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희망없는 나라?
대한민국은 희망없는 나라?
  • 하봉규 논설위원
  • 승인 2014.05.27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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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도력의 실종으로 국가 경쟁력의 하락 가속화

▲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
유학을 마치고 포스트닥을 시작한지 불과 한달만에 터진 동독주민들의 집단탈주가 발생했다. 1988 서울올림픽이 계기가 된 헝가리의 국경선 철책을 철거한 것이 그해 초였다. 동독은 당시 동유럽의 우등국가로서 동독인들은 인접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여름휴가를 보내왔었다. 이듬해 여름 헝가리에 휴가온 동독인들은 헝가리와 인접한 오스트리아간 국경철책선이 없어진 것을 알고 집단으로 월경하여 오스트리아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헝가리 국경경비대는 일부 무허가 월경시도 동독인들을 체포하여 집단수용소에 수용하게 되었다. 이에 동독정부는 전권대사를 현지에 급파하여 이들을 강제귀환케 하려 하였다. 하지만 이미 세계언론은 집단수용된 동독인들과 전권대사간의 협상과 회유를 공개하게 되었다.

"조국은 여러분들에게 죄를 묻지 않겠다." 전권대사의 일성으로 시작한 동독정부는 전원 귀국을 회유하였다. 이때 한 중년 동독남성이 세계언론이 보고 있는 앞에서 질문했다. "동독의 면죄에 감사한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조국에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동독정부의 강제귀환은 포기되고 이후 국경폐쇄 조치로 이어졌고 뒤이어 전 동독주민이 전면적 국경개방을 위한 반대시위로 불과 3개월 만에 동독은 해체되었다.

25년전 사건이 새삼 생각나는 것은 정작 동구권 붕괴를 가져온 88 올림픽나라 대한민국의 오늘이 너무도 희화화 되기에 그런것 같다. 88 올림픽은 전후 최초의 내전을 겪은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 한국이 세계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산업화에 성공을 만천하에 알린 계기였다. 서울의 성공은 곧 동유럽의 국민들을 각성시켜 동유럽 붕괴를 낳았던 것이다. 2년후 소련의 해체가 레이건 행정부의 스타워즈구상(SDI)이었다면 서울올림픽은 동서냉전의 구도를 와해시킨 열쇠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 어떻게 되었는가. 민주화의 광풍을 겪었으나 국가 지도력의 실종으로 국가 경쟁력의 하락을 가속화한 것이다. 우리는 정작 자유민주주의가 자유와 규율, 교양과 재산, 명분과 경쟁력 등의 이종적 요소의 창조적 결합임을 깨닫지 못했다. 그 결과 불과 민주화 10년만에 IMF를 겪었으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기업과 일부 공기업들을 매각하거나 세계 시장에 무방비로 공개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은 정부부채, 공기업부채, 가계부채가 각 1,000조에 이르는 소위 악마의 트리플을 달성하게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남북 대치에도 불구하고 보수대 진보의 대립, 국가 정체성의 위기, 세대간 계층간의 대립과 갈등, 교육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끝없는 혼돈과 방황을 보이는 것이다. 한국의 총체적 위기는 북한의 붕괴조짐과 함께 국제정치경제의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대처는 국가경영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무능한 정부의 행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대개 무능한 정부는 국가상황을 안이하게 생각하고 수동적으로 정책을 수립한다. 이것은 국난에 적절한 전략적 정부나 전술적 정부 즉 국가 지도자가 스스로 국난극복의 수행자이고 선행자가 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리적 지도자의 패턴은 비전이나 장기적 계획은 거부되고 일상적이고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것이다.

최근 소위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정부의 국가개조가 제기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일반 국민들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은 여전히 대통령과 청와대가 전향적 자세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때늦은 책임총리제 등 인선에서 머무르기 때문이다.

당초 책임총리제는 헌법상 위배되지만 대통령의 역량 부족을 전제한 편의상의 대안이었다. 이론적으로 대통령이 국정구상에 전념하고 국무총리는 구상의 실현에 역할 분담하는 식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출범과 동시 너무 나이들고 무색무취한 총리들을 내세워 본심을 드러낸바 있다.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다는 상식을 깨버린 것이다.

이제 레임덕에 처하자 책임총리제를 새삼 내세우는 저의는 명백해졌다. 뿐만 아니라 총리지명자의 총리인선도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 모든 것이 대통령 자신의 역량과 본인이 선택한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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