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삶, 딸들도 두려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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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삶, 딸들도 두려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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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현장에서] 우리 가족 뉴질랜드 적응기

^^^▲ 딸과 딸의 친구들(리나, 이브)
ⓒ 김일순^^^
우리 가정은 미국을 거쳐 뉴질랜드로 이민온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외국에서의 삶을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 가운데 특히 두 딸들의 학교적응 문제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10대. 가장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절에 우리 딸들은 언어와 문화의 혼란을 거치면서 외국에서 생활을 시작했어야만 했습니다.

딸들이 미국에서 학교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했을 때의 일입니다. 매사에 적극적인 큰 딸은 처음에 조금 불안한 기색을 보이긴 했지만 이내 자신감을 회복했습니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서 학교 합창반 반주자로 활동하면서 학교성적에도 좋은 성취도를 나타냈습니다.

작은 딸이 문제였습니다. 그 때 아이는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2학년 때였었습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나이지요.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지 한 달정도 되자 상당히 우울해하면서 학교에 가기 싫다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영어를 잘할 수 없기 때문에 공부를 따라갈 수도 없고 친구도 사귈 수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평소에 아이답지 않게 속이 깊어서 엄마의 마음을 헤아릴줄 알았고 엄마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던 아이였습니다. 그랬기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 아이의 고민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는 아이에게 시간이 가면 해결되는 문제이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힘을 내라고 얘기해줬지만 엄마인 내가 그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왔습니다.

다행히 별다른 문제없이 아이가 마음을 추스리고 그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3년 세월이 흘렀고 영어 문제도 많이 해결되어서 학교생활을 잘 해나가는 딸에게 그 때의 일을 얘기하면 멋적게 웃으면서 "내가 그럴 때도 있었나요?"하고 시치미를 뗍니다.

언어의 문제만큼 친구만들기도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언어 문제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에 대한 낯가림 때문이었을까요? 한동안 딸 아이는 친구만들기가 어려운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가을부터 아이는 축구에 관심을 갖고 즐기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같은 축구팀의 친구들이라고 했습니다. 에디오피아출신의 친구들도 있고 중국 친구들도 있습니다. 아이를 통해서 듣는 각 가정의 사정과 형편은 다르지만 모두 밝고 건강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에디오피아 출신 라호아는 '넬슨 만델라'를 존경하며 장래 인권운동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고 음악에 관심이 많은 이브는 레퍼(Rapper)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또 중국 친구인 리나는 건축가가 되어서 멋진 건물을 지어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습니다.

작은 딸은 치과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신문에 의학에 관한 기사가 나오면 면밀히 기사를 검토하고 정리하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습니다.

딸을 통해서 듣는 그들의 꿈과 바람은 싱싱하고 건강합니다. 축구를 통한 만남이 있었기에 시간이 되면 함께 모여 운동도 즐기고 서로의 장래 희망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기도 하지요. 비록 피부색은 다르지만 그들의 밝은 웃음과 꾸밈없는 우정 속에서 그들의 아름다운 미래가 꽃필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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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공부 2003-10-13 18:49:16
3년 정도 지나 이제 적응돼서 좋겠네요. 뉴질랜드 현지 생활 생생하게 전해주세요.
내 딸도 뉴질랜드에서 공부하는데 처음엔 못살겠다고 당장 한국에 오겠다고 난리를 치던 녀석이 3-4개월이 지나자 내가 언제 그랬나며 시치미 딱 땝디다. 녀석들은 원래 그런가보죠?


엔짱 2003-10-13 18:33:58
반갑습니다. 김기자님 앞으로 자주 뵈었으면 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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