 자동으로 국회운영위원장 자리를 겸하게 된다. 일반 국회의원들의 상임위 배치도 당연히 원내대표의 권한이다.

뿐만아니라 성완종 사건 수사과정에서 홍준표 경남지사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었지만 국회 일반 상임위원장의 활동비가 월 8백~9백만원에 비해 운영위원장의 특수활동비는 월 4천만원~5천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진 바가 있다. 이 금액은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활동비라고 했다. 이 얼마나 막강한 자리인가.

원내대표 임기를 1년으로 해둔 것도 한사람이 오랫동안 독식을 하지 못하게끔 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 또한 유승민도 인지상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토록 좋은 자리를 반강제로 내 놓으려고 하니 가슴도 아프고 속도 무척 시렸을 것이며 원망도 들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지적하지만 유승민이 3선을 하는 동안 그가 언제 정의를 부르짖었으며, 언제 법과 원칙을 정치신조로 삼아왔다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었는지 전혀 기억에도 없다. 참으로 생뚱맞게 들리는 어색한 발언이었던 것이다. 만약 유승민이 평소에도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법과 원칙을 중요시 하고 정의를 위해 정치를 계속할 의향이 있다면 유승민은 그것을 증명해 주어야 할 의무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유승민이 내년 총선에서는 대구라는 따뜻한 온실 텃밭에서 출마할 것이 아니라 서울 한복판에 출마하여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해 주는 것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당당한 행동일 것이다. 마침 리얼미터가 전격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차기 대권 후보 2위에 랭크되는 보너스도 얻었지 않았는가.

물론 여론조사에 응답한 사람 중에서 야당지지자나 박근혜를 싫어하는 응답자들이야 당연히 유승민을 선택한 결과로 보이기도 해 비록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어쨌거나 단숨에 잠룡반열에 드는 깜짝 선물도 받았으니 반드시 강남지역을 제외한 서울 타지역에 출마하여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주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유승민의 생각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확실하게 가려질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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