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속 동사 순직집배원 추모 30주기 추모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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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속 동사 순직집배원 추모 30주기 추모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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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의 소중한 우편물 전달 후 순직한 오기수 집배원 추모

^^^ⓒ 뉴스타운 주석산^^^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쳤다. 저녁 6시30분이지만 해가 저문 지 오래다. 겨울은 밤이 일찍 온다. 눈이 30cm가 넘게 쌓인 길. 눈이 많이 내리는데다 날도 어두워졌으니 자고 가라는 엄정한씨의 말을 뒤로 하고 밤길을 재촉했다.

마지막 편지 배달을 마친 집배원 오기수씨는 바쁜 걸음으로 우체국을 향한 발걸음 그게 마지막이었다.

오씨는 다음날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엄씨 집에서 400m가량 떨어진 벼랑 밑 눈속에 파묻혀 숨져 있었다.

태안우체국 집배원 오씨는 1980년 12월12일 대설주의보 속에 폭설이 내리는 악천후를 무릅쓰고 마지막 편지인 농민신문을 우체국에서 10km 떨어진 안면읍 신야리1구 엄씨에게 배달한 후 우체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늦은 시간에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가려던 오씨는 평소 배달길이 아닌 중장리 ‘유왕맞이’ 해변 험한 벼랑길인 지름길을 택했다.

그러나 오씨는 폭설이 내리는 험한 날씨에 미끄러져 얼굴 등에 부상을 입고 실신, 그대로 눈에 파묻혀 동사했다. 엄씨에게 ‘다음날 배달해야 할 우편물이 있고,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 말이 마지막 말이었다.

오씨의 시신은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자 그를 기다리던 우체국장과 동료 8명이 아침 일찍부터 배달구역인 중장리와 신야리 일대를 수색하면서 찾게 됐다. 처음에는 얼굴 등에 타박상이 있어 타살을 의심했지만, 행낭과 자전거가 발견되고 오씨가 다친 몸을 이끌고 엄씨의 집으로 돌아가려다 동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씨의 순직은 당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중앙지는 물론 지방지 신문과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오씨의 순직에 언론사에는 각계각층에서 위로금이 답지됐다.

정부부처는 물론 상이군경회와 한국야쿠르트, 출판사, 국민들의 성금이 이어졌다.

^^^ⓒ 뉴스타운 주석산^^^
바닷바람이 세차게 부는 12일, 안면우체국 앞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오씨의 순직 30주기를 기리는 추모식이 열린 것이다. 한겨울 폭설에도 한통의 우편물을 배달하다 순직한 오씨가 숨진지 올해로 꼭 30년이 됐다.

당시의 추위가 재현된 듯 추모식은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남궁 민 우정사업본부장, 이항구체신노조위원장, 이상진 충청체신청장, 오씨의 유가족인 부인과 3남 3녀, 정우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안면우체국, 태안우체국 집배원 등 150명이 참석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남궁 민 우정사업본부장은 “오기수 집배원의 숭고한 희생은 후배 집배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면서 “추모비를 지식경제부공무원교육원(천안 소재)으로 옮겨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궁 본부장은 또 “우체국이 국민들에게 변함없이 사랑받는 것은 자신을 헌신하는 우정인들의 땀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집배원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사고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씨의 부인 권진숙씨는 장녀 오차남씨의 부축을 받으며 분향을 했다. 권씨는 “남편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모식이 이어지면서 눈물을 참았던 권씨는 자녀들이 분향을 하자 끝내 눈물을 훔쳤다.

^^^ⓒ 뉴스타운 주석산^^^
또 강정평 당시 안면우체국장이 당시 상황을 전할 때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동안 눈시울을 붉혔다. 장녀 오차남씨는 추모식에 앞서 우체국 직원들에게 “어머니께서 홀로 자녀를 키우시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렇게 추모식에 참석해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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