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이 하천유지수량을 확보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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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이 하천유지수량을 확보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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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세금 대형국책사업 목적 오락가락 ‘개그 콘서트’

 
   
  ^^^▲ 4대강 사업 공사로 죽은 물고기들^^^  
 

4대강에 관한 MBC PD 수첩이 우여곡절 끝에 방영됐다. 나는 처음부터 4대강 본류를 준설하고 대형 보를 16개나 세우는 ‘4대강 사업’은 목적과 용도가 없는 사업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정부는 홍수를 예방하고 물 부족에 대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이었다. 이번에 방영된 PD 수첩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나와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PD 수첩 사회자가 “2016년에 큰 가뭄이 올 경우 낙동강에서 1억 4천 만 톤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다 - 4대강 살리기에선 같은 해에 10억 톤 물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10억 톤의 물이 대부분 하천유지용수 즉 대부분 흘려보내는 물이라고 밝혔다”고 하자, 4대강 추진본부의 안시권 정책총괄팀장은 “하천유지용수는 쉽게 말하면 하천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해 주기 위해 흘려야 할 미니멈 유량이다. 생태계 감안하고 수질도 감안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될 물은 공업용수, 농업용수, 식수가 아니고 하천에 흘려보내야 하는 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PD 수첩이 확보한 낙동강의 하천유지유량에 관한 정부 자료에 의하면 본류는 만족상태이고 지류가 불만족 상태였다. 즉, 내성천 같은 지류는 갈수기면 바닥 드러내 불만족 상태이지만 본류는 괜찮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16개 보가 본류의 하천유지용수를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새로운 주장도 근거가 박약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보아도, 괴물 같은 시멘트 구조물을 16개 주렁주렁 세우면 하천유지수량이 확보된다고 우기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보를 세우는 남한강 여주 구간이나 낙동강 중하류는 물이 풍부하다. 물이 부족해서 가뭄이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구간은 지류이지 본류가 아니다. 그런데, 본류의 중하류에 댐을 주렁주렁 세워서 지류의 유지수량을 확보하겠다니 존경스러울 정도다. 하천유지수량이란 것이 하천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함인데, 포클레인 삽질로 하천 생태계를 다 죽여 놓은 사람들이 유지용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로테스크하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세운 4대강 사업의 목적은 홍수 대비와 물 공급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것이 유지용수 확보로 확 바뀐 셈이다. 보를 건설해 보았자 거기에 고인 물을 쓰겠다는 곳도 없고, 홍수를 예방하기는커녕 오히려 홍수 피해를 조장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니까 이제는 하천유지용수를 확보한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막대한 국민세금을 퍼붓는 대형국책사업이 목적부터 오락가락 하니 완전히 ‘개그 콘서트’가 된 형상이다. 사실이 이렇다면 4대강 사업의 근거인 4대강 하천기본계획과 그에 근거한 하천공사기본계획 고시도 모두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정부의 행정계획과 처분에선 목적이 가장 중요한데 그 목적이 잘못되었음을 정부 관계자의 입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천 유지수량은 영어로 ‘in-stream flow' 라고 한다. 즉 하천이 잘 흐르도록 하는 물량인 것이다. 멀쩡하게 잘 흐르는 강의 본류에 포클레인으로 파헤치고, 시멘트 괴물을 세워서 물이 흐르지 못하게 해 놓고 이제 와서 하천유지수량을 확보한다고 하니 지나가던 뭐가 웃을 일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하천에서 수량이 부족한 큰 원인은 댐이나 보 같은 시설물을 세워놓고 물을 과다하게 뽑아 쓰기 때문이다. 미국의 콜로라도 강과 리오그란데 강은 멕시코로 흘러가면 아예 물길이 사라져 버릴 정도인데, 건조한 미국 남서부가 물을 너무 많이 뽑아 쓰기 때문이다. 콜로라도 강이나 리오그란데 강 같은 경우는 본류가 고갈되는 예외적인 경우이지만 지류가 고갈되는 경우는 보다 흔하다. 그러한 지류에 유지수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용도가 다하거나 불요불급한 보나 댐을 철거해야 한다. 미국이나 독일에서 댐을 철거했다고 하는 것은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지류의 유지수량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미국의 경우에 지류에 세운 대부분의 소형 댐과 보는 사유(私有)댐이다. 그래서 환경단체가 주축이 되어 모금을 해서 사유 댐을 사들여서 허물기도 한다. 이렇게 모금을 통해 유지수량을 확보하는 운동을 ‘워터 트러스트 운동(water trust movement)’라고 한다. 경제적 동기를 환경운동에 접합시킨 참신한 발상이다. 하천을 원래의 주인인 물고기와 하천생태계에 돌려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하천법을 대폭 개정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도 하천유지수량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건교부(지금의 국토부) 산하 국토연구원과 건설기술연구원도 이런 주제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그런 결과로 하천법이 개정된 것인데. 개정된 하천법 제1조가 ‘자연친화적 하천정비’가 하천법의 목적이라고 분명하게 천명한 것도 이런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과거의 예상과는 달리 물 부족이 심각하지 않고 국민들도 하천이 갖고 있는 자연적 생태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해서, 유지수량 기준을 상향조정하고 정부가 이를 지키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 4대강 본류의 상류에는 다목적 댐이 있기 때문에 갈수기에 그런 댐에서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 하천 유지수량 확보의 관건이다. 여하튼 이런 문제는 전(前)정권에서 이미 논의해서 하천법과 하천관리 정책에 대체로 잘 반영되어 있다. PD 수첩에 나온 국토부 중견 공무원들과 산하 연구소의 연구원들도 그런 작업에 참가한 당사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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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공화국 2010-08-26 16:29:08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 한국의 모든 개그가 다 모인 곳이 바로 4대강 살리기 아니 4대강 죽이기이다.

정책도 개그, 총리 및 장관들도 개그맨들. 개그공화국의 국민들이 전혀 웃지도 않는 엉터리 개그를 하는 정권의 말로가 훤히 보인다.

The Republic of Gag Korea is being made by MB Government. Al Korean people can not help worring about MB"s Policies.

도깨비 2010-08-26 18:10:25
낙동강 하구언은 노무현 대통령때 부터 사상 오염된물이었고 민물 생물도 살지도 못하는 강이었는데 이참에 준설하니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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