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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장도>의 표지^^^ | ||
1592년 <임진왜란> - 1636년 <병자호란> -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 1996년 <서태지가 은퇴선언한 해> - 2001년 <영화 '친구'가 대박나던 해>
이 영화의 오프닝은 위와 같이 화려한 역사(?)를 자랑한다. 대대로 순결을 지켜오던 가문의 상징 '은장도'. 위로부터 정확히 1년 6개월 후 2003년 6월. 민서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안동에서 서울로 상경한다. 그리고, 영화는 앞뒤를 모두 생략한 채 바로 주학과 민서의 사랑이야기로 넘어간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단순하다. 주학은 민서의 순결을 어떻게든 빼앗으려 하고, 민서는 '은장도'의 가르침을 따라 절대 자신을 지키려 한다. 그들의 줄다리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2. 사랑의 트리오가 뭔 줄 알아? 사랑, 결혼, 섹스
영화의 중간즈음에 나오는 이 대사는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바를 단적으로 대변해준다. 사랑과 결혼 섹스, 이 세가지는 분명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는 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두 여성의 상반된 관계는 논의의 대상이 된다.
"난 섹스 잘하는 사람하고 결혼할거야" 라는 대사에서 '은장도'의 가르침을 따라 절대 자신을 지키려 하는 민서의 결혼관이 대치가 된다. 그러나, 가련이 민서에게 하는 말은 이 영화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짚어준다.
"중요한 건 네 마음이야. 네 마음 가는 대로 해." 그렇다. 사랑에 있어서 중요한 건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다. 그것이 없이는 사랑도 결혼도 섹스도 없다. 결혼에 대한 환상 같은 거 꿈도 꾸지 마라. 그러니까, 이 영화는 섹스에 대한 어느 정도의 문제의식을 던져주고는 있지만, 이미 너무도 명확한 결론을 내어버린 상황이다.
3. 수미쌍관(首尾雙關)
이 영화의 앞부분이 화려했듯이, 이 영화는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스케일(물론, 그렇다고 블록버스터 수준이라는 것은 아니다)로 뒷부분을 장식한다. 민서와 주학이 고지식한 아버지의 눈을 피해, 탈출하는 순간 대규모(!)의 군중-그러니까 그들의 친구들과 또 그들의 똘마니들-은 아버지를 철저봉쇄한다. 주학과 민서는 사랑의 은장도를 꺼내들고 드디어, 그들의 사랑은 시작된다(?). 여기서의 시작이란, 정신적 육체적 관계가 조합된 사랑이란 의미다.
4. 엔딩
그러나, 영화의 진정한 엔딩은 주학과 민서의 관계가 아니다. 가련과 킹카 윤다훈의 관계. 서지 않는 킹카를 위해 가련은 애처로운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것이 성공하는 순간. 영화는 진정한 의미의 자기정체성을 획득한다. 육체와 정신의 진정한 조화로움. 억지스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진실하면 통한다는 진부하지만 신선한 노력. 그것이 이 영화가 추구하는 최종의 목표다.
사랑의 트리오는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결혼은 의미없다. 섹스도 의미 없다. 또, 사랑도 의미 없다. 세가지가 모두 갖추어졌을 때 그때에서야 사람은 '인생'의 한 부분을 완성하게 된다. 이 영화가 말하는 대로라면. 그렇지만, 인생은 어차피 자기 몫. 무엇에 가치를 둘 것인가는 어차피 내 몫이 아니던가. 그렇지만, 이 영화에 자꾸만 동의를 하고 싶은 마음은 대체 무엇 때문이냔 말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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